유치원법안,
그냥 찬성하면 안됩니다
[기고] 처벌 수위, 시기 등 수정 필수
    2019년 03월 11일 10: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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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학기, 학부모 마음에 불을 지른 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는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국민여론과 관계기관의 힘으로 집단휴업은 철회되었고,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와 공정위 조사 등 후속조치가 진행 중입니다.

잘 해결되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유치원법안이 급선무라고 합니다. 지극히 타당한 당부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현재의 법안은 그냥 찬성하면 안됩니다.

낮은 형사처벌 수위와 1년 유예

사립유치원과 관련하여 웬만한 방안은 시행령으로 됩니다. 에듀파인이 단적인 사례로, 교육부령을 고쳐 의무가 되었습니다. 법과 시행령 모두 방법이었는데, 국회가 여의치 않으니 시행령으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간판갈이 금지는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형사처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학부모가 낸 돈을 함부로 써도, 그 돈만 보전하면 벌을 받지 않습니다.

유치원법안은 ‘유치원회계를 교육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형사처벌 조항을 두었지요. 이건 좋은데, 수위가 낮습니다. 횡령은 최대 5년, 업무상 횡령은 최대 10년인데, 법안은 최대 1년입니다. 사립학교법의 같은 취지 규정(최대 2년)보다 적습니다.

시행시기도 문제입니다. 법안은 형사처벌 규정을 공포 후 1년 지나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내후년부터입니다. 패스트트랙 거쳐 12월 공포로 예상되는데, 그로부터 1년 뒤면 내후년 2021년입니다.

유치원법안 수정은 필수

그래서 수정은 불가피합니다. 사립유치원 문제로 국민적 지지와 박수를 받고 있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정안 처리’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정안은 전례가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법이 2017년 11월 24일 통과할 때 그랬습니다.

유치원법안을 수정한다면 ‘사립의 법인화’도 포함시키는게 좋습니다. 사립유치원은 개인 설립과 법인 설립이 있는데, 개인 설립이 더 심했습니다. 언론에 공개되었던 감사결과에서 보전․회수․추징 등 재정상 처분액을 보면, 개인은 평균 3천 289만원으로 법인의 1.9배에 달했습니다.

국민의 공분을 샀던 동탄 A유치원이나 한유총 이사장의 B유치원은 모두 개인 설립입니다. 유치원비로 설립자에게 불법적인 시설사용료를 주는 개인 설립도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 역시 전례가 있습니다. 특수학교도 개인 설립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서울의 한 학교가 갑작스럽게 폐쇄한다고 밝혀 사회적 논란이 일었습니다. 해당 학교가 공립화되면서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2015년 12월 법도 개정되었습니다. 특수학교 신설할 때, 학교법인만 가능하고 개인은 못 하도록 규정을 고쳤습니다.

사립유치원도 같은 방식으로 법을 고칠 수 있습니다. 개인 신규설립 제한 원칙은 교육부가 내놓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이기도 합니다.

패스트트랙

3월 임시국회가 열렸습니다. 유치원법안이 처리되면 좋겠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처리시간은 다가옵니다. 지난 7일로, 신속처리 안건 70일이 지났습니다.

유치원은 회계투명성, 법인화, 국공립 확대가 문제 해결의 세 축입니다. 한국당이 반대해도, 패스트트랙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한결 좋은 방향으로 법안 수정하여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필자소개
정의당 교육분야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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