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기된 실험 '민주적 사회주의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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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20일 09: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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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철 민주노동당 전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적 사회주의가 당장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라도 언젠가는 필요한 논쟁으로 보았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안적 가치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제시하려고 했으나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지 못해서 아쉽다.”며 낙선 후 심경을 토로했다.

    시구의원 저조한 당선율 큰 부담

    김 전 후보는 <월간 레디앙> 6~7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후보 선출 과정에서부터 선거 초반까지 당 강령의 원칙에 충실한 ‘민주적 사회주의’, ‘현대적 사회주의’ 상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으나 후보의 구상을 선거본부와 공유하지 못했고, 일선의 구의원, 시의원 후보들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크게 작용”해서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 지난 5월 28일 하이닉스 본사에서 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방문해 유세 중인 민주노동당 김종철 전 서울시장 후보
     

    서울시장 선거 초반에 당 안팎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 문제에 대해 김 전 후보는 여전히 아쉬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전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2002년 국회의원도 없는 어려운 조건에서 이문옥 후보가 얻은 2.5%와 비교해보면 그다지 나아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지역 역시 2002년 선거와 비교해 실적이 저조한 지역이 많았고, 기초의회 진출율도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만이 실패라고 보기에는 어려우나 누가 보아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무엇보다, 서울지역에서 시의원은 비례대표 1명, 구의원은 단 2명이 당선됐다는 점이 더 마음에 부담이 된다.”며 “서울시장 후보가 선전해주었다면 아마도 시의원 후보나 구의원 후보들 중에서 당선자가 더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이들 후보자들에게 더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대안운동 못 되면 ‘과격한 열린우리당’ 벗어나지 못해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활이 양극화되고 어려워지면서는,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동시에 관망하는 정서도 강해졌음’을 느꼈다.”며 “TV토론을 본 시민들이 나를 만나 주로 얘기한 것은 ‘음, 똑똑하고 말 잘하데.’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 얘기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전 후보는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무엇에 대한 반대’가 아닌, 새롭게 제시할 우리의 진테제”가 필요하며 자신은 그것을 “자본주의, 전 세계적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서 ‘민주적 사회주의’로 보았고, 그것이 당장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라도 언젠가는 필요한 논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이런 대안을 가지고 운동을 전개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과격한 열린우리당 정도의 위상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선거 전략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살아있는 민주노동당의 과제가 돼야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낙선자 혼자 힘으로 버텨나가도록 방치해선 안 돼

    그는 “한국사회 변화의 큰 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토론을 해야 한다.”며 다가오는 대선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 그리고 민주노동당 내의 각 정파들, 열성적인 당원들 모두 이 토론에 적극 임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낙선자들을 혼자 힘으로 시련을 버텨나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향후 “낙선후보들이 함께 하는 훈련의 장을 만들고 민주노동당의 공식 기관들이 나서서 낙선자들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미력을 보탤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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