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조는 정책실현 방법, 그거 한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2006년 06월 17일 09: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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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임시국회 파행 속에서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막아내는 한편 주민소환제를 통과시켰다.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민주노동당이 9석 이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데에는 원내 협상과 교섭이 큰 역할을 했다.

    향후 2년간 민주노동당의 협상을 이끌어갈 수석부대표에 최순영 의원이 선출됐다. 최순영 수석부대표와 지난 2년 민주노동당의 원내활동에 대한 평가와 하반기 주요 쟁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스로 ‘낙천적’이라는 최순영 수석부대표는 줄곧 밝은 웃음으로 답했다. 그가 강조하는 ‘희망’이 웃음으로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닐까.

    "수석부대표가 그렇게 대단한 자리입니까"

    -민주노동당 2기 수석부대표로 선출되신 걸 우선 축하드린다. 각오를 밝히신다면.
    =축하받을 일인지 잘 모르겠다. 노동운동 안 할 때는 돈을 벌겠다고 했다.(웃음) 노동운동하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떻게 사느냐, 삶이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였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정리된 생각은 사랑이다. 더 큰 틀에서 본다면 평화다. 또 그렇게 가는 사회다. 돌아보면 꼭 내가 의원이 되겠다, 시의원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민주노동당 부대표, 국회의원도 열심히 그 역할을 해서 기여하겠다고 생각했고 삶의 한 부분이라고 봤다.

       
     

    이번에 수석부대표를 맡은 것도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남편도 건강이 안 좋고 해서 맡아야 하나 고민했다. 당의 어느 의원이 맡아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은 인원에 안배를 하다보니 내가 맡게 됐다. 또 이영순 의원이 공보부대표를 맡아 부담이 덜 됐다.

    자리라고 생각하기보다 조정을 해내는 역할, 한 데 모아져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수석으로서 잘 해내야겠다. 또한 권영길 의원단 대표가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옆에서 잘 보좌해서 주어진 역할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YH 노조위원장에서 민주노동당의 수석부대표가 됐다. 개인적인 소회는.
    =수석부대표가 그렇게 대단한 자리인가.(웃음) 그런 거를 잘 모르고 사는 스타일이다. 어쨌든 YH 이야기하면 부천 시의원으로 나설 때 시민후보보다 노동자 대표로 출마할 수 있으면 훨씬 기분 좋고 신이 날 것 같다고 그 때도 얼핏 생각했다. 시의원하면서도 노동운동하는 기분으로 했다. 주민들을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생각하고 지역운동을 해왔다.

    부천에서도 내가 YH에 있었다는 것 다 안다. 숨길 일도 아니었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주민들이 최순영의 삶이 그러니까 부정은 안 하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으로 봐 주셨다. 살아생전에 서민, 노동자 대변하는 정당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 안 했다.

    "민주노동당 부대표 하고 있는데 딴 당에서 자리 제의하더라"

    하지만 그런 날이 왔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역사에 많은 사람들이 이름 없이 일을 해나가고 목숨을 던진 것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오히려 열심히 살아야 된다 생각한다.

    돌아보면 살면서 유혹도 많았다. 평민당 시절 노골적으로 자리를 줄 테니까 오라고 했다. 2002년에는 민주노동당 부대표를 하고 있는데도 열린우리당에서 지방의원 출마하라고 제의하기도 했다. 너무 기가 막혔다. 그래서 "내가 정치라는 게 참 더럽다"고 했다. 내가 길을 지키니까 주변에서 대단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김문수는 안 그렇던데 이야기를 꼭 붙이더라.(웃음)

    국회의원이 됐고 이제 부천 지역에서 의원이 되라고 한다.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회 발전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 그런 희망을 갖고 준비한다. 희망이 없으면 변질이 되게 돼 있다. 그래서 난 삶에 희망을 갖고 산다. 내가 원래 낙천적인 편이다. 내 살아 생전에 못 보더라도 세상은 변화할 것이고 변화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조건이다.

    -이번에 수석부대표와 공보부대표를 분리했다. 그동안 심상정 전 수석부대표가 혼자 맡았던 역할이다. 앞으로 두 부대표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나눠지나.
    =민주노동당 의원단에서 누가 새 원내대표단을 맡을지를 논의하기 전에 자리를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원래 조승수 전 의원이 맡았던 자리이기도 하다. 일은 나눠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역할 분담은 아직 논의 중이다.

    부대표 2명 역할 분담은 현재 논의 중

    내 생각에는 공보부대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원내상황을 전달할 것이고, 수석부대표는 주로 다른 당과 협상을 할 것이다. 이틀 동안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 처음 협상을 해봤다. 심상정 전 수석이 전화를 들고 산다고 했는데 나 역시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있게 되더라. 2년 동안 이러고 살아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다.(웃음)

    양파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속에 것을 끄집어낸다는 게 쉽지 않다. 만나기도 힘들고. 다행히 심 수석이 길을 잘 닦아줘서 내가 좀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주 월요일에 비교섭단체 3당 수석부대표들이 만나 하반기 원구성을 최종 합의할 것이다. 이미 논의가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2년 동안 민주노동당의 원내 활동은 평가한다면. 원내 활동에서 느끼는 한계도 있을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처음 원내 진출할 때, 단병호 의원이 눈물을 흘리며 노동자를 대변할 사람이 1명만 있었으면 했는데 10석이나 들어가는 게 얼마나 희망이냐고 말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10명이나 들어갔는데 그동안 뭐했느냐고 말한다. 299명 중 10석은 1/10도 안된다. 이제 시작인데 2년 들어와 놓고 50년 동안 보수세력이 굳혀온 자리가 하루아침에 깨지겠나.

    이 불모지대에 와서 이만큼 길을 닦아놓은 것은 잘 해왔다고 본다. 특히 처음 원내 들어와서 양당의 그 노련함과 속을 알 수 없는 양파 같은, 내가 상임위에서 3선 이상은 안 뽑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자리를 잡았다. 끼워주기나 하나. 왕따, 그 서러움은 말도 못한다.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가서 그나마 해낸 것은 억척스런 심상정 수석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일이다.

    "심상정 수석이 아니었으면…"

    상임위원회도 문제제기 안 하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각 상임위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자리를 굳혀가기 위해 온갖 투쟁을 다했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이제 보수양당도 민주노동당을 소외시키면서도 존재를 의식하고 눈치를 본다. 얼마나 큰 변화인가. 무상의료, 무상교육, 노동자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정치적 변화다. 우리가 교섭단체가 되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잘 잡아나가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게 안타깝다.

    나보고 70년대 그 시절에 노동운동한 게 대단하다고 하는데 그 때는 노동자들끼리는 단합이 잘 됐다. 그리고 적이 정부와 자본으로 명확했다. 또 보수 정권이 무식하게 탄압하니까 다른 곳에서 분노를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묘하고 더 어렵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로 노동자간 갈등을 일으키게 하고 이런 구조 속에 참 어렵겠구나 생각한다.

    IMF 이후 나온 비정규직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 국가권력기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당장 문제제기하고 받아낼 수 있는 문제다. 우리가 역할을 단계별로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4년 임기 동안 이 문제만큼은 매듭짓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4년 임기 동안 공공기관 비정규직 문제는 꼭 매듭짓고 싶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정책이 같으면 공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 이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방향은.
    =정치라는 것은 정확하게 사회 잉여가치를 나누는 분배과정이다. 우리는 서민, 어려운 층을 대변하고 사회복지를 통해 평등 사회로 가는 진보정당이다. 그런 기조 속에서 본다면 목표가 명확하다. 우리 정책에 맞는다면 공조는 가능하지 않는가. 공조는 정책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공조를 한다고 우리가 흔들리거나 조금씩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시민단체에서 좀더 강경한 요구가 있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사학법의 경우 개방형이사를 1/4로 하자, 1/3로 하자 고민 많았다. 하지만 그걸 안 받으면 사립학교법이 완전히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다. 이런 것은 받아야 하지 않겠나. 정치는 순간순간의 판단이 중요하다. 정말 9명이 들어와 함께 논의하고 해서 되는 거지, 1~2명이 들어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웃음)

    -권영길 의원단대표가 민주노동당이 소수정당이지만 국회에서 ‘거대한 소수’로 역할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한 전략은.
    =우리는 숫자가 적어도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른 당은 조금씩 생각이 다르지만 우리는 추구하는 목표가 같은 이념정당이다 보니까 작지만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다. 우리는 진보, 나머지는 보수로 명확하니까 우리가 진보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거대한 소수’라는 말은 민주노동당 의원은 9명에 불과하지만 우리 뒤에 다수 서민의 목소리와 힘이 있다는 것이다. 밖에서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생각만큼 되지가 않아서 아쉽지만 밖의 상황을 대충 아니까 안타깝다.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반기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은 어떻게 됐나.
    =하반기 상임위 문제는 나도 당사자라 갑갑하다. 나는 2년 전에 약속했던 대로 해달라고 원칙을 밝힌 것이고 현 의원은 2년 동안 해왔으니까 계속 했으면 하는 것이고. 권 대표가 잘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최순영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16일 오전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하반기 상임위 위원 배정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보건복지위 위원 배정을 결정하지 못해 결국 권영길 의원단대표에 최종 결정을 위임했다. 최 의원은 현애자 의원이 맡았던 보건복지위를 희망하고 있다.

    고은 "순하긴 식은 숭늉같고 맹렬하긴 대장간에서 갓 꺼낸 괭이 같은 사람"

       
     

    -고은 시인은 만인보에서 최순영 의원을 ‘순하기는 식은 숭늉같고 맹렬하기는 대장간에서 갓 꺼낸 괭이나 호미 같다’고 표현한 바 있다. 국회에 들어와서는 어땠나.
    =비정규직 법안 때인가.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못 들어가게 막아서 너무 화가 나 소리를 질렀더니 교육상임위 위원들이 놀래더라. 국감 때도 내가 너무 순하게 한다고 하더라. 문제 있는 것은 문제제기한다. 쓸데없이 각을 세우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싸워서 된다면 싸운다. 할 때는 한다. 교육상임위에서는 나를 그렇게 노골노골하다고 생각 안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다른 당 수석부대표에게 나는 순하니까 다 알아서 들어달라고 해야겠다.(웃음)

    -6월 임시국회 정국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4월 임시국회 막바지와 같이 사학법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퇴임하며 6월 사학법 재개정을 강조하고 나갔다. 한나라당이 어디까지 갈지에 따라 국회 파행이 예상된다.

    사학법이 계류된 교육위에 재개정을 안된다고 못박아야 한다. 안 그래도 교육위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이 와중에 사학법을 재개정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 교육위 의원들은 믿는데 하반기에는 상임위 위원이 바뀌어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

    특히 이번에 교육위에 사학재단과 관련이 깊은 의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이 재개정을 받아들인다면 사학법을 날치기했다고 인정하게 되는 거다. 말이 안 된다. 그나마 하나 한 것마저 부정하게 되는 것이어서 쉽게 선택하지는 못할 거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열린우리당에서 늦춰주는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에 한나라당과는 사학법 개정을 갖고 대립하고 우리와는 비정규직 법안을 갖고 대립하면 앞으로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이 안 하겠다는 데 굳이 할 이유가 없다. 물론 맘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법사위를 주시할 것이다. 더불어 협상과 교섭을 통해 비정규법안이 쟁점 법안이 안 되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회 FTA 특위 몇가지 원칙 가지고 들어갈 것

    -하반기 국회에서 최대 쟁점은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노동당 원내의 대응은.
    =한미 FTA 협상이 될 것이다. 국회에서 협상안이 공론화되도록 우리 당 특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한미 FTA 협상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노동, 농민 등 사회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서 공동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열린우리당이 국회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협상의 문제점을 폭로해내야 하는데 국민 여론을 수렴했다는 명문으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오늘 의총에서 우리 당은 몇 가지 원칙을 갖고 특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결정했다. 공청회를 여는 등 토론과 논의가 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의원단과 최고위원회 관계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어떻게 정립해나갈 것인가.
    =협조관계가 잘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쪽이 결정권을 갖고 통제하려고 하면 갈등이 생긴다. 협력관계를 통해 상호보완하고 서로가 함께 가야 할 것이다. 권영길 새 의원단대표가 협력관계를 잘 이뤄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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