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도둑된 바늘도둑 노동운동 훔쳐간다
        2006년 06월 16일 06: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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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간부가 회사에서 돈을 빌리고 이유 없이 값비싼 선물을 받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창한)은 16일 오후 3시 청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회의실에서 열린 7차 징계위원회에서 이 모 조합원에 대해 정권 1년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이 모 조합원은 충남 아산의 ㅇ회사의 지회장이던 2003년 10월 돈이 필요해 회사 관리차장에게 2천만원을 빌렸다가 2년 후에 갚았다. 회사는 그가 이사했다고 고가의 텔레비전을 선물했고, 생일날에는 밥솥을 주기도 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이 전 지회장의 행위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판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금속노조는 지난 5월 25일 ‘경고’라는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징계의 형량이 너무 낮다며 재심의를 요청했고, 본인도 징계 형량이 낮다며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속노조는 중앙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날 이 조합원의 권리를 1년동안 정지시키는 징계를 내리게 된 것이다.

    사안에 비해 정권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이유에 대해 징계위원장인 이우봉 부위원장은 "명절날 노조간부들이 회사측으로부터 갈비나 과일상자, 상품권 등을 별 문제의식 없이 받아오고 있는데 이런 행동도 징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처럼 노사관계의 비리는 아주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한다. 작은 사건 하나 하나에서 원칙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이게 커져서 노동운동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규정하는 사건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발생했던 입사비리나 납품관련 비리들도 작은 사건들을 엄격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대충 넘기면서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고 소도둑이 노동운동 전체를 도둑질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6월 말 산업별노조 전환투표를 앞두고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타락한 일부 노조간부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금속산업연맹은 "조합원이 위임해준 권한을 가지고 간부 자신의 치부를 위해 위선적인 활동을 하는 노조간부가 다시는 노조 내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운동은 비리에 맞서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조직이었다. 이 같은 국민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 노동운동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번 금속노조의 결정처럼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되기 전에 작은 사건 하나라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처리해 원칙을 굳건히 세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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