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 북한은 완전한 제재 완화를 원했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보다 더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면서 양국이 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확대회담을 예정보다 일찍 종료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예정됐던 업무오천과 공동서명식은 모두 취소된 상태였다.

회담 결렬 후의 트럼프 모습(방송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100%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었고 합의문도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합의했다면) 만족할 만한 합의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완벽하게 준비돼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제재 완화를 원했지만 미국은 들어줄 수 없어 회담을 끝냈다”며 “미국은 그 어떤 것도 북한에 양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 할 준비돼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정말로 중요하게 요구하는 비핵화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비핵화 조치와 미국에 요구하는 완전한 제재 완화가 등가교환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핵화 조치의 “1단계”라고 규정하며 “이것의 해체만으로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추가적인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나 기타 시설 해체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이렇게 쉽게 제재 완화를 해서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은 생산적인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회담 분위기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모두 “우호적”이라고 거듭해서 밝혔다.

그는 “회담장에서 갑자기 일어서서 나온 게 아니고 악수도 나눴고 서로 간 따뜻함이 있었다. 우린 앞으로 특별한 것을 할 수 있는 준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북미 관계가 미국과 베트남과 같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또한 “36시간 전, 몇 달 전보단 진전 있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협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회담 일정을 묻는 질문엔 “말하기 어렵다. 조만간 이뤄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과도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제재가 강력한 상황에서 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저에게도 중요한 문제이고,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면서 (제재에 관해선) 저 역시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훈련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지원이 적어 “불공정하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그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이유는 매 훈련마다 수억 달러를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며 “미국이 한국을 도우면 한국도 일정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