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미 주류 언론도 기대 표명
    박지원 “제재완화의 정도가 포인트”
        2019년 02월 28일 12:2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비핵화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260일 만이다.

    지난 8개월간 난관에 부닥치길 반복하며 어렵게 성사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열차에 몸을 싣는 순간부터 모든 언론이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택한 배경과 동선 등 그의 행적을 좇았다.

    두 정상은 전날인 27일 만찬 회담을 시작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신호탄을 쐈다. 만찬 장소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환담 후 원탁 테이블에서 나란히 앉아 만찬을 이어갔다.

    김정은 위원장은 환담에서 “사방에 불신과 오해들이 있고, 적대적인 낡은 관행이 우리의 길을 막으려 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다시 마주 걸어서 260일 만에 하노이까지 왔다”며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정말 대단한 경제 잠재력이 있다”며 “위대한 지도자 아래서 놀라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며, 우리도 그 부분을 많이 돕겠다”고 했다. 이어 “1차 정상회담도 큰 성공이었지만 2차는 더 대단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이 자리가 두 정상의 긍정적 관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자, ‘하노이 선언’의 내용을 최종적으로 매듭짓기 위한 자리라고 보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부터 전날 만찬 장소와 같은 곳에서 단독·확대 회담을 진행한다. 오전 9시부터 단독 회담에 이어, 오전 9시 45분부터 확대 회담, 업무오찬을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늘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반드시 좋은 성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한다. 미사일도, 핵로켓도 없었다”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감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만남을 회의적으로 보던 사람들도 우리가 마주 앉아서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 마치 환상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오늘도 역시 훌륭한,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7일 친교만찬의 모습

    한편 미국 내 주류 언론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결론적으로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동석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 특히 대북 관련한 일을 그냥 일방적으로 ‘의미 없다’, ‘위험하다, 도박성이 있다’고 부정적으로만 보도했던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CNN> 등 매체들의 (기사 방향이 달라졌다)”고 이같이 전했다.

    김 대표는 1차 북미회담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의 달라진 시각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영변 핵 시설에서 나오는 핵 원료의 생산을 중단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받을 수 있고, 남북 경협을 하도록 하는 게 이번 2차 회담의 성과일 가능성이 있다”를 기사를 가장 크게 보도했고, 이어 이번 회담으로 “북한도 베트남처럼 될 가능성”도 제기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전통적인 전문가들의 방식보다 훨씬 잘 먹히는 전략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은 여전히 좀 싸늘하다”며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에드 마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 회담에서 북한의 확실한 행동을 받지 않으면 어떠한 것도 주거나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긍적적인 것은 어제 실리콘밸리 지역구의 로 칸나 의원이 ‘이번 정상회담 때 종전 선언을 하라’는 결의안을 냈다. 결의안에 참여한 20명이 모두 민주당 하원의원”이라며 “굉장히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북미회담 시작 전부터 이날 발표될 ‘하노이 선언’에 담길 내용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은 비핵화 조치로 영변 핵 시설 폐기가 합의문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오전 같은 매체에서 “영변 핵 단지에 대한 신고와 검증을 통한 영구 폐기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을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변 핵 단지를 영구 폐기하겠다’고 했고 또 미국이 ‘신고 검증’을 강조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그것을 다 담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만 약속해도) 상당히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은 이미 전문가를 초청해서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먼저 제안하는 등 미국에게 사실상 줄 것은 다 전달한 상태”라며 “영변 핵 시설 폐기는 합의문에 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실천 계획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다. 박 의원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도 논의, 합의되겠지만 경제 제재 완화가 핵심”이라며 “트럼프가 어디까지 완화해 줄 수 있느냐가 하노이 회담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고난의 행군 등 목숨을 바치면서 과거 핵을 개발했다가 이제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폐기했다고 하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가 없으면 회담의 성과가 없는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국내 정치 상황 및 주류 언론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에 완화 조치를 과감하게는 할 수 없겠지만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정도는 해 줘야 한다”며 “여기에 석탄 수출 재개, 원유 수입 제제 완화 등과 같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미국의 상응조치로 “인도주의적인 지원 확대 또는 대북 제재 완화 정도”가 하노이 선언에 담길 것으로 봤다. 양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연락 사무소 설치와 종전 선언,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별도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는 정도가 합의 문건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