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경 비판에 여권 386들 "우리가 동네 북이구만"
        2006년 06월 15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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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동네북이구만."

    어느 여당 386 의원의 푸념이다.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정부 여당의 386 정치인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보인 반응이다. 그런 푸념이 나올 만도 하다. 올 들어 여권 안팎에서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 잇달았다. 지난 3월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이들의 무능과 타락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진경, 정태인 두 전직 비서관은 비판 직전까지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것 말고도 386 바로 윗세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진경 전 비서관은 53년생, 정태인 전 비서관은 60년생이다. 하필 청와대에 근무했던 선배들이 386 정치인들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이유가 뭘까. 그것도 외부를 향해.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청와대 386 커뮤니티의 폐쇄적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청와대 386들이 "자신들만의 네트워크에 갇혀 있다"고 했다. 바깥의 생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얘기다. 외부와의 교류라야 "고작 전문가 초빙해서 스터디하는 정도다." 그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선배들이 소외됐을 거라고 짐작했다.

    여권의 386 정치인들은 선배들의 이런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먼저 비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다. 1기 전대협 간부 출신인 여권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의 386을 "정치화된 386세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들은 정치권력에 편입되면서 시대정신의 흐름과 멀어졌다"며 "더 이상 전체 386 세대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386 정치인들이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자기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도통 말이 통하지 않더라는 얘기를 들은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386 정치인을 일괄해서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김형주 의원은 "386세대라고 1색1무늬는 아니다"며 "김 전 비서관의 비난은 부분적으로만 맞다"고 했다.

    386 세대의 도덕적 타락에 대해서도 그는 "386세대를 도덕적인 세대라고 하는데, 그건 당시의 시대조건에서 그렇게 보인 것일 뿐, 사람마다 달랐고, 지금도 다르다. 대단히 도덕적일 것 같은데 뚜껑을 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386들이 권력을 쥐면서 타락했다고 일반화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판의 취지는 이해하나 비판의 방식은 잘못됐다는 시각도 있다. 1기 전대협 부의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은 "후배들이 부족한 것이 있다면 따로 불러서 진지하게 충고하는 게 선배의 도리"라며 "왜 따로 불러 훈계할 용기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지난날의 열정을 갖고 있느냐는 지적은 필요한 지적이고 새겨들어야 한다"면서도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안 되려면 직접 만나서 토론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은 입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비판 자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시각도 있다. 이화영 의원은 "비판을 하는데 근거도 없고, 자기들 잘못은 보지도 않는다"며 "용기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냉소했다. 그는 "386세대를 특정해서 비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 386세대가 의사결정하나?"고 불쾌하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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