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완전한 '6·15 시대' 남북정상회담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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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15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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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지 6년이 지났다. 6·15 공동선언은 적대와 갈등의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15 공동선언이 구축한 남북협력은 내외적 요인에 의해 동요를 거듭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발전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국민들은 북핵보다 미국의 ‘북폭’을 더 우려

    18차례 개최된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각종 남북 당국간 대화가 개최되었고, 남북경협은 6·15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성장하였다. 또한 대내외적 요인도 남북협력의 흐름 자체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2002년 6월 발생한 서해교전과 2002년 10월 시작된 2차 핵문제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은 북한의 핵개발보다 미국의 북폭을 우려할 정도로 인식이 현저히 변화하였다.

       
      ⓒ연합뉴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아직까지 제도적인 평화·협력의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남북협력의 진전은 주변국의 간섭력을 증대시키고 있기도 하다. 한반도는 개항 이래 전략적 요충지로서 주변 강대국의 주도권 다툼의 대상이 되어왔다. 한반도의 분단 역시 내부적 요인과 국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남북통일 문제는 ‘우리민족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남북 당사자 주도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을 가지고 있다. 주변 강대국 역시 남북 당사자 원칙에 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한반도 현상 유지의 변경은 동북아 국제질서의 지각 변동을 부르는 만큼, 주변 강대국은 더더욱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 드러나고 있는 주변 강대국의 한반도 경쟁은 그것을 보여준다.

    동북아 긴장 관리하는 미국, 평화상태 원하지 않을 수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급진전, 북일 수교 협상의 급진전의 상황에서 미국은 2002년 10월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2차 핵 문제를 초래한다. 2차 핵 문제는 평화와 협력의 기운이 높아지던 동북아시아 정세를 일거에 반전, 이후 치열한 북미 대립을 야기하였다.

    2차 핵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2차 핵 문제 이후 한미, 미일 동맹의 변혁을 추진하면서 군사적으로 중국 부상을 견제하고 있으며, 중국은 그동안 소원해졌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강대국의 움직임은 한반도 문제가 남북한에 의해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들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북중 관계가 강화되고, 한미동맹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북미 핵문제가 쉽사리 타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곤경을 타개하려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남한은 미국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하였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결정하였다.

    한미동맹이 변혁됨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 통일과 관계없이 한반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하였고, 남한은 대미 편승을 통해 그동안 야심 차게 추진했던 평화번영정책의 간판을 내려야 할 상황이 되었다.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 통한 대미압박으로 전환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를 한반도 ‘내부화’하기 위해서 남북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북한은 냉전구도 해체를 주장하며, 잠정적 평화체제 형성을 주장하고 있다. 남한 역시 평화공동체에서 경제공동체에 이르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남북한의 인식이 접근하고 있지만, 남북 협력은 핵 문제라는 굴레로 인해 급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남한은 그동안 핵문제의 해결 없이 획기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은 없다고 천명해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한미공조와 남북협력의 병행 추진은 북미 모두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을 뿐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남북관계의 질적 개선을 통해 핵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는 것뿐이다. 남북관계의 발전이 핵 문제를 압도할 정도로 이뤄져야 남북은 주도적 평화 프로세스를 실현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진지하게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어야 하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대미 압박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추진은 6·15가 가져온 남북관계의 전환을 공고화하는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주도하는 계기를 열 것이다. 아직까지 불완전한 ‘6·15시대’를 공고화하는 것이다. 남한만큼이나 6·15 공동선언을 소중히 여기는 북한 당국이 2차 남북 정상회담에 전향적으로 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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