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가 마지막 기회…기업별 노조 언제든 몰락"
    By tathata
        2006년 06월 15일 0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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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학계 교수들의 산별노조 전환 촉구 호소문 발표는 6월 26일로 성큼 다가온 금속연맹 산별전환 투표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현재 산별노조가 갖는 의미와 전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소문 발표를 주도한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에게 호소문 발표의 배경과 영향, 그리고 산별노조 전환의 의미를 보다 자세하게 물었다.

    조 교수는 “금년이 산별전환의 마지막 기회”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격차를 줄이고, 노동자 계급 대표성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산별노조는 반드시 이뤄야 하는 과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립 분산된 기업별 노조로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몰락할 것”이라며 “큰 틀에서 통합하지 않으면 영향력과 정체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산별노조의 조직 형태에 이견을 나타내며 회의적인 일부 시각에 대해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나서 차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각론의 차이에 머물러 대의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호소문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매일노동뉴스

    =지금까지 산별전환 논의가 있었지만 지지부진했다. 2007년 복수노조 허용은 산별교섭을 어렵게 할 우려가 높다. 한국은 기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 전환하게 되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산별교섭의 전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중대한 고민에 가로놓여 있다. 

    산별노조의 전환을 통한 산별교섭만이 해답이다. 산별노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복수노조 시 교섭 창구가 단일화되면 산별교섭을 요구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맞이하기 전에 산별노조로 전환하기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노동계급 내에서 이질성이 심화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업장,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과 노동조건 격차가 현격히 벌어지고 있다.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요구안을 통일하여 노동자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산별 안 되면, ‘비정규보호’ 총파업도 힘 잃어

    산별노조가 안 될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총파업이나 여러 가지 노력들도 힘을 잃게 된다. 조직된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역량만으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민주노총 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벌인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차별철폐,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싸우고, 와해되는 것을 반복하더라도 노조를 설립하여 싸우는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이 힘은 더욱 커져 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가 강화되고, 조직률도 훨씬 높아진다. 

    “비정규직 법 바깥에서, 정규직은 노조에서”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노협 초기 시기와 비슷할 정도로 탄압과 억압 속에서 싸우고 있다. 이들이 정규직 노동자에게 가지는 실망감과 좌절감은 민주노조에 대한 신뢰의 상실과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별노조로 전환이 안 되면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적개심과 배신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의 바깥에서 전투적으로 싸우게 되고, 민주노총은 정규직 노조 중심으로만 모여 노동자의 대표성이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친 기업적 노조인 어용노조가 출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노동운동의 많은 성과를 기업에 내주게 되는 것은 물론 노동운동은 양분되어 분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산별노조로 되지 않으면 노동자의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되는데, 이것이 더 커지기 전에 산별노조를 전환해야 한다. 금년이 마지막 기회다.

    -조합원 가운데는 산별노조로 전환하게 되면 ‘기득권’을 잃거나, 임금과 노동조건이 하락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이들도 있다.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조합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분들이 기업별 노조를 탈피하고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용단을 내려주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 자본과 국가의 전략은 노동자의 분할지배이다. 노동자가 분열할수록, 조직화가 낮을수록 분할지배 전략은 용이하다.

    “기업별 노조 정체성 위협받아 몰락”

    산별노조는 노동자가 큰 단위로 결합하여 대항하는 것이다. 기업별 단위 노조의 이해관계는 시기적으로 언제든 자생적으로 살아남기 어렵고, 정체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는 조직이 없다면 무너져 내린다. 고립 분산된 노조 세력은 몰락한다. 결국 한 개씩 한 개 씩 격파돼 모두 내주게 되는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큰 틀로 통합되지 않으면 영향력과 정체성을 상실함을 알아야 한다.

    1987년의 민주노조의 열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건설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산별노조 건설은 이루지 못했다. 진정한 산별노조를 건설할 마지막 기회다. 전노협부터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노동자 계급의 대표성을 의심받은 적이 없으며, 지금은 조합원이 80만명으로 규모도 커졌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용하지 못해 전체 노동계의 정체성과 대표성을 훼손받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산별노조의 형태와 교섭구조에 이견을 나타내며 조직전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파 가운데서 여러 가지 절차나 내용에 따라 산별노조에 유보적인 모습을 있는데, 이해관계나 작은 차이는 극복해야 한다.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나서 어떤 형태로 편재될 것인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일부에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조직과 교섭단위를 동일하게 보기 때문인데, 반드시 이 둘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 금속노조는 소산업 업종별 교섭이 진행되고 있으며, 독일 금속노조는 지역단위 교섭구조를 갖고 있어 조직과 교섭구조가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산별조직과 교섭단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이같은 논의도 얼마든지 차후에 논의하면 된다. 각론의 차이에 머물러 대의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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