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탄력근로제 논의 난항,
민주·자유 한목소리 "합의 안돼도 처리"
이정미 “사용자 측 민원, 정부가 일방적 수용한 것”
    2019년 02월 19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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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적용 문제를 놓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하고 19일인 이날 하루 더 논의하기로 했다. 2월 처리를 목표로 하는 국회에 노사 완전한 합의안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18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인 19일 오전 1시50분까지 10시간 정도 탄력근로제 문제에 대한 협상을 했으나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당초 노동시간위는 18일까지 논의를 마무리 짓기로 했었으나, 실패하면서 19일, 이날까지 논의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핵심쟁점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여부 외에도 도입요건 완화, 탄력근로제 확대로 인한 임금보전과 노동자 건강권 보장 문제 등이다. 재계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 건강권과 임금보전이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견이 워낙 첨예한 사안이라 노사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가 경사노위 1호 안건으로 선정된 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왔다.

민주노총은 전날 경사노위 회의가 열리기 전 피켓 시위 등을 벌이며 탄력근로제 확대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고,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온갖 보완 방안을 들먹이며 변명할지라도, 취지 자체가 재벌청부 개악임을 부정하지는 못한다”며 “이번 개악에서 조직 노동자는 임금과 건강권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노동조합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취약한 대다수 미조직 노동자는 사용자의 탄력근로제 악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논의 중단을 호소했다.

경사노위는 예정대로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계속한다. 특히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못한 그대로 국회에 넘겨 2월 국회 처리에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합의가 되면 제일 좋지만, 합의가 안 되더라도 상당한 정도로 의견 접근을 해서 국회로 넘기는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한이 정해진 사안을 합의를 전제로 논의하면 대단히 어려워진다”며 “의견 접근 정도라도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당도 경사노위를 통한 노사 합의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사노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사노위에서 노사 간에 충분한 입장이 개진됐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해서 국회에서 입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근로시간 연장을 위한 계도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계속해서 탄력근로확대 논의를 지연시킬 수는 없다”며 “2월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탄력근로 확대 등 노동관련 입법을 야당과 협의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도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사노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시 공은 국회로 넘어오게 됐다”며 “산업현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우리 당은 언제든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정쟁으로 국회 문 여는 데에도 합의하지 못한 여야가 탄력근로제 확대 2월 국회 통과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경사노위 손을 떠나 국회로 넘어오는 순간 여야 이견은 더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단위기간을 얼마나 확대할지부터 문제다. 여당은 6개월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1년 확대를 당론으로 하고 있다. 경사노위에서 6개월 확대로 매듭을 짓더라도 국회에서 이를 뒤집고 재논의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거대양당 외에 다른 야당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우선 정의당은 탄력근로제 확대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는 자신들 편의대로 근로시간을 늘리겠다는 사용자 측의 민원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단위기간 확대와 무계획적 탄력근로를 도입한다면 노동자의 건강권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2월 안에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무책임한 시도를 당장 접길 바란다. 만일 탄력근로제 확대를 강행 처리한다면 과로사를 합법화 시킬 뿐만 아니라, 노정관계 정상화는 물론 ‘노동존중 사회’라는 국정목표도 물 건너가게 된다”고도 경고했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표명한 경사노위 자체에 대한 회의론은 벌써부터 나온다. 정부 정책 관철을 위한 도구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과거 노사정위원회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논의 결과를 그대로 국회에 제출해 관련법 개정을 위한 자료로 쓰도록 하겠다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정부 태도의 문제로 지적해온 답정너(답은 정해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식 강행”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가 민주노총의 논의중단 호소에 끝내 야합 강행으로 답한다면, 민주노총은 준비한 투쟁을 보다 강력하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도 “탄력근로제 확대는 자신들 편의대로 근로시간을 늘리겠다는 사용자 측의 민원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가 (사용자의 민원에 따른) 정부와 여당의 청부를 받아 심사기간을 정해 놓고 시한부 논의를 진행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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