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대표 권한 행사 제대로 하겠다
        2006년 06월 14일 08: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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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토고전이 열린 13일 대중의 관심 속에서 5.31 지방선거는 벌써 사라졌다. 정치권도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잠재우고 조금씩 내년 대선을 향해 머리를 돌리고 있다. 선거에 압승한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대선호에 올라 항해 일정을 토론하고 있고 참패의 열린우리당도 논란 끝에 김근태 의장을 선장으로 세웠다.

    잇단 평가에서 ‘패배’로 판정난 민주노동당은 ‘혁신’을 이야기한다. 13일 문성현 당 대표로부터 민주노동당의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혁신의 밑그림을 들어보았다.

    그 동안 당 잘 아는 사람하고 상의할 일 많았다

    -오늘 토고전이 있다. 정치권에서도 토고전 이야기가 한창이다. 특별한 계획이 있나.

    =당원들과 같이 보는 계획을 대변인실에서 짜고 있는 것 같다. 축구를 좋아하는데 이제 살이 쪄서 못한다. 옛날에는 잘 했는데.(웃음)

    문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고 얼마 뒤 민주노동당 대변인실에서는 문성현 대표와 당직자들이 중앙당에서 함께 토고전을 관람할 계획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 2월 민주노동당 대표로 취임 후, 4개월을 보냈다. 그동안 대표 활동을 돌아본다면.

    =잘 기억 못하겠지만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특징이 다른 당과 달리 모든 의사결정이 최고위원회, 의총, 지역 등에서 이뤄진다. 대표의 역할보다 전체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크다.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대표의 역할이 제도화 안 돼 있기 때문에 긴박함 같은 것들은 없었다.

    그런 생각은 갖고 있다. 나보다도 당 활동을 오래 했고 당이라는 걸 잘 아는 사람이 대표를 했으면 더 잘 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나는 오랫동안 노조활동을 해오다가 당 활동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을 잘 아는 사람과 상의를 할 일이 많다.

    -민주노동당의 5.3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평가가 다양하다. 대표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

    =어쩔 수 없이 정치, 정당에서의 대표는 무한책임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생각한다. 잘잘못을 떠나 모든 것의 책임은 대표에게 있다. 대표가 되기 전에 경남도지사 후보가 돼 있긴 했지만 전당적인 대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무한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면서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다.

    5.31 선거 ‘의미 있는 패배’

    문 대표는 그 ‘무한 책임감’의 무게 때문인지 큰 한숨이 앞선다.

    ‘의미 있는 패배였다’고 생각한다. 일정 성과도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패배이긴 한데 의미 있는 패배였다. 우리를 돌이켜보게 하고 현 시점에서 이 정도의 충격, 대단히 의미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거품을 가진 채 승리했다면, 오히려 내년 대선과 이후 총선에 가서 ‘사건적 사태’가 발생했을 때 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 즈음에서 이런 충격이 왔기 때문에 대단히 ‘의미 있는 패배’다. 선거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당이 봉착한 위기 상황과 해결 과제를 당이 앞으로 제대로 받아 안느냐, 못 받아 안느냐가 더 문제다.

    -의미 있는 패배도 패배다. 패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10.26 울산 재보선을 놓고 평가는 했지만 못 채운 부분이기도 하다. 아무리 못해도 국민 10명 중 1명 정도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정당 지지도 10%는 정치적으로 결코 적은 게 아니다. 그러나 정치는 당선이 돼야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실천적 과제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해준다. 현재까지 해왔던 대로 해서는 안된다, 뭔가 더 많은 것을 당이 내용적으로 갖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이번 선거가 분명히 보여줬다.

    여기에 여러 가지 더해질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민주노총 조합원도 안 찍었다, 한국노총 조합원도 안 찍었다고 한다. 직접 후보로 뛰어 보면 옛날처럼 열정과 자발성이 없고 현장이 밋밋하다. 선거하면서 제일 당혹스러웠던 점이다.

    옛날에는 시장, 길거리 지나가면 현장 조합원들이 와서 같이 선거운동을 했는데 이제는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다. 가장 기초적 동력이기는 한데 마냥 민주노총 조합원에 기초한 선거를 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당은 당답게 당원 중심으로 역동적인 힘을 새롭게 찾아야 하나. 내 생각은 후자다. 옛날처럼 우리는 노동자 많은 지역이니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진보개혁대표주자 교체론 틀린 구호, 2등 하자는 얘기

    -최고위원 의원단 합동 워크숍에서도 지방선거 평가와 패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크게 후보전술, 진보개혁대표주자교체론, 선거 조직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표의 생각은.

    =셋 다 안 맞는 이야기다. 후보 전술로서 당내 대중정치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것은 현재 당내 구조 상 불가능하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서울시장에 노회찬 의원을 출마시키자는 거였다. 하지만 당의 어떤 구조가 그걸 가능케 하는가.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없다. 본인이 아니다 하면 그걸 무엇으로 강제할 것인가. 민주노동당은 현재 그런 전략적 고려, 전략적 배치를 할 만큼의 구조가 안 돼 있다. 이런 걸 놓고 당이 잘했다, 못했다 하는 것에는 동의 못한다.

    당 대표가 되서 보니 당의 최고위원회는 의원들에 대한 규정력을 갖지 못한 상태로 있고 의원들은 의원들대로 이만큼 가 있었다. 나도 노회찬 의원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꺼냈지만 본인도 안 하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의원 잘하는 사람을 굳이 빼서 하려 하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지금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회의원이 30명만 돼도 그런 전술을 펼 수 있다. 하지만 질적인 발전을 담보하기에는 아직까지 양적으로 대단히 부족하다. 다른 당과 같은 후보의 전략적 구조, 배치 주장은 우리 당의 역량을 제대로 보지 않고 하는 이야기다.

    또 진보개혁 대표주자 교체론은 워낙에 말이 틀렸다. 한나라당이 독주하는 상황 속에서, 열린우리당이 추락하는 조건 속에서 우리가 역할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건 우리가 2등 하자는 거였다. 그건 아니었다고 본다. 실제로는 그것도 크게 안 먹혔다.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에서 10명 중 1명에서 3명으로 올라가는 단계가 아니고 2명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의 타성에 젖어서 자기 동력으로 일어서지 못했고 더 넓게 중소·영세상인, 중소기업인의 민주노동당 지지 동인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선거 패배의 핵심이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총선까지는 신상품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도 없어졌다. 부유세, 무상의료·교육은 다 아는 거고 신통치도 않다. 보다 구체적이고 새로운 뭔가가 대단히 미약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1년 동안 없었기 때문에 정체됐다. 세상 사물은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심각한 위기이다.

    도지사 후보로 대표 출마 맞지 않았다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것에 대해 당 안팎의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당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외통수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안 된 일이다. 도지사 후보가 먼저 되고 당 대표 됐다. 나는 둘 다 할 수 있다고 본다. 당원들이 도지사 후보인 사람을, 또 도지사에 출마할 사람을 당 대표로 뽑은 거다.

    알지 못한 당원들도 있었겠지만 그건 상대 후보와 관계를 통해 뽑아주신 거다. 물론 대표로 선출된 후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만두면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경남 당원들에게는 무책임한 행동이 될 수 있었다.

    당 대표 선거 한 달 전만 해도 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조승수 후보가 있었음에도 출마한 이유는 조 후보가 당내 한 조직의 추천을 받아 출마해 전체를 아우르는 데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아니라고 했지만 법적인 한계가 있다. 조승수 후보는 훌륭한 분이지만 당대표로서는 제한적 요인이 있었다.

    -그래도 선거에 앞서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선거 중반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이 결합할 때까지 사실상 선거의 중앙 사령탑이 비어있었다.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규정하고 싶고 다음부터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이런 상황에 오게 되면 좀 더 여러 가지를 고려한 판단을 하겠다.

    -어떤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고 보는가.

    =아예 대표로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 이미 경남도지사 후보 입장으로서는 대표 출마가 맞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당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한다면 전체 요구에 따라 경남 당원들이 포기해야 한다. 당이 아직 이런 문제에 대해 ‘칼날’ 같이 정리할 정도로 치열하지 못했다. 나부터도 그렇고 당 조직적으로 그랬다. 지금 와서 보면 분명히 그렇다.

    책임론도 말하지 못할 정도라 갑갑하다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 내에서도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된 것으로 안다.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생각은.

    =앞서 무한책임론이라고 말했는데 얼마나 갑갑하면 책임론도 내지 못할 정도로 당이 이런가 싶다. 지난 재보선 참패로 1기 최고위원회가 모두 내려갔는데 이번에도 책임론으로 내려가면 이제 누가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패배라고 하면 누구든,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갑갑한 상황이다.

    그게 지금 현재 당이 처한 현실이다. 후보 전술을 펼 수 없는 것처럼 역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1기 당 대표인 김혜경 대표가 용단을 내렸다지만 나는 김혜경 대표가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고 본다. 그렇지 않았다면 2기 최고위 구성도 더 많은 사람 속에서 됐을 것이다. 책임져야 하는데 당 책임 묻기가 더 갑갑한 상황까지도 무한책임에 따라 당 대표인 나의 책임이다.

    -지방선거 평가 속에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의 ‘혁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당 혁신특위가 마련한 혁신안은 조직 개선만 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혁신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는 몇 가지 필요 전제 조건이 있다. 혁신을 이야기할 때 각자가 대중적 근거를 갖고 판단해야 하는데, 현재는 의견 그룹과 정파적 질서 속에서 쟁점을 판단하고 재단한다. 이런 구조와 조건 속에서 어떤 토론과 혁신 논의도 제대로 될 수 없다.

    혁신 내용 정파적 질서에서 나와서 안돼, 대중적 근거 있어야

    결국 중앙당에서부터 혁신 논의가 제대로 되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당 대표로서 생각하는 핵심은 통합적이고 역량이 있는 분들을 다시 모시는 인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정파적으로 사람을 꽂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 있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어제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은 계획의 일단을 비쳤다. 당 대표 취임 초기에 하려고 했던 제대로 된 인사를 이번에 하겠다고 밝혔다. 적재적소 원칙에 따른 인사. 역량 있는 인사, 초정파 인사가 핵심이다. 중앙에서 일하는 사람부터 바꾸는 것이 혁신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첫 출발 조건이다.

    더불어 당 간부들이 자기 판단의 근거를 실천 대중 속보다 정파의 정치적 의견에서 구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회의에서 발언할 때 각자가 실천한 근거를 갖고 발언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이를 위한 노력을 공론화시킬 생각이다.

    정파 넘어서 역량있는 인사 큰폭으로 단행할 터

    -지방선거에 앞서 인사 문제로 대표가 중앙위에서 사과까지 했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 인사에서 제기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소 인사를 하라, 가능한 그대로 유지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무총장이 실제 인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내가 중앙위에서 사과까지 했다. 그것 역시 대표의 책임이지만 당시는 인사 임명권자로서 역할을 거의 안했다. 이제는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그 일을 할 만한 사람이 그 일을 한다고 납득할 수 있도록 능력과 대중조직 활동, 당 활동, 지역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인사가 될 것이다. 제가 그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속연맹 위원장 할 때도 원칙에 따라서 인사를 한 경험이 있다.

    -대대적인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면 되나.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제대로된 인사’라는 게 가장 적합한 내용이다. 변동이 많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어제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단을 밝혔고 오늘 당 3역과 같이 이야기하고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또한 최고위원회에서 인사 원칙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최고위원회를 인사위원회 성격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가능하면 중앙위원회 전에 개론적인 가닥을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중앙위 인준이 끝나면 이 사람들과 함께 대선 체계를 꾸릴 것이다.

    문성현 대표는 주변에 “지방선거 후에 대표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것이 이번 인사 단행이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계급정당과 대중정당 대립되는 것 아니다

    -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인사를 하겠다고 했다. 인사 이후 논의할 혁신 내용은 무엇인가.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에서 논의하는 내용이 도대체 무슨 말이지 모르겠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단일연대조직도 운동권내 문제이지, 국민들이 볼 때는 무슨 말인지 모른다. 당이 좀더 대중성을 가져야 한다. 대중정당을 해야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계급성 없는 범국민정당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 대중에 다가가는 것도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내용을 가지도 다가서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을 자기 당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 이게 가장 큰 숙제다. 지금 논의되는 것으로는 안된다.

    -대중정당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내에서 국민정당, 대중정당, 서민정당 등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란이 있고 민감한 문제다.

    =민주노동당 강령 나와 있듯이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서민 정당이다. 당은 중심성이 있어야 하고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분명히 계급 정당이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다. 대다수 노동자 표만 얻어도 집권이다. 노동자 대중에게, 서민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이냐 그 대중성을 말하는 것이다. 계급정당과 대립되는 대중정당이 아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정규직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되면 좋지만 되겠느냐”고 말한다.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비정규직 기간제 사유제한을 막은 것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조차 관심이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변 일상적인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상적 노조가 자기들과 진정성을 갖고 같이 싸워주는 것을 한번도 못 봤다. 그런데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법안을 갖고 싸우는 것을 이해하겠나. 법이 통과되면 정규직 노동자 자기들이 비정규직 될 것 같으니까 기를 쓰고 막는다고 생각한다.

    개량을 위한 투쟁도 중요하다

    개량투쟁, 그게 잘못된 게 아니잖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전 계획 단계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화가 당장 현실적으로 힘든 만큼 좀 더 임금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계약 기간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가 분명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것에 대해서는 전혀 해답을 안 줬다. 현대의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을 올리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정규직은 100 올리고 비정규직은 70 올린다. 돌아서서 괘씸해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와 양극화 돼 있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현재 비정규법안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대단히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100조원이 들어가야 한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자본가들은 정규직 임금을 끌어내려서 동일임금을 하려한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생각한다. 동상이몽이다.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우리 당이 됐든, 민주노총이 됐든 한국노총이 됐든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소위 우리가 말하는 조직노동자가 아니라 미조직된 노동자를 포괄하는 명실상부한 계급정당으로 간다. 그리고 그런 양적 축적 위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제도적 문제 같은 것도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써야 한다

    -최고위원 의원단 합동 워크숍에서 전국민중연대발전안이 보고 됐다. 대의기구를 두고 민주노동당이 참여하는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향후 이에 대한 논의를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오늘도 당 3역 회의에서 그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안을 가지고 당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다. 주요하게 부딪히는 지점이 대의기구인데 당내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니까 의논을 해봐야 한다. 대의기구는 있을 수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보는데 좀더 주변 상황들을 여러 가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문 대표는 앞서 이같은 논의 등이 국민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상식적 수준에서 당만 갖고 안 되니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권영길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대선 후보 출마 시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는 의원단 결정이 최고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내대표와 대선 후보가 어떤 관련이 있는가는 당연히 제기 될 수 있는 문제다. 나는 틀렸다고 보지만 대선 후보가 원내대표를 안 맡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고, 원내대표를 맡은 채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최고위원회에서는 대선 관련 결정을 왜 의원단이 하냐고 문제제기 할 수 있는 거다. 반면 의원단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최고위원회 내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이 갈린다. 손들어 결정할 수 없으니 최고위원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리됐다. 의원들은 원내전술적 입장에서 원내대표와 대선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수 있지만 대선 후보 결정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한다는 것이다. 일단 논의 자체는 인정하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다.

    대선 후보 조기가시화가 능사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대선 후보 조기가시화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대표도 지방선거 전 선대위 전면에 당의 대선 후보들을 내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후보가 조기 가시화되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한다.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일찍 결정한다고 해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선 후보를 뽑는 과정이 국민들 관심사 속에서 이뤄지고, 국민들이 관심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국민 토론이 공개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내용이 중요하지, 후보 조기 가시화가 능사는 아니다.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참여경선도 고려할 수 있나.

    =당내에서 문제제기는 누군가는 할 거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 당에 국민참여방식이 저는 꼭 적절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이 꼭 참여해야 한다면 표로서가 아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정당에서 하는 경선의 국민참여 방식은 우리 당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물론 나중에 많은 당원들이 그렇게 하자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민주노동당의 향후 대선 준비과정에 대한 구상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되지 못했다. 임시대의원 대회 때 대선과 관련된 기본적인 일정과 논의하기 위한 단위를 제출하도록 해보자고 제안했다. 하반기 사업계획 안에 대선 준비 계획을 넣어야 한다. 그것까지 이야기돼 있고 사업 계획은 더 논의해봐야 한다. 이후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고 그에 따른 일정이 하반기에 진행될 것이다.

    금년에는 민주노동당이 이야기하는 혁신, 당의 새로운 정립 이런 것들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통합 인사와 계급정당에 기반한 대중화가 혁신의 핵심이다. 그런 기초 위에서 대선 후보가 가시화되고 했으면 좋겠다. 금년에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혁신에 주력하자는 것이다.

    대선후보 "나는 안한다"는 말은 예의가 아니다

    -당 대표가 직접 대선 후보로 출마할 생각은 없나.

    =내가 당 대표든, 누가 당 대표든 당 대표의 임무 중에 그것은 항상 있는 것이다. 나중에 하든, 안하든, 되든, 안되든 일정한 책임은 있다. 한다, 안한다 표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보고 여러 과정 속에서 내 자신의 임무와 역할도 주어지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 이야기되는 누구든 ‘나는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인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아직까지는 내 의견을 말씀드리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로 신중해야 된다는 생각이고 여러 가지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내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당이 이번에 논의하는 혁신적 과제들은 지금까지 10년간 해왔던 과정을 종합해서 향후 10년을 규정하는 것이다. 때문에 진행과정이 좀 더디고 갑갑하더라도 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한두 번 이야기해서 해결되는 혁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성급하게 할 수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당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또 그 과정에 많은 의견도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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