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용역경비끼리 폭력 과정서 1명 숨져
    2006년 06월 13일 1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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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기 위해 하이닉스 회사가 고용한 용역경비 사이에서 폭력이 벌어져 한 용역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청주시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35분, 하이닉스 사설경비원들의 숙소인 청주시 흥덕구 복대1동 모 호텔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사설경비원 김 모씨(29)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식당 주방에 있던 과도를 들고 모텔 주차장에 있던 용역직원 10여명에게 칼을 휘둘렀다. 용역업체 팀장인 천 모씨(32)를 비롯해 이들이 김 모씨를 땅바닥에 누르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김 모씨가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돼 숨졌다.

천 모씨 등은 숨진 김 모씨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땅바닥에 머리를 박아 숨졌다고 밝혔으나 또 다른 동료는 김 모씨가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숨진 김 씨의 친구 10여명이 이날 흥덕경찰서 앞에서 정확한 수사를 촉구했고 유족들은 ㅎ병원 영안실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2004년 12월 25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직장폐쇄를 단행해 200여명을 길거리로 내 몬 하이닉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막기 위해 1년 6개월이 넘도록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600명까지 수백명의 용역경비를 고용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하이닉스는 지난 5월까지 ㅇ용역업체 소속 200여명의 용역경비를 고용해오다 지난 5월 23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 점거농성에 들어가면서 1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하면서 회사는 공장 담벼락에 5m 간격으로 용역경비를 배치해 철통같이 공장을 방어해왔다.

용역경비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려

회사는 용역경비 300명에 대해 1인당 15만원씩 하루 4,500만원에다 식비와 숙박비를 포함해 매일 6천만원, 월 18억원 가량을 용역경비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 해 5월 발표한 호소문에서도 "하청노조의 시위 때문에 용역경비 투입비용, 대체인력 투입비용 등 모두 421억76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숨진 김 모씨는 ㅇ용역업체 상용직 직원이 아니라 일이 많을 때에만 출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인원이 300정도 되니까 용역들 끼리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하이닉스는 자기들이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고 있지만 불씨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해 1조 8천억원의 순이익을 남긴 하이닉스 회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용역경비를 통해 해결하려다 이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게 된 셈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문종극 수석부본부장은 "하이닉스 사측이 비정규직 노조를 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용역경비를 쓰면서 젊은 친구들이 타 지역에 와서 험한 일을 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용역경비들도 우리랑 본의 아니게 대치하고 있지만 하청조합원들이나 그 친구들이나 똑같은 선의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이닉스는 이런 비극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빨리 하이닉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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