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한 휴업’
변화의 바람이 한국에도 닿을까?
[에정칼럼] 스웨덴 10대 툰베리가 시작한 캠페인
    2019년 02월 15일 10: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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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한 여성이 전 세계 정부 관계자들을 앞에 두고 발언대에 올랐다. 그녀는 ‘Climate Justice Now’를 대표해, 소수의 부를 위해 다수를 희생하고,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파괴하는 현재의 시스템과 이 시스템을 만들어온 기성세대를 비판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했던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2003년생 스웨덴 기후변화활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였다.

툰베리의 연설 모습(유투브)

툰베리는 기후변화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이 현상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 실존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도 않을뿐더러 정치인들은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와 스웨덴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의 본보기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매년 1인당 1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기에 스웨덴의 정책은 충분치 않다고 툰베리는 생각했다. 그래서 툰베리는 2018년 8월부터 9월에 열릴 스웨덴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도록 촉구하기 위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school strike for climate)’이라 적힌 피켓을 들었다. 총선이 끝날 때까지 매일 직접행동을 한 툰베리는 총선 후 매주 금요일마다 피케팅을 지속했다.

툰베리가 휴업을 시작하자 많은 언론이 툰베리를 취재했고, 툰베리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 캠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먼저 호주로 번졌으며,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독일, 스위스, 벨기에, 핀란드 등으로 이어졌다. 호주에서는 총리가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한다고”고 발언했지만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다. 벨기에에서는 5주째 매주 목요일마다 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휴업은 기획된 것이고 배후세력이 있다는 증거를 벨기에 정보당국이 가지고 있다고 잘못 발언한 벨기에 환경부 장관이 여론의 비판으로 사임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툰베리의 작은 몸짓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고, 이 흐름은 쉬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휴업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는 반응이 있고, 휴업하는 청소년들을 칭찬하고, 대견해하며,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반응도 있다, 또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시위나 한다며 비난하는 반응도 있다. 우리가 현재의 휴업을 의미 있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례 없는 조치를 요구하는 휴업에 동참해야 한다. 변화의 주역은 역시 미래세대라거나, 학생들이 해야 할 공부는 안 하고 시위나 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마치 방관자처럼 구는 것과 같다. 이는 우리가 빠져서는 안 될 덫이다.

주변의 여러 지인이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지 질문하는 것을 봤다. 입시 위주의 초 경쟁 교육 사회인 한국에서는 이런 휴업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문제를 일으킨 기성세대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라는 점에서 “방관의 덫”에 걸려드는 것과 같다. 휴업이 요구하는 것은 지금 당장의 변화와 기후변화를 막을 적극적 조치다.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누가 파업을 할 수 있을지 질문하기보단, 내가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어떤 조치를 요구할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이 기후변화에 책임이 없는 세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툰베리로 인해 변하고 있는 주변 어른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툰베리의 엄마는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 말레나 어만이다. 그녀는 딸의 활동을 보고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즉, 해외 공연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툰베리를 본 한 스웨덴 대체 교사는 기후변화를 위한 교사 파업이란 피켓을 들고 툰베리와 함께 피케팅을 했다. 2월 15일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영국의 경우 자녀를 학교에 보낼 법적 의무가 있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학교에 전하기도 했다.

변화의 바람을 맞이할 사람은 바로 우리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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