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돈 “자유한국당 내 일부,
    태극기부대를 새로운 주류로 생각“
    박지원 “자유한국당, 전두환 망령과 박근혜 굴레에 쌓여”
        2019년 02월 14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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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모독 발언을 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유예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민심 불감증’에 가까운 당 지도부의 이러한 태도가 당내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태극기 부대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당 지도부는 해당 의원들의 발언을 “다양한 의견”으로 치부하는가 하면,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유감”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 내에서 그 분들(태극기 부대)이 새로운 주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5.18 논란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근 6개월간 국회 의원회관 행사 중에서 청중이 많은 대표적인 행사에 자유한국당 행사가 많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태극기 성향의 청중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가 굉장히 잦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돈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문제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데,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지 않나. 그걸 못 지키고 자신감이 너무 넘쳐 흘렀는지, 이번에 이 건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우파) 포퓰리즘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것(우파 포퓰리즘)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자유한국당 내) 의원들이 절대 다수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거기에 대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자신 있게 no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그런 분위기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저런 분위기에서 당 지도부를 구성해봤자 금년 연말이나 내년 초 되면 총선 앞두고 나서는 비대위 말이 또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에 대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될 거라는 전망도 그러한 경향과 관계가 있다. (5.18 모독발언을 한 의원 3명을) 제명하든 못하든 자유한국당은 상당히 수렁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자유한국당, 전두환 망령과 박근혜 굴레에 쌓여”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은 시대적 요구를 완전히 저버리는 망발도 했지만 박근혜 탄핵을 무효화하고 소위 박근혜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전두환의 망령과 박근혜의 굴레에 쌓여 버렸다”고 질타했다.

    5.18 모독 발언을 대하는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태도도 문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 윤리위에 ‘셀프 징계’를 요청하는가 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유감”이라고 말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이건 어설프게 (변명)한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당대표로서, 원내대표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모독 발언을 한 3인과) 같은 아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제명을 절대 못할 것”이라며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나 나경원 원내대표, 이 사람들 자체가 반시대적, 반역사적, 반사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돈 의원도 김 비대위원장과 나 원내대표의 해명, 수습과정에 대해 “표현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자기가 책임이 크다고 느끼면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정당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당 윤리위에 부탁하고 그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은 우습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 개입이 있냐, 없냐의 문제는 해석이나 평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문제와 해석 문제를 완전히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다음날 논란이 커지니까 ‘유감’이라고 했는데 정확한 국어 표현에서 유감 표명은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자신의 불편한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5.18 희생자나 희생자의 가족들에게는 유감을 표명하는 게 아니라 죄송하다고 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의원은 김진태 의원 등 3인에 대한 제명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이런 모습에 대해서 말은 안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내에) 상당히 많다”며 “무기명 표결이니까 본회의에 일단 상정만 되면 근소한 표차라도 제명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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