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과 오세훈, 양강 대결로
    자유당 대표 후보 줄줄이 불출마 선언
    홍준표 이어 정우택·심재철·안상수도 출마 포기 선언
        2019년 02월 12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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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후보자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밝힌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2일 출사표를 던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2일 당대표 후보 등록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번 5.18공청회 사태에서 보듯 자유한국당은 과거회귀 이슈가 터지면 수습불능이 될 정도로 취약한 정당”이라며 “보편적인 국민 정서까지도 무시한 채, 무모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정당이 돼버렸다. 제가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당의 역주행을 막아내겠다.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보수대통합을 이뤄내 정권을 심판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전 시장을 포함해 홍준표 전 대표, 정우택·심재철·안상수·주호영 의원 등 6명 후보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전대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구, 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대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말 고뇌하고, 고민해 이 자리에 다시 섰다”며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들에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당과 보수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오 전 시장이 전대 보이콧 입장을 단 며칠 만에 접고 다시 출마 선언을 한 것을 두고 벌써부터 말이 나온다.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국민들 앞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전당대회를 연기해 달라. 연기 안 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놓고 슬그머니 또 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라며 “(전대 일정 요구가) 안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말을 안 해야지, 안 받아주니까 할 수 없이 하겠다고 하는 건 국민들 앞에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에 이어 정우택·심재철·안상수도 불출마 선언
    “오세훈으로 단일화는 아냐”

    전대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후보자 6명 중 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 불출마를 선언했고, 정우택·심재철·안상수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주호영 의원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전대 후보 마감은 이날 오후 5시까지다.

    정우택 의원은 입장문에서 “더 이상 대표 경선에 연연하는 것은 당의 대표 선출에 누를 끼칠 수 있고, 당원과 국민들의 성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돼 대표 경선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당이 총선승리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밀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도 “오늘 출마 의사를 철회한다”며 “새로 선출될 당대표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당을 개혁하고 공정공천으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은 “저는 오늘 전당대회 당대표를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당이 수권정당으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정통보수정당으로 거듭 나는데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전대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까지 했으나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변경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후보들의 낙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역시 불출마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상수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6명이 공동보조를 취했던 건 우리 입장이 옳다고 보고 그것을 지도부에서 받기를 원한 건데 지도부에서는 그것을 받지 않으니까 (보이콧한 6인) 각자 개인의 어떤 입장이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맞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 의원은 ‘각자도생’일 뿐, 오 전 시장에 대한 단일화 차원의 불출마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전 시장에 힘을 모아주는 일종의 단일화도 하지 않기로 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안 했다”고 답했다.

    박관용 “이런 정당, 이런 정치인들 한심스럽다”
    안상수 “박관용 아들 공천 의혹…총선 공천 때 되면 알 수 있을 것”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전대 일정 변경을 요구할 경우 선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초강수까지 뒀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전대는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박 선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전당대회 날짜를 바꿀 수 없다”며 “전대 홍보를 진정으로 걱정해서 그분들이 연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후보자 6인이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전대 연기를 요구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1~2주 연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선거운동을 좀 더하겠다는 얘기인지는 모르겠다”면서 “선거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모두가 이해 없이 합의된 일자는 지켜나가는 것이 원칙이고 국민에 대한 신뢰고 도리”라고 말했다.

    특히 전대 일정 연기를 강하게 반대했던 박 선관위원장에 대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이런 정당 이런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것이 한심스럽다”고 질타했다.

    홍 전 대표 측근인 강연재 변호사는 박 위원장이 아들의 공천을 위해 황 전 총리에 유리하게끔 예정대로 전대 일정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저는 그렇게는 생각을 안 한다”면서도 “그런 얘기가 소문으로 있는 건 들어봤다. 내년 우리 당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면 그런 일이 있는지 알게 될 것”, “우리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다”며 박 위원장 아들 공천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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