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준법경영이 신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사관계 정상화부터”
노동자들 “부당노동행위로 기소, 2년 전 임단협 체결도 끝나지 않았으면서”
    2019년 02월 11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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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11일 만료되면서 경영복귀설이 나온다. 방위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자들은 김승연 회장이 경영복귀에 앞서 노사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는 11일 오전 종로구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부담을 덜고 경영 복귀를 모색하는 김승연 회장이 무엇보다 먼저 해결할 것은 한화그룹의 노사문제”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전에 회장의 경영복귀를 노동자들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금속노조

한화그룹은 지난 2015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한 후 한화테크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한화디펜스로 등으로 회사를 분할했다.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은 회사 매각을 앞둔 2015년 노조를 만들어 금속노조에 가입했고, 현재도 삼성테크윈지회라는 노조명을 유지 중이다.

K-9 자주포, 항공기 엔진 등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업체 노동자의 파업을 제한하는 노조법’과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단일화’를 적극 활용해 이중, 삼중으로 민주노조를 무력화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지회가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회사는 이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을 회피했다. 지회에 파업권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교섭이 1년 이상 장기화되자 회사는 복수노조 제도를 활용했다. 기업노조가 다수일 때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근거로 기업노조와만 교섭을 벌이는 반면, 민주노조가 다수 노조일 때는 양쪽 모두와 교섭을 하는 방식을 썼다.

한화는 현행법을 악용한 노조탄압과 동시에 직장 내 괴롭힘, 차별적 고과평가, 잔업·특근 강제 동원과 배제, 현장관리자 포섭과 조합원 탈퇴 종용 등 부당노동행위까지 벌였다.

한화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지난해 12월 31일 창원지검은 사측 관계자를 기소하기도 했다.

지회는 “삼성에서 한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부터 한화의 무책임 경영까지 모두 겪고 있다. 한국 재벌의 모순이 이토록 응축된 기업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행유예가 만료돼 경영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2일 신년사를 통해 ‘국제기준에 맞는 준법경영’, ‘신의에 바탕을 둔 정도경영’ 등이 자신의 신념이라고 소개했다.

지회는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당한 회사가 국제기준에도 못 미치는 노사관계 속에서 2년 전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하는 신뢰 관계가 한화의 현주소”라며 “2017년과 2018년의 임단협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말장난”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이 노사관계에서만은 예외인지 아닌지 본인의 결단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며 “꼬일 대로 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전에 회장의 경영복귀를 노동자들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김승연 회장의 결단을 거듭해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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