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2006년 06월 12일 06: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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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권영길 새 의원단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주노동당이 진정한 서민경제 마스터 플랜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선수를 쳤지만 어떤 정책과 법이 진정으로 서민 경제를 위한 것인지를 민주노동당이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다.

    권영길 새 의원단대표는 12일 선출된 직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노동당 제2기 원내대표직을 맡으며 참으로 많은 고민들을 했다”면서 “원내대표직을 맡게 된 지금 당의 대표직을 맡았을 때보다도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10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2004년 4.15 총선까지 당 대표를 맡은 바 있다.

    권 대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가 민주노동당의 최고 의결기구이지만 원내 활동을 얼마나 활발하게 잘 하냐에 따라 당의 앞길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원들과 당을 아끼는 국민들과 함께 민주노동당을 더욱더 강화·발전시키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민주노동당 새 원내대표단이 12일 선출 직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최순영 수석부대표, 권영길 의원단대표, 이영순 공보부대표

    권 대표는 “새 원내대표단이 출범하면 일성으로 서민경제 마스터 플랜을 원내 차원에서 마련하고 발표할 생각이었다”면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첫 머리에서 말씀하셔서 선수를 쳤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거면 순서가 뭐가 문제겠나”고 말했다. 대신 “어떤 정책과 법이 진정으로 서민 경제를 위한 정책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인가 하는 것을 민주노동당이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도 권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노동자, 농민, 서민과 함께 하지 않는 정당, 함께 하지 않을 정당, 함께 해갈 수 없는 정당”이라면서 “민주노동당이 서민의 마지막 희망이고 보루가 돼야 한다”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앞으로 민주노동당의 원내 활동과 관련 주요 현안으로 권 대표는 비정규법안, 한미FTA 협상, 평택 문제 등을 지목했다. 권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정부 여당이 제출한 비정규법안을 저지한 것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올바른 법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원내대표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가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FTA에 대해 “1차 협상 결과는 수용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원내에서 정책적 활동을 통해 한미 FTA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국민들에게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택 문제와 관련해서도 “단순히 평택 대추리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연계된 미군기지 확장이전 문제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이 표방한 ‘거대한 소수’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실질적으로 무엇이 거대한 소수인가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원내 입법활동, 정책활동, 그리고 열린우리당·한나라당과 논의의 장에 있어서 민주노동당이 9명 의원의 수를 넘어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그렇게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년간 원내 활동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 질문에 권 대표는 “민주노동당 의원단의 장점이기도 하고 결점이기도 한 것은 너무 직접 민주주의에 충실하다는 점”이라면서 “독자적인 생각을 추진하고 독자성을 발휘했어야 했다”고 평했다.

    또 원내와 중앙당의 소통과 관계에 대해서는 “중앙당과 소통이 잘 안된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면 당연히 바로 돼야 할 것”이라면서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보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향후 대선 출마 시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금 발표하기에는 너무 값싼 것 아니냐”고 답변을 미뤘다. 이와 관련 의원단에서는 의원단대표가 대선 후보에 출마할 경우 새 대표를 선출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는 논란 끝에 이러한 의원단의 결정은 인정하되, 당의 대선후보 방침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당이 판단해 결정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순영 수석부대표와 이영순 공보부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했다. 최순영 수석부대표는 “수석부대표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2년 동안 민주노동당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야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심상정 수석부대표가 역할을 잘 해왔고 길을 잘 닦아왔다”면서 “그 자리를 조금이라도 손실 없이 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 의원은 권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았던 시절, 여성 부대표로 당 활동을 시작했다.

    이영순 공보부대표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들의 선입견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당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당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을 해소하는데 공보부대표로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서민 정책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알려내는데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공보수석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잘 해내 민주노동당이 대중적인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원내대표단은 내일 오전 9시 의원대표단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돌입하며 향후 2년의 임기 동안 민주노동당의 원내 입법과 교섭활동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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