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금 1조300억원 선
정욱식 “한·미, 상식적 대등한 관계 아직 멀어”
    2019년 02월 08일 12:3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사실상 타결돼 이르면 이번 주말 가서명할 예정인 가운데, 인상액과 협상 기간 등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1조300억 원 선이다. 유효기간은 1년. 지난해보다 약 900억 원 증액된 액수다. 당초 미국은 약 1조 1200억 원에 1년 단위 협정을 요구해온 반면, 우리 측은 1조 원을 상한선으로 5년 단위 협정을 제시한 바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불용액이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용처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또 다시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8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동맹관계도 중요하지만 (한미가) 상식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가는 데에 있어서 아직까지 ‘갈 길이 멀구나’라는 생각이 총체적으로 든다”고 말했다.

정욱식 대표는 “금액이 늘어나고 줄어들고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미국은 이미 한국이 주는 돈도 다 쓰지 못해서 상당한 불용액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용처에 맡게 예산을 편성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다. 그런데도 미국은 ‘무조건 올려 달라’,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다’ 이런 식으로 나와 요구사항이 상당히 관철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 대표는 “1조 원이 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했음에도 그것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우리 법과 국민들의 상식에 맞게 재조정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방위분담금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남아도는 돈으로 사드 기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쓴다든지,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와 같이 이른바 전략자산의 전개비용으로 사용한다면 남북관계 또는 주변국 관계와 미칠 영향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고 우리한테도 전략적으로 부담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방위비분담금의 투명성을 증대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분담금 규모에서 미국이 양보하고 우리 측에서 유효기간을 양보한 타협안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선 “정확히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고 전례를 보더라도 최대 1조 원까지 불용액이 지속된 경우도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상규모에 있어서) 미국의 요구가 100%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측이 선방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기 이전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결과”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미국의 요구가 적절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혹시 주한미군을 대폭적으로 줄이거나 철수시키지 않을까하는, 일종의 공미증이 있다”고 했다.

또한 “국내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 그 이상으로 오히려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이번에도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그런 것들이 나타났고 이런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미국이 무리하게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것에 대해 국내 정치에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을 시범 케이스로 삼아서 일본, 독일 이런 나라들을 상대로 해서 방위분담금을 대폭적으로 올리려고 하는 그 시도를 할 것”이라며 “어떤 부분들에서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의 최대치가 나온다고 한다면 그걸 내년 대선 때 최대한 활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