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노동협정'은 로드맵으로 완성된다
    By tathata
        2006년 06월 12일 0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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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노동자에게는 ‘쓰나미급’ 구조조정이 몰려 올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농업, 서비스 등은 물론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부문에서조차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노동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동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보다 기술력이 미흡한 자본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대규모의 자본으로 통폐합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자본이 취약한 중소 영세업체의 몰락을 동반하게 되고 비정규직 불완전 고용은 확산될 것이라는 암울한 보고다.

    금속연맹이 오는 13일 ‘한미FTA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는 한미FTA가 노동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승협 중앙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이 발제를 맡았다.

    협정문 ‘노동장’ 유명무실한 선언에 그쳐

    이 교수는 한미 양국이 맺은 노동협정문은 유명무실한 구호에 그치고 실제로는 노동시장 재편 의도는 로드맵 속에 내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미국은 한미FTA를 체결하더라도 노동조건 보호에는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FTA협정문의 노동장(Labor Chapter)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승협 교수는 다시 한번 FTA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협정이 아니라 교역확대, 투자보장을 위한 협정임을 강조한다.

    이 교수는 ‘노동장’이 선언적 의미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협정문은 국제노동기준이 국내법에 인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strive to)라고 서술돼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구속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노동분쟁이 발생할 경우의 절차 또한 이의제기 → 양국정부간 합의→ 중립기구를 통한 시정권고 →제재 조치 (1,500만달러 이하의 벌과금)로 돼 있으나, 나프타가 지난해 6월까지 이의제기건이 34건에 불과한 것도 이 절차의 유명무실함을 역설하고 있다.

    ‘노동장’이 실효성 없는 선언이라는 주장은 미국 노동계의 대응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당시에 미국노총이 “노동권 보호조항이 포함되면 체결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 찬성의사를 나타냈으나, 나프타가 실제로는 미국 노동자에게 실질임금의 하락, 불안정한 고용 등 악영향을 미친 것이 확인되면서 미국노총이 한국의 노동자와 함께 “나프타를 모델로 한 현재의 FTA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한 것도 이를 확인해 준다는 것이다.

    핵심은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완성된다

    한미FTA의 ‘실질적인’ 노동협정은 노사 관계로드맵을 통해 실현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주한미국 상공회의소가 올 3월에 발표한 정책보고서에서 한미FTA 체결에 대비해 요구한 노동유연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 도입, 쟁의행위 대체인력 투입 등이 그것이라는 것이다. 로드맵의 정리해고 요건 완화,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조항 신설, 쟁위행위 찬반투표 요건 강화, 단협효력 연장 제도 등은 노동시장 개방에 따른 구체적인 제도 정비라는 것이다.

    미국이 국제노동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ILO 기준도 실은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강제 노동금지, 최저임금 보장, 노동시장, 산업안전 확보 등 ‘개별적 노동관계’에 국한되고, 노동 3권 가운데서도 단체행동권을 제외한 사항이 같은 맥락이다. 

    집단적 노사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은 한미FTA 노동협정이 담지 못하는 내용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가 올해 안에 노사관계 로드맵을 입법화려는 계획은 한미FTA의 체결과 맞물려 노동관계법의 재편을 위한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내수경제 악화 · 불안정한 고용의 확대

    정부는 한미FTA로 수출증대 등 경제성장을 통한 고용창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 교수는 미국의 주주자본주의로는 결코 이를 실현시킬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수익이 투자확대 쪽이 아니라 배당이익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배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는 내수경제 활성화와 고용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프타 이후, 멕시코의 경제구조는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미국시장 지향의 노동집약적 생산기지로 변모됐다. 멕시코의 경우 1994년 이래 총 1,40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으나, 대외의존도는 80%로 치솟고, 실업률은 9.7%에서 15.1%로 증가했으며, 금융업의 90%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 ‘저임금노동의 경제’로 경제 구조가 변질됐다고 이교수는 지적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 밖에도 백일 울산과학대 교수가 ‘한미FTA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자동차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제했다. 공청회는 13일 오후 2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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