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남발 민주노총 '양치기 소년'될라
By tathata
    2006년 06월 09일 03: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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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로드맵을 저지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오는 21일로 예고돼 있지만, 총파업 준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총파업’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5월 2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오는 6월 말경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회의의 로드맵 합의안의 국회 입법화를 반대하는 총파업을 21일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23일 노
  사관계 로드맵을 저지하는 총파업을 결정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당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불참을 결정하기로 한 만큼 총파업을 책임 있게 조직하여 투쟁을 집중하자”며 6월 총파업 실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일부 중집위원들은 “대의원대회 일정을 감안하여 21일에 실시하자” 고 의견을 제출했고, 논란도 이견도 별로 없이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총파업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노사정 대화에 불참하는 대신 총파업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노사관계 민주화 방안을 쟁취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최승회 민주노총 사무차장은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최종합의가 6월 말로 예정돼 있어 총파업 일정을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서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총파업 열흘 앞두고 준비는? “거의 안 해 ”

하지만, 총파업을 불과 열흘 여 앞둔 현 시점에도 민주노총과 주요 연맹들은 총파업 준비를 거의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총파업을 성사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양태조 민주노총 조직국장은 “현장 동력이 거의 없어 총파업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주요 연맹들의 임금, 단체교섭 시기가 6월 말로 예정돼 있어 파업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속연맹은 오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산별노조 전환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예정하고 있어 총파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 개최 전까지 조합원들을 교육하고 선전해야 할 절박한 과제가 있어, 여기에 총파업이 겹쳐지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유호 금속연맹 조직실장은 “총파업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으며, 산별전환에 조직력을 총집중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두혁 금속연맹 부위원장도 “6월 총파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워 7월로 총파업을 연기하는 방안을 중앙위 안건으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속, 총파업 시기 연장 방안 중앙위에 낼 예정

사무금융연맹 또한 6월말에 임단협을 예정하고 있어 총파업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총파업 조직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임단협이 6월 말로 예정돼 있어 총파업을 위한 조건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 또한 “지난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이후 정부의 공무원노조 탄압이 극심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공공연맹은 7월초에 (사회공공성 강화와 공공기관 민주화 쟁취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6월 총파업은 투쟁 시기나 방법을 열어놓고 재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했다. 양 위원장은 또 “지난 중집에서는 6월 말경으로 총파업을 결정했을 뿐 구체적인 날짜는 못박지 않았다” 고 말했다.

"파업 날짜 못 박았다, 아니다" 회의결과 두고도 서로 다른 해석 

하지만 당시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여했던 윤영규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김명호 기획실장 등 민주노총 집행부는 “6월 21일 총파업으로 정확히 못박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조준호 위원장이 날짜를 명시해 결정을 내렸으며, 중집 속기록에도 기록돼 있는 것은 물론 21일 총파업으로 공문이 이미 내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총파업이란 중요한 결정을 하고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해 또는 해석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총파업 결정을 내린 주요 지도부들이 보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결정내용을 공유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총파업이란 ‘엄청난’ 결정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주노총의 주요한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 총파업에 대한 내용 자체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함께 주요 연맹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총파업은 사실상 ‘무산’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중집에서는 왜 각 연맹 내부 일정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총파업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을까. 당시 중집위원들은 대부분 별다른 이견을 제출하지 않은 채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실행이 뒤따르지 않아 ‘결정과 책임’이 따로 놀고 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선언하지만 일부 언론으로부터 ‘양치기 소년’이라고 비난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 ‘양치기 소년’ 비난 소지 제공해줘

조합원 또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총파업 지침을 내려도 단위노조는 실행하지 않아 ‘손과 발’이 엇나가는 일이 되풀이고 있는 것이다. 서보연 현대자동차노조 대협실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두 차례에 걸쳐 비정규법안 강행처리를 반대하는 총파업 지침을 내렸고, 현대자동차노조는 이를 모두 실행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의 잇단 ‘(총파업) 공수표’에 많이 지쳐있다. 개별 사업장의 일정과 주체적 역량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총파업 지침은 현장에 녹아내리지 못하고 조합원들의 불신만 키우는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총파업을 하는 당위성조차도 알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내부 불만이 엄청나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 12일에도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FTA 2차 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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