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태 구속영장 청구
    직권남용 등 혐의 40여개
    '재판거래·사법농단' 몸통, 첫 소환조사 한 지 1주일 만에 영장 청구
        2019년 01월 18일 04: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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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로써 양 전 대법원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1일 첫 소환조사를 한 지 1주일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 신분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게 이러한 ‘재판 거래’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받는 개별 범죄 혐의는 40개가 넘는다. 특히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이 같은 혐의를 박·고 전 대법관 등에게 단순히 보고를 받고 승인한 차원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 구체적이고 직접 관여한 정황도 확인했다.

    그가 저지른 가장 악질적인 불법행위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개입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이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내부정보를 일본 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앤장을 압수수색해 김앤장 변호사와 양 전 대법원장 간 면담 결과가 담긴 내부 보고문건을 물증으로 확보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법관 블랙리스트’에도 직접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사법행정이나 특정 판결을 비판한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고 이른바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문건을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문건 내용과 실행 등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구 통합진보당 재판과 관련해서도 재판부 배당에 개입하는 식으로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법원행정처는 2015년 11월 구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소송에서 사건번호를 미리 비워두는 방식으로 2심 재판이 특정 재판부에 돌아가도록 배당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양 전 대법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공작 사건,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천만원 조성 등 40개가 넘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 대부분이 헌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범죄인데다, 전·현직 판사 다수의 진술과 객관적 물증에도 양 전 대법원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점을 감안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3차례 피의자 신문을 포함해 전날까지 모두 5차례 검찰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첫 소환조사 당시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포함해 수차례 조사 과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무진에서 한 일”이라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법원의 신뢰도 회복은 양 전 대법원장 구속과 엄벌에서 시작”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하다”며 “다시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농단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 한참 전인데, 이제야 영장 청구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다”며 “이렇게 까지 늦어지게 된 것은 법원의 조직적인 방탄 행위가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영장 발부로 법원이 국민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귀담아 듣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법원의 신뢰도 회복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과 엄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하며,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민중당은 정론관에서 개최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영장청구는 끝이 아니라 작은 시작”이라며 “영장실질심사에서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적폐법관들의 노골적인 재판개입을 막아야한다”며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는 전 당원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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