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부업 해법, 법무부가 맞나 재경부가 맞나
By tathata
    2006년 06월 05일 07: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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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 5일 이자제한법을 부활해 연 40% 이내로 이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재경부가 ‘대부업 시장의 축소와 불법 사채시장 확대’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재경부가 사채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재경부와 대부업계의 입장을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보수 언론들도 법무부의 법안 부활 계획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개인간의 돈거래를 하는 경우 최고 연 40% 이내로 이자를 제한함으로써 고리사채업자가 천정부지로 이자율을 올려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법부무가 IMF의 요구로 1998년에 폐지된 이자제한법을 부활하려는 것은 제도권에 들어온 대부업체의 평균대출금리는 연 40~50%임에 반해, 사채시장의 평균이자율은 연 223%로 서민들의 고통을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경부 ‘대부업 양성화 ’가 아닌 ‘육성화’ 주장

하지만, 재경부는 법무부의 이자제한법 부활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 가운데 40% 이상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가 상당수 있는데, 이자제한법을 부활시키면 이런 금융기관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이렇게 되면 서민들은 오히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가지 못하고 사채시장으로 가게 돼 서민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도권에 들어온 대부업체들은 캐피털, 파이낸셜, 상호저축은행 등의 이름을 걸고 있는 영업을 하고 있는 곳들이다. 일반은행 대출금리는 연 4~19%이나, 이들 금융권은 캐피탈 · 신협은 14~40%, 상호저축은행 연 15~50%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한 예로, 시티 파이낸셜은 연 19.9~44.9%의 이자율과 연 31.9~54.9%의 연체이자율을,  GE캐피탈은 연 19~49% 이자율과 연 30~59%의 연체 이자율을 받고 있다.

재경부는 일반은행의 엄격한 대출심사로 인해 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 대부업체라도 찾게 해야 고리사채업자의 횡포로부터 막을 수 있다며 ‘대부업 양성화’ 를 주장하고 있다. 이자제한법을 부활하면 서민들이 사채시장을 찾게 돼 사채시장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자제한법 폐지 전 연 24∼36%였던 사채 금리는 폐지 후 연 223%(등록 대부업체 164%, 미등록 대부업체 282%)로 폭등했다. 대부업체 수도 90년대 중반 3,000여개로 추정되던 것이 현재는 3만 6,000여개(등록업체 1만 1931개, 미등록업체 2만 5000여개)로 늘었다. 사실상 사채시장 천국이 돼버린 셈이다.

장기적으로 대부업 이자율도 낮춰야

따라서 재경부의 이같은 주장은 현재 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으로 ‘대부업 육성론’이라는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은 “살인적인 고금리로부터 서민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자제한법을 부활하고 대부업체 허용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몰락한 서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서민은행 설립 등 서민금융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비정상적인 고금리 영업이 횡행하는 왜곡된 대부업 시장은 시급히 축소시켜야 할 시장이지 ‘활성화’해야 할 시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자제한법의 40% 제한과 마찬가지로 연 66%로 제한하는 대부업법 또한 개정돼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으로 가는 것이 서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난립 · 팽창하고 있는 고리사채시장을 축소시키기 위해서는 법무부가 제안한 이자제한법의 부활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일본은 출자법의 상한금리가 연 109.5%였던 시기인 1983년에 22만개에 달하던 대금업자 수가 상한금리가 연 29.2%인 2004년 3월에는 1만여개 업체로 감소했으며, 95년 3월 73조 3,933억엔에 이르던 대금업시장도 46조8,040억엔으로 축소됐다.

관리감독 의지가 없는데 실효성 탓하나

재경부는 이자제한법의 부활을 반대하는 근거로 실효성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법의 66%제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40%로 제한한다고 해서 문제가 나아지라는 보장이 없다”며 “법제도를 개선하기 보다는 현행법부터 제대로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재경부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은 관리감독에 나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실효성 운운하며 책임을 방기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각 주의 법으로 이자를 제한해 뉴욕은 연 6%, 캘리포니아는 12%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프랑스의 경우, 소비자법전에서 은행이 발표하는 시장평균금리의 133%를 초과하는 금리는 폭리대차 이율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금리규제를 위반한 자는 2년의 금고형 또는 30만프랑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독일은 시장평균금리의 2배를 넘는 이자약정은 폭리인 동시에 무효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재경부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외국의 입법사례와 비교해 볼 때 실효성을 실현할 의지가 없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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