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 식중독이 월드컵 시청 탓이라고?
        2006년 06월 23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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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급식 사고에 대해 급식위탁업체인 CJ푸드시스템 책임자가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무리하게 월드컵을 시청하고 등교해 탈이 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과 강기갑 의원은 23일 학교 급식 사고와 관련, 급식위탁업체인 CJ푸드시스템 인천물류센터와 급식이 실시된 계양여중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조사에는 식약청 경인지방청장, 식품안전팀장,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축산물감시과장 등 정부 관계자 4명과 CJ푸드시스템 대표이사 등 업체 관계자 3인이 함께 참석했다.

    이번 급식 사태의 원인을 묻는 현애자 의원에게 CJ 관계자는 “동일한 자재를 사고 당일 기업, 병원 등 타 기관에도 납품을 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사고가 없었다”면서 “아마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당일 새벽 무리하게 월드컵 시청을 하고 등교했기 때문에 탈이 났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현애자 의원은 현장 조사 후 국회 브리핑에서 “(CJ 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업체의 윤리 수준이 의심되는 한심한 인식”이라고 비난했다.

       
    ▲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오른쪽)과 이영순 의원이 23일 학교 급식 사고와 관련, 급식위탁업체인 CJ푸드시스템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 국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조사 과정에서는 CJ푸드시스템이 지난 3, 4월 식약청 식자재공급업체 합동단속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인천, 수원 물류창고가 ‘운반보존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삭자재 공급업체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식품안전관리망이 허술함을 보여준다”면서 “CJ푸드시스템은 이미 유사한 식자재 납품 사고로 3년 전에도 문제가 되었던 기업으로 당시 민주노동당에 고발을 당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CJ푸드시스템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소규모 업체여서 이들 업체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또한 CJ푸드시스템이 식자재 납품은 물론 급식 가공도 함께 위탁받고 있어 식자재의 입고단계에서 제대로된 검수가 될 수 없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현애자 의원은 이와 관련 일선 학교에서 급식의 위생상태를 관리, 점검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영세 납품업체를 포함해 일원화된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할 것을 식약청 경인지방청장에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이날 현장조사 후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3년 학교 급식 대란 때 불량식품을 납품한 CJ푸드시스템을 검찰에 고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위탁급식제도를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는 학교급식법 제정을 촉구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3년간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다”며 이번 사태가 ‘예고된 인재’였음을 강조했다.

    이영순 의원은 “위탁급식제도의 방치와 일원화된 식품안전관리체제 부재가 이번 ‘급식대란’이 발생한 근본문제”라면서 “식자재 납품업체, 정부의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은 물론 학교급식법 등 관련 입법에 손을 놓았던 정치권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학교급식법이 처리 되었다면 이와 같은 대형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관리감독 책임자와 CJ푸드시스템 등 관련 업체 책임자를 고발하고, 관련제도 정비를 위한 입법 등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 우리 학생을 식중독 대란의 위험 속에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면서 “거대 양당이 즉각 학교급식법 입법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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