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 여당-민주당 흡수, 신당 창당할 것"
        2006년 06월 03일 11: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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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건 전 총리가 구상하는 정계개편의 밑그림이 나왔다. 밑그림의 양쪽에는 핵분열을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있고 고 전 총리의 정치결사체인 ‘희망연대’가 중심에서 ‘실용개혁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노대통령 및 여당의 친노직계 세력은 ‘실용개혁세력’의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통과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과의 결별이 불가피하다면 흔쾌히 감수한다.

    안영근 열린우리당 의원은 3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런 개요의 구상을 풀어놨다. 그는 열린우리당 내 친고건파 인사로 분류된다. "중도개혁세력의 희망은 고건 전 총리밖에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고 전 총리가 7월 중에 결성하겠다고 밝힌 ‘희망한국연대’의 발족 준비 과정에도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러브콜을 받은 유력 대권주자 고건 전 총리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 의원은 ‘희망연대’에 대해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을 함께 아우르는,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하나의 정치적 결사체로 갈 수 있는 그런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현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통합론에 대해 "서로의 힘을 과시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통합을 하기 위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당에게만 통합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고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희망연대’가 주체적으로 나서서 왜 통합을 하는지, 또 통합을 해서 국민들에게 어떠한 모습, 어떠한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는지 미리 설정할 것"이라고 했다.

    고 전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당대 당’ 통합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희망연대’를 중심에 놓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의 일부 세력을 흡수한 후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함께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중도개혁실용주의 노선’을 제시했다. "소위 이념논쟁 그런데서 시간을 허비하거나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세력은 배제하겠다는 얘기다. 보수 언론과 자칭 ‘실용파’들에 의해 ‘이념논쟁’의 진원지로 손가락질 받는 쪽은 노대통령과 당내에서는 친노 직계파다. 이 말은 고 전 총리가 ‘통합’을 하더라도 노대통령과 친노 직계와는 다른 배를 탈 것임을 시사한다.

    "이른바 호남과 수도권을 연대대상으로 두고 친노 직계그룹은 그 연대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면 희망연대가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 거냐"는 손석희 진행자의 질문에 안 의원은 "일단 (친노 직계그룹을) 배제는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어진 유사한 질문에 대해 "결과적으로 따로 갈 수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 따로 가자는 입장은 아니다"거나 "(통합 과정에서) 여러가지로 마찰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의견, 마찰 과정에서 도저히 화해가 안 되면 그때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그렇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따로 갈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안 의원은 한나라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고 전 총리 영입론과 관련, "(고 전 총리의) 정치적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뜻"이라며 "(한나라당으로 합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심지어 "한나라당에 모시고 와서 소위 죽여버리겠다는 정치적…대권후보로서 성장력이 항상 1, 2위를 다투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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