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제2청사'를 아시나요?
    By tathata
        2006년 06월 02일 06: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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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청사’를 아시나요?

    민주노총이나 산별노조, 연맹 간부급 조합원들이 쓰는 말 가운데에는 ‘제 2청사’라는 말이 있다. 과천 정부종합청사? 물론 아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우성빌딩을 부르는 말이다. 이 빌딩에는 민주노총 소속 화학섬유연맹, 민간서비스연맹, IT연맹, 보건의료노조가 자리 잡고 있다. 민주노총이 들어선 대영빌딩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우성빌딩은 ‘제 2청사’라 불린다.

       
      ▲ 민주노총 ‘제 2청사’라 불리는 영등포동에 있는 우성빌딩. 서비스연맹, 보건의료노조 등이 입주해있다.

             

      

    누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제 2청사’라는 별명을 붙이기 시작했는지 대해서는 그럴싸한 ‘각종 설’이 나돌고 있다.

    이석행 전 사무총장이 대영빌딩에 이어 우성빌딩에도 민주노총의 4개 연맹이 들어서게 된 것을 보고 “그 빌딩 이름이 뭐였더라?”라며 머리를 긁적이다가, 빌딩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아 ‘제 2청사’라고 붙여졌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우성빌딩에 입주한 연맹 소속 활동가들이 단합대회 겸 체육대회를 열게 됐는데 체육대회 이름이 ‘제 2청사 체육대회’였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가설’도 있다.  

    이밖에 ‘소수 학설’로는 우성빌딩 소속 연맹들도 대영빌딩의 금속연맹, 전교조, 공무원노조와 같은 ‘대형 연맹’들처럼 조직을 늘려나가 ‘제 1청사’가 되자는 야심 찬 포부가 담겨져 있다는 이론이 있는데, 이 학설은 최근에는 운수노동조합추진위원회가 우성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다수 학설’로의 위상 강화가 기대되고 있는 중. 

       
      민주노총과 전교조, 공무원노조, 금속연맹 등이 입주한 대영빌딩
      
     

    또 ‘민중설화 기원설’에 입각해 무명씨 조합원이 심심해서 붙인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지금에 이르렀다기도 하고, ‘권력의지론’에 근거한 가설으로, ‘노동자가 힘을 길러 권력을 접수하자’는 민주노총의 권력의지가 반영됐다는 이론도 있으나 이는 아직 이설(異說)의 대접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누구도 제 2청사 명명의 기원에 대한 각종 학설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고, 자연스런 별칭으로 굳어진 그 명칭에 대해, 일부 ‘불순’ 세력들은 “우리가 무슨 정부기관이니 되냐?”며 볼멘소리를 하긴 하는데, 이들 역시 그냥 해보는 소리 정도.

    이런저런 사정에도 제 2청사라는 용어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내통하는 은어로 자리잡아, ‘신참’ 조합원이나 아직 민주노총이 낯설은 이를 가려내는 특수 감식 기능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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