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화진흥원 산하 손말이음센터
    수화 중계사 대량해고···노조 괘씸죄?
    노조 지회장, 같은 날 장관 표창 선정 문자와 해고 통보 문자 받아
        2019년 01월 03일 01:2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수어통역기관인 손말이음센터 중계사들이 새해부터 대량해고 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3단계 걸친 시험 과정에서 중계사 34명 중 16명이 해고됐고 이 중엔 노조 지회장 등 조합원이 다수 포함돼있다.

    손말이음센터는 전화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설립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수어통역과 문자중계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그동안은 진흥원이 KTcs라는 업체에 위탁해 운영해왔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진흥원이 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중계사들을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8년째 손말이음센터에서 수어통역을 해온 황소라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오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은 후, 같은 날 오후에 해고통보 문자를 받았다.

    황소라 지회장은 정규직 전환 시험 절차, 평가 기준 등 모든 것이 부실 그 자체라고 밝혔다. 황 지회장에 따르면, 1차 시험은 시험 바로 전날인 12월 18일에 문자로 통보됐고 최종 면접은 올해 1일 정규직 전환 마감을 5일 앞두고 치러졌다.

    황 지회장은 3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환시험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최종 전환시험이 무기계약직 직접고용이 예정된 1월 1일 불과 5일 앞둔 27일에서야 이뤄졌다. (지회는) 진흥원이 의도적으로 시험과정을 지연시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전환 테스트 내용 자체도 실제 중계(업무)와 무관했다”고 말했다.

    1차 시험은 중계 업무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타자 속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응시자가 직접 스크린샷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험 감독관이 평가 기준을 통과한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저장하지 못한 응시자는 시험에서 탈락했다.

    황 지회장은 “한글 타자수와 정확도 기준을 달성한 중계사가 저장하기가 어려워서 감독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감독관이 두 명이나 있었음에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수능시험에서 감독관이 수험생의 불편과 OMR 카드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즉각 실행하는 것처럼 해야 하는데 진흥원의 대안 및 준비 미비를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 결국 실업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면접으로 진행된 2, 3차 시험의 기준도 모호하다. 황 지회장은 “‘공공기관 직원의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면접자 4명이 모두 동일한 답변을 했으나 그 중 2명만 합격했다”고 전했다.

    수화 동시통역 업무 숙련자 채용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진흥원이 논란이 제기될 만한 전환 시험을 3차례나 진행한 데엔 ‘노조 찍어내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도 나온다.

    황 지회장은 “노조를 만들면서 2017년 국감에 출석해 내부고발자 형태로 센터의 문제, 성희롱, 갑질, 배임횡령 등의 발언을 했다. 그 당시 여야 의원들이 진흥원을 크게 질책했고 상시 지속적 업무를 하는 중계사를 직접 고용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이 노조에 대한 괘씸죄를 문 것이라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맞다”며 “사측에서는 전환과정에서 중계사의 의견을 반영해 탈락시키는 시험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론 그 말과는 전혀 정반대였다. 진흥원을 믿고 이렇게 했는데(시험에 응했는데) 지금 바보가 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