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아주 철학적인 대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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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02일 1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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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2007, 2008, 이 연이은 3년은 한국 근현대사에 보기 드문 정치의 연속이다. 정치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로야 어떻든 2002년 대선이 끝나고부터 이 정치의 계절에 어떠한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그리고 어떤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386 양아치’들이 민주당을 깨고 나오기 전부터 그들도 이 시기를 염두에 두고 뭔가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구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도 뭔가 고민이 깊었을 것이고, 시민정치와 풀뿌리정치 그리고 녹색정치도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최소한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 움직여온 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된 공산당 하나 생겨났으면 좋겠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민주노동당이 이 시기에 나름대로 도약을 하기 바라고 나름대로는 제도 정당으로서 튼튼한 입지를 가지지를 바란다. 물론 그렇게 되면 부패도 할 것인지만 부패를 바라고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민주노동당이 유럽 사민주의 정도의 자리 잡힌 정상적인 정당으로서 입지를 가지기 바란다. 그리고 시민정당의 이름이 되었든 혹은 녹색정치의 이름이 되었든 어느 한 편에 또 다른 세력이 일본의 가나가와 네트워크처럼 지역정당의 모델이든 혹은 또 다른 형태의 한국형 녹색당이든 뭔가 하나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아주 솔직한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공산당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물론 내가 숨을 거두기 전에 이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나라에 공산당이 생길 수 있는 현실적 조건이라고 한다면 유럽의 사민주의 정당 혹은 사회당 정도의 정당도 생기고, 녹색당 비슷한 것도 하나 생기고, 충분히 다당제 사회로 진화하고 지금보다는 더 다양한 정치풍토가 생겨날 것이다.

    이런 작은 소망은 정치공학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종류의 생각일 것이다. 현실성이 있는가? 물론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 공산당이 생길 수 있다면 학자가 되고 싶던 꿈을 좀 접거나 멋진 이론을 만들고 싶었던 이론가로서의 소망 정도를 좀 접더라도 그렇게 괴롭거나 한 맺힌 인생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개방형 경선’에 유연한 입장 필요

    그냥 약간의 작업가설이라고 한다면 만약에 우리나라에 공산당이 생길 수 있을 정도의 사회적 여건이 생긴다면 지금보다는 우리 사회가 훨씬 더 합리적이고 더 많은 포용력 그리고 다양성을 갖추고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공산당이 생겨나거나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종의 역사를 보는 바로미터에 가까울 것이다. 하여간 이런 작은 소망을 가지고 나는 정치의 계절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나는 적녹연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든 혹은 ‘오픈 프라이머리’라고 부를 수 있는 개방형 경선에 대해서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철학이 유연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은 그 이상의 유연성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의 시민사회에서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는 대체적으로 세 가지 흐름으로 지난 3년간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민사회 정치세력화의 세 가지 흐름

    첫 번째 방식이 시민정당의 방식인데, 2003년도의 ‘천인선언’과 물갈이연대까지 그리고 지금은 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서울포럼까지의 일련의 흐름이 시민사회가 직접적인 정치세력화를 해야 한다는 논의였다고 할 수 있다. 비난도 많고, 현실적 장애도 많지만 하여간 공개적으로는 가장 큰 흐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의 맥이 끊겼는지 혹은 논의가 종료된 것인지에 대해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했던 역할은 실질적으로 없다.

    두 번째 방식이 풀뿌리 민주주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2002년도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시민사회에서 나름대로 직접 진출을 시도해서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하였지만, 중앙형 시민단체의 소위 ‘어드보카시’ 운동이 아닌 지역의 시민단체가 지역위회를 중심으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이러한 풀뿌리 방식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문제가 지역에 천착하는 일종의 ‘브나로드’의 기치 아래 87년 이후 지역으로 하방한 여러 세력들의 활동이 타격을 받은 것인가라고 평가하는 것은 좀 과도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어쨌든 지역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흐름 중에서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시민들과 호흡하며 대화를 만드는 것에 일종의 문제를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정당공천제라는 특수한 제도 앞에서 작은 시도들의 입지가 사라진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제도 때문이라면 제도를 개선하면 되는 일이기는 한데, 노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2006년 평가는 훨씬 어려워진다.

    정당 공천제 제도 앞에서 입지 어려우진 풀뿌리 조직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3년 동안 논의되었던 ‘지역당’의 흐름이 서 있을 공간이 급격하게 협소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당 논의가 잘못되었다고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맞아 보이지는 않는다.

    성남에서의 지역당 논의가 나름대로 무르익어 700명의 발기인으로 희망21이 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지역당 모델이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좀 어려웠지만, 막상 정당공천제가 도입되자마자 이 700명이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된 현실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방폐장으로 뜨거웠던 부안에서 직접 민주주의 모델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2006년을 역사적으로 돌아보면 가장 아쉬웠던 사건일 것 같다. 지역당의 철학적 논의와는 별개로 현재로서는 지역정당이 서 있을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

    한국에서 녹색당은 존재할 수 있나

    지역정당을 논의 구심점으로 2년 전에는 풀뿌리 단체들의 대거출마가 예상되기도 하고 나름대로 장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출마자 자체가 21명 수준이었고, 결과 역시 썩 좋게 나오지는 않았다.

    세 번째 방식이 녹색정치 혹은 한국형 녹색당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녹색당이 서 있을 공간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가치지향’의 정치화에 대한 풀기 어려운 몇 가지 논의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10명의 기초의원이 2명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방선거의 현주소이다. 과연 창당까지의 과정을 걸어갈 수 있을지 혹은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잘 풀기 어려운 질문들만 잔뜩 부여안게 된 셈이다.

    이런 몇 가지 요소를 가지고 2006년 선거가 종료되었다.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까지는 어쨌든 중앙정치의 정치 흐름이고, 이 속에서 시민사회와 풀뿌리 단체들이 어떠한 행보를 하고 어떻게 움직여나가거나 혹은 나름대로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전망하는 것은 아직은 다소 이르다.

    섣부른 민주대통합보다 민중 바램 실현하는 정치 프로그램을

    현재로서는 민주노동당과 이렇게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현실의 힘 혹은 잠재력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만나고 어떻게 관계를 맺고 남은 2007-2008을 통과하게 될 것인가가 주요한 질문이기는 하다. 섣부른 민주대통합이라는 기치보다는 진짜로 민중 혹은 시민 아니면 대중들의 바램을 어떻게 정치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고 실현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길게 정치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정치공학에 의한 판세 짜기와 수 싸움보다는 오히려 철학이 더 중요할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가장 큰 힘으로 작동하게 될 2007년 대선과 철학의 관계, 이게 2006년 지방선거가 남긴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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