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내 진출 2년 대안세력 평가 못받았다
        2006년 06월 01일 04: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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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1일 오전 긴급히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가 기대했던 목표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해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데 대한 질책이 있었다고 보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의 5.31선거 결과는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정당득표율 12.1%, 광역과 기초의원 81명 당선. 한나라당 초강세라는 외부 요인을 십분 감안한다 해도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 이후 처음 받는 평가라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충격이 적지 않다. ‘진보개혁 대표 교체론’을 외쳤지만 결국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한 민주노동당의 고민이 깊다.

    “민주노동당의 일정한 패배, 이게 맞다”

    선거일 하루 전인 30일까지만 해도 민주노동당은 정당득표율 15%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노동당은 당초 정당득표율 15% 돌파, 300명 공직자 탄생 등을 목표로 한 바 있다. 비록 울산 동구, 북구 구청장을 수성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전국적으로 최소 160명 이상의 후보 당선을 예상했다. 물론 당 일부에서는 지나친 낙관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우려했던 정도, 그 이상이었다.

    민주노동당 안호국 기획조정실장은 “마지막 주말을 지나면서 한나라당 상승세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하지만 한나라당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위기를 느낀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정부 심판론 속에 한나라당의 일방적 강세가 선거 초반 이미 굳어진 데다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의 여파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되면서 한나라당 득표율이 60%를 웃도는 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시장 민주당에 뒤진 것 예상치 못한 결과

    울산 북구, 동구 수성 실패는 물론 부산, 경남 지지율 답보 등 민주노동당 영남 벨트가 한나라당 광풍에 휩쓸렸다. 한나라당의 강세에 반발한 호남층의 결집은 민주당 지지로 이어졌다. 광주, 전남 지역 민주당의 강세와 더불어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박주선 후보가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를 제친 것 역시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1일 오전 열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물론 이번 지방선거의 일정 성과도 있었다. 광역비례대표의원이 당초 9명에서 10명으로 1명 증가했고 지역구 광역의원도 울산 뿐만이 아니라 경남, 제주 지역에서 당선됐다. 충남 등 민주노동당 공직자가 없는 지역에서도 기초의원 당선자들이 배출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45명에 비하면 81명 당선은 적지 않은 증가다. 정당득표율 12.1%도 2004년 총선 득표율 13.1 수준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문성현 대표는 이와 관련 “매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지난 총선에서 얻은 당의 지지도를 유지해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위상을 굳건히 유지한 것은 소중한 성과”라면서 “당과 당의 후보가 10%대의 득표력을 가지게 돼 민주노동당은 대선을 결정하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대 득표력 대선 결정력 가진 것"

    김기수 최고위원도 “이번 선거의 정치 지형으로 봤을 때 지역 후보들이 10%에 근접한 득표율을 보인 것은 그냥 흘릴 게 아니다”고 면밀한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당내 조건 때문에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추고 선거를 치르지 못한 점 등 몇 가지 짚을 문제는 있지만 800명 후보를 내고 전국 동시 선거를 경험했다는 것은 소중한 성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해삼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노동당의 일정한 패배, 이게 맞다”면서 “지켜야할 곳을 지키지 못했고 목표치 50%에 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당 내부적으로 평가하면 전 당원이 참여하는 지방선거가 참 안됐다고 후보들이 많이 이야기한다”면서 “선거운동에 결합한 당원은 10~20%로 여전히 후원회원성 당원이 많았다”고 밝혔다.

    홍승하 최고위원은 “선거 초반 상승곡선 그리다가 박 대표 피습으로 예상과 다르게 많이 패배했다”면서 “이 타격과 더불어 우리 내부의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예를 들어 경남 거창 같은 사건이 터져 나온 것을 들 수 있다”며 “전국적인 후보 검증 시스템에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삼 최고위원 "민주노동당의 패배다"

    심상정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서민경제 파탄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원내진출 2년 첫 평가에서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평가한 뒤 “정책적으로 미흡했고 소수정당으로서 스피커가 약했고 일상적으로 서민 주체와 결합력을 높이는 실천 결과도 부족해 반성의 지점이 있다”고 밝혔다.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패배’라는 말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원내진출, 지방선거 800명 후보 배출 등 당의 정치적 성장을 감안한다면 현재 정당득표율과 광역·기초의원 증가의 효과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선거운동 전반의 선거 전략과 중앙과 지역 선대본 사이 지원과 소통, 선거 위기상황에 대한 지도부의 대처 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한 선본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총선 이후 원내에 진출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있다”면서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지원이 아쉬웠다”면서 “언론이 집중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종철 후보가 양당 구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낮은 지지율을 보인 것은 전체 정당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의원단 지역 유세 등 중앙당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선거 초기 대응이나 선거 쟁점 형성 등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민 주체와 결합력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 찾아야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같은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노동당의 내부 혁신을 고심하는 한편 향후 정국 운영 과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선거 과정에 대해 평가가 나오는 부분들, 특히 거창 문제와 같은 사안은 이후 다반사로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당 혁신위원회, 이후 중앙위, 당 대회를 갖는 일정 속에서 긴급히 파악해야 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더불어 천 대표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민주노동당이 주장한 진보개혁 대표주자 교체론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해당 전략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향후 격변의 유동 상황 속에서 이것을 자임하는 게 맞는지 판단하고, 맞다면 내용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등 이후 집권 대안 세력으로서 내용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번 선거의 부진 원인을 정확하게 읽고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면서 “자기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심 의원은 “서민 경제 파탄에 대한 실질적인 비전을 마련해야 한고 주체세력 내부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서민 주체 세력과 결합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투표하지 않은 나머지 50%의 절망한 서민들을 위한 희망을 만들고 민주노동당이 대안으로 부각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계 개편 논란에 당의 대응 방침 있어야

    김기수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까지 우리 당이 의제의 중심에서 사라지면 안되는데 답답한 부분이 많다”면서 “여당이 정계 개편 같은 문제 가지고 갑론을박 하고 있을 경우 민주노동당은 정치적 의제에서 사라질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정치권 지각변동에 대응하는 당의 움직임 있어야한다”면서 “그럴 때 이번 지방선거의 12% 정당 지지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승하 최고위원 역시 “당장 여당의 정개개편 움직임에 따라 정치적 격변의 상황이 될 것인데 중앙당의 정치적 역할이 죽었을 때는 이것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선거 평가와 더불어 시급하게 상황에 대한 진단과 중앙당 역할 높이는 대안을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성현 당 대표는 “선거 평가, 향후 정국 대응 등 여러 사안들에 긴장감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오는 5일 최고위원회, 8,9일로 예정된 최고위원·의원단 합동 워크숍 등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 평가와 내부 혁신안 공유, 향후 정국 대응에 대해 집중 토론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6월 말 중앙위원회, 대의원대회를 통해 전당적인 토론을 펼쳐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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