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수 장관, "노조 생계형에서 권력형으로"
    By tathata
        2006년 05월 29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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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장관은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벌은 우리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고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라며 "기업이 잘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노동부 장관의 주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친기업적’ 견지에서 노동행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포부로 읽혀 앞으로 노사정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로 전망된다. 특히 취임 4개월여를 맞은 현 시점에서 취임 당시 ‘기업과 노조의 건전한 균형추의 역할을 하겠다’,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대화하겠다’던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비교해볼 때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노총은 제대로 하는데 민주노총이 문제"

       
      ▲ 이상수 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이 장관은 "과거의 노조는 생계형이었지만 지금은 권력화됐고, 노동시장도 양극화되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몫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이기주의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므로 대기업 노조가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게임을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양대노총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리며 "한국노총은 투쟁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 참여해 협력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투쟁의 외길만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기홍 전 장관은 (정부의) 기본적인 노동정책과 좀 다른 면이 있었지만, 김 장관이 들어서서 법과 원칙의 기조를 내세우며 흐름을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대환 전 장관의 노동행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노동행정도 과거에는 노사문제에 치중했지만 이젠 고용이 중심화두"라고 설정하면서, "(대통령은) 고용에 관한 한 노동부 장관에게 부총리급 권한을 주겠다고 공언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청년실업 문제는 각 대학이 ‘취업지원센터’를 만들도록 올해 100억원을 지원하고, 고령자 일자리 문제는 "임금피크제나 성과급제로 가아 한다"고 말했다.

    "권기홍, 두산중공업 중재는 잘못"

    국제노동기구(ILO)가 한국에 공무원노조의 가입 범위를 5급까지 허용토록 권고한 것과 관련, "노동부는 6급이 근로감독관으로 이들은 노사문제에 중립이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노사 자치와 자율은 중요하지만 노동부가 장막 뒤에 숨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권기홍 장관이 두산중공업에 내려가 교섭을 주도하는 식은 잘못됐다"고 노동부의 ‘적극적인 중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양대노총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의 한 고위인사는 "재경부 장관이 해야 할 말을 노동부 장관이 하고 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노동부는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익이 보장되고 불이익과 차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임무를 띠고 있다"며 "기업이 잘 되도록 하는게 임무라고 하는 것은 노동부 장관의 역할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가 권력화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노조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흠집 내려고 하는 심각한 수준의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권 장관이 두산중공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장기 노사분규 사업장을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노동부가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취임초기 당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에 노동부가 적극 해결에 나서겠다"고 한 바 있다.

    반면, 한국노총은 "코멘트 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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