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럽다! 스웨덴, "5년간 14개월↑ 일하면 정규직"
        2006년 05월 28일 1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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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세계 최고의 노조조직율. 스웨덴이다. 스웨덴의 최대노조인 금속노조 스테판뢰펜(45) 위원장을 26일 만났다. 그는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56%에 이른다는 얘기를 전해듣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게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면서 어떻게 회사 일에 충실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스웨덴 최대노조인 통합금속노조 스테판뢰펜 위원장
     

    그는 스웨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함부로 쓸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지난 4월 국회에서 "5년 내에 14개월 이상 일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고용안정법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또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산별노조와 노동자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당에 가입하고 보다 많은 간부들이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례회의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가 구속됐던 금속산업연맹 전재환 위원장 석방 소식과 한국의 지방선거에 노동자들이 만든 민주노동당이 활약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는 25일 입국해 금속산업연맹과 금속노조를 방문했고, 27일 민주노동당을 찾아 심상정 국회의원과 얘기를 나눈 후 오후 스웨덴으로  떠났다.

    – 스웨덴 금속노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 스웨덴 금속노조는 지난해까지 110개 지역지부 39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스웨덴 최대노조였고, 올해 1월 1일 화학, 유리, 고무, 건설자재, 섬유, 의학품 등 제조업 노동조합과 통합해 52개 지부 44만명으로 확대됐다. 제조업 노동조합의 대통합으로 통합 금속노조는 스웨덴 전체 제조업 노동자의 70%가 조직된 강력한 산별노조가 됐다.

    통합 금속노조 제조업 전체 노동자의 70% 조직율

    – 왜 통합이 필요했는가, 또 통합한 이후 대정부, 대자본에 대한 노동조합의 힘이 더욱 강해졌는가?

    = 두 개의 노조가 독립적인 능력이 있었지만 통합의 필요성이 강조됐던 이유는 사용자에 대한 대응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다른 노조가 따로 협약을 맺는 것보다 서로의 협약들을 비교해가면서 새로운 협약을 만들어내면 훨씬 유리한 협약을 맺을 수 있다. 또 제조업 전체 노동자의 70%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예전보다 더욱 강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런 목적이 달성됐는가?

    = 우선 정치력은 옛날보다 배가된 게 확실하다.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이 통합 금속노조의 의견을 훨씬 경청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들에 대한 힘이 강해졌는지는 내년이 첫 단체교섭이니까 곧 확인될 것이다.

    스테판뢰펜 위원장은 헤글랜드스(hagglunds)라는 기계를 제조하는 회사의 주물공 출신으로 1982년부터 지역지부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89년부터 금속노조 본조 중앙위원과 교섭위원으로 일했다. 이어 1998년 국제국장, 2000년 조직실장, 2003년 수석부위원장을 거쳐 올해부터 통합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 스웨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라고 들었는데 비정규직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 현재 15% 정도가 비정규직이다. 유럽 전체적으로 증가추세다. 노조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전혀 차별 없어

    –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데 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차별이 있는가?

    = 아무런 차별이 없다. 유럽연합에서 동일한 기준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럽 노동법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차별을 할 경우 정부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스웨덴에서는 산별노조와 사용자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임금, 수당, 초과노동 등 모든 부분에 대한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 단지 불안하다는 점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또다시 어디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 26일 오후 4시30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스웨덴 통합금속노조 스테판뢰펜 위원장이 금속산업연맹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회사가 비정규직을 사용할 때 어떻게 사용하는가?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한가?

    = 일단 기간제 노동자와 하청을 쓸 수 있는데 조건은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쓸 수 있는 권리는 있다. 퇴직을 해서 나가면 그 자리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원래 있는 정규직을 줄이면서 비정규직을 쓸 수 없다. 또 비정규직을 쓸 때는 노조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

    5년동안 14개월만 일하면 정규직되는 고용안정법 국회 통과

    – 국내법으로는 어떻게 보장되는가?

    = 한 노동자가 5년 동안 일한 기간을 다 합쳐서 14개월을 비정규직으로 일을 했을 경우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다. 고용안정법의 이 조항은 2007년 1월부터 시행된다. 14개월을 연속해서 일할 필요도 없다. 한달, 석달, 여섯달씩 일했더라도 합산해서 14개월을 넘으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회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6개월 일했던 그 자리에 9개월 동안 다른 기간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 그것도 이번에 통과된 법인가?

    = 그렇다.

    – 법안이름은 무엇인가?

    = 고용안정법의 조항 중에 하나다.

    – 없었던 것인데 생긴 것인가?

    = 예전보다 훨씬 강화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함부로 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한국의 비정규직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
     
    – 볼보자동차 회사의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은 어느 정도 되는가?

    = 정규직은 1만명 정도고 비정규직은 5∼6백명 정도 된다.

    – 현대자동차는 생산직 3만5천여명 중 1만명이 사내하청 형식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고 2∼3차 하청까지 포함하면 1만 5천명에 이른다. 30%가 훨씬 넘는다. 임금도 정규직의 절반도 못 받고 있다. 한국 노동자의 56%가 비정규직으로 사회의 심각한 문제다.

    = 우선 스웨덴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뭔가 고용의 방식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면서 어떻게 회사 일에 충실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또 생산량은 상승했다 하강했다 곡선을 그릴텐데 그럴 때마다 고용했다 해고했다 하면 회사가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가? 노동시간을 조절해서 이 문제를 풀면 된다. 생산량이 많을 때는 일을 많이 하고 적을 때는 적게 하면서 남는 인원을 교육과 훈련을 통해 대체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많은 비정규직을 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 스웨덴 사용자들도 비정규직을 많이 쓰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 물론 그렇긴 하지만 스웨덴의 사용자들은 30%까지 비정규직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생산성을 위해서도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용안정법이 없을 경우에는 당연히 확산될 수밖에 없다. 고용안정법이 비정규직 확산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봐도 노조와 정당이 연대해서 정치세력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산별노조가 노동자 고용 보장

    – 볼보 승용차부분이 폐쇄되면서 실직 노동자들이 동일임금과 동일조건으로 같은 지역에 있는 샤브자동차로 옮겨 일을 할 수 있다는데 산별노조가 노동자들의 고용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가?

    = 공장에서 공장간 이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한 공장이 폐업했다면 그 조합원의 고용은 노조가 책임진다. 여기에 있을 때는 컨베이어를 탔는데 용접이 필요하다면 재취업 훈련을 시키고, 노조가 전문적인 기관을 통해서 재취업 활동과 정보를 제공한다. 볼보공장에서 인원이 감축되고 샤브에서 인원을 충원하면 당연히 샤브공장으로 옮기는 것이다.

    – 재취업이 안됐을 경우는 어떻게 보장하는가?

    = 실업상태에 빠졌을 때 평균임금의 80%를 300일 동안 받을 수 있다. 300일이 지나면 취업보장센터에서 재취업을 알선해주거나 교육훈련을 하면서 또 300일동안 평균임금의 80%를 보장해준다. 즉, 300일은 그냥 놔두고 300일이 지나면 기관에서 관리해서 취업을 알선한다는 것이다. 600일간 법적으로 임금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600일 이상은 다른 사회보장이 있어서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사회 노조대표 참가, 강력한 경영통제

    – 한국의 사용자들은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툭하면 경영권 침해라고 말한다. 스웨덴에서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노동자의 참여가 어디까지 보장되고 있는가?

    = 1천명 이상일 경우 노동조합 대표 3명이 이사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이것은 강력한 경영통제권이다. 즉, 이사회 내에서의 결정이 노조 대표의 동의 없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 노동조합이 경영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 너무 노사 협조적이 되지는 않는가?

       
     

    = 처음에 그런 논쟁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지역지부장의 경우 대기업의 이사일 수 있다. 이사로서 기업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교섭대표가 되는 상황이다. 흔히 생각하면 기업정보를 알고 있어서 노사협조적일 수 있는데 정반대다. 생각해보자. 정보가 어두운 상태로 교섭에 들어가는 것하고, 이사회에서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들어간 거하고 어떤 것이 교섭에 유리할지는 분명하다.

     

    노조를 강하게 하는 방법은 산별노조 건설

    – 6월 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노조들이 산별노조로 전환하기 위한 투표를 앞두고 있다.

    = 잘 알고 있다. 물론 조합원들의 결정이긴 하지만 스웨덴 경험으로 보면 연합이나 연맹으로는 할 수 없다. 오직 단일노조만이 연대활동과 정치세력화를 이뤄낼 수 있다. 노조를 강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별노조의 건설이다. 실질적인 산별노조 건설이 가장 유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사용자들의 집단해고로 고공농성, 집단단식, 점거농성 등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지금 탄압상황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어려운 노동자에게 지원이 되고 싶다. 연대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탄압상황을 돌파할 유일한 상황은 단결이다. 노조 안에서의 단결, 단일노조 안에서의 단결, 동일한 노조 조직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단결만이 비정규직 문제를 조직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독립된 노조여야 하고, 자유로운 노조여야 한다.
    다음 중요한 것은 정치세력화다. 우리는 강력한 노조와 연대할 수 있는 당이 있었기 때문에 고용안정법 같은 중요한 법안을 만들 수 있었다. 2개의 강력한 기구가 없었다면 우리도 한국과 똑같은 상황이 됐을 것이다.

    노조가 당에 강력한 영향력 발휘할 수 있어야

    – 현재 한국에서는 지방선거를 치르고 있고, 노동자들이 만든 민주노동당이 선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스웨덴 사회민주당도 노조가 중심이 돼서 결성된 당이다. 민주노동당도 노조가 주축이 돼서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두 나라가 굉장히 유사하다. 물론 당을 찍는 건 개인인데 노조가 당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노동자 중심의 당이 될 수 있다. 당에 힘을 발휘하려면 노조가 강해져야 하고, 당과 독립적인 강력한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당이 엇나갈 때 노조가 이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당은 개인이 지지하는 게 원칙이지만 노동자계급의 정당은 노조라는 단체가 지지하는 정당이 되어야 진정한 계급정당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올해 11월 총선이 있는데 스웨덴 금속노조를 비롯해 노총은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당에 가입하고 보다 많은 간부들이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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