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세장의 서울 민심…"50대 민노당 지지 늘고있다"
        2006년 05월 28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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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28일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수도권 첫 집중유세가 시작된 이날,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권영길, 단병호, 심상정, 최순영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유세에 함께 하며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김종철 후보와 의원단은 하이닉스 본사에서 농성 중인 하이닉스와 매그너칩 비정규직 노동자 지지 유세를 시작으로 고속버스터미널, 청계천 등 서울 전역을 돌며 기호 4번 민주노동당을 알려내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  28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수도권 첫 집중 유세에 나섰다. 사진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인 심상정, 단병호 의원과 김종철 후보,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왼쪽부터).

    비정규직 노동자 지지 방문으로 집중유세 출발

       
    ▲ 하이닉스 본사에서 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방문해 유세 중인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

    4일째 하이닉스 본사의 12층에서 농성 중인 하이닉스&매그너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 방문하는 것으로 민주노동당 서울 집중 유세가 시작됐다. 현재 4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이닉스 대표이사 비서실인 12층에서 농성 중이며 30여명의 노동자들이 하이닉스 본사 밖에서 함께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2층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사측이 건물의 입구를 봉쇄함에 따라 식사를 하고 있지 못하다. 이틀 전 들여보낸 김밥 세 줄이 전부.

    이에 김종철 후보와 단병호, 최순영 의원 등은 하이닉스 본사 앞에서 유세를 갖고 12층 농성 노동자들에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도록 사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단병호 의원은 보안을 이유로 외부인의 출입은 안된다는 사측 책임자에게 “계단을 통해서건, 엘리베이트를 통해서건 사측이 안내하는 대로 올라가서 도시락을 전달하고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만 확인하고 내려오겠다”면서 “노동자들을 굶겨죽일 게 아니라면 인도적인 차원에서 전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측 책임자는 “죄송하다”는 말로 일관했다.

       
    ▲ 김종철 후보와 단병호, 심상정 의원이 하이닉스 본사 12층에서 나흘째 고립돼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려는 가운데 사측에서 입구를 막고 있다. 

    1시간여의 실랑이 끝에 결국 도시락만 전달하는 것으로 양측의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도시락을 올려 보낸 후, 12층의 농성 노동자들은 건물 측면의 유리창을 통해 손을 흔들며 화답했으며 “죽기로 각오하고 이곳에 온 이상 우리는 사장님이 직접 대화, 성실교섭 하지 않으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 쓴 종이를 날려 보내왔다.

    이후 건물 밖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민주노동당 후보, 의원단이 가진 간담회에서 박순호 하이닉스&매그나칩 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매각과정에 하청문제를 하이닉스 측이 전담한다는 의혹을 밝혀줄 것, 경찰이 강제진압을 하지 않도록 힘써줄 것 등을 요청했다.

    단병호 의원은 이러한 요구들을 받아 적고 “사측이 우리와도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노동부 등을 통해 노동자들과 대화에 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콩나물 지하철을 탄 국회의원들

       
    ▲ 지하철 유세에 나선 김종철 후보와 민주노동당 심상정, 천영세, 단병호, 권영길 의원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 심상정 의원의 결합으로 서울시민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서울 집중 유세가 진행됐다. 김종철 후보와 천영세, 권영길, 단병호, 심상정 의원은 지하철을 타고 다음 유세 장소인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중간에도 의원들은 시민들에 김종철 후보를 소개하고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토요일 오후 많은 인파로 지하철은 콩나물 시루가 됐다. 의원들은 지하철에 올랐지만 김종철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같은 차에 타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금 여유가 있는 3호선으로 갈아탄 후, 김 후보와 의원들은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대부분 무심하게 명함을 받았지만 몇몇 시민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아주머니는 김종철 후보에게 “정치를 똑바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가 하면 아저씨 한분은 “민주노동당이 서민을 대표하고 농심을 대표하고 있는 걸 안다”며 반기기도 했다.

       
    ▲김종철 후보와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집중 유세에 나선 의원단과 김종철 후보는 선거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을 열심히 따라하는 의원들과 후보의 어설픈 몸짓에 길을 가던 시민들이 호기심에 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나타냈다.

    어떤 이는 직접 음료수를 사들고 와 김종철 후보에 전달했고 한 70대 할머니는 “두 아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있다”며 “버스 타고 가다 저거(유세차량) 보고는 내렸다”고 말했다. 

    "50대 후반 우리 세대에서 민주노동당 지지 늘고 있다" 

       
    ▲  유세 중인 김종철 후보와 의원단에 한 시민이 음료수를 전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유세를 관심 갖고 지켜보는 이들이라 민주노동당 지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터미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정창래(56)씨는 “50대 후반 우리 세대에서 민주노동당 지지가 늘고 있다”면서 “한국 전쟁 때 태어나 베트남 전까지 갔다 오고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게 된 것이 다 우리들 때문인데 IMF 터지니까 고등학교 나왔다고 회사에서 짤리고 힘들게 일해도 여전히 가난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종철 후보는 아직 연륜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렬(40)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TV 토론회를 보니까 김종철 후보가 제일 잘하더라”면서 “표가 제법 나올 것 같다, 대성할 사람이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근처에 살고 있는데 오늘 직접 연설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시민이라는 오재욱(27)씨도 “투표를 할 수 없지만 김종철 후보의 TV 토론을 봤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수연(28)씨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좋아하지만 너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사표가 될까 걱정”이라면서 “민주노동당에 주는 표는 사표라기보다 힘을 실어주는 표가 될 것 같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민주노동당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

    반면 민주노동당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었다. 한나라당을 찍을 거라는 강대현(65)씨는 “한나라당도 잘한 것은 없지”라면서도 “열린우리당은 너무 못하고 민주노동당은 너무 과격하다”고 말했다. 벤치에 앉아 심상정 후보의 연설을 듣던 한 남성은 “어차피 안 될 정당인데”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딸과 함께 연설을 보던 이모씨도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당을 찍을지 아직 못 정했다”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많이 들어봤는데 민주노동당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후보와 의원단은 고속터미널 집중 유세를 마친 후, 관악구, 송파구 등으로 나뉘어져 민주노동당 지지 유세를 펼쳤으며 저녁에는 청계천에 다시 모여 대대적인 합동 유세를 진행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29일 오전에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수도권 집중 유세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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