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측,
내국인 진료제한에 항의, 소송 검토
    2018년 12월 07일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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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원을 허가한 것과 관련해 허가 신청 주체인 녹지제주헬스케어 유한회사가 제주도의 내국인 진료 금지 조항에 항의하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녹지병원 허가를 결정하면서 내국인 진료 시 “병원개설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원희룡 지사의 ‘조건부 허가’ 발표가 있은 직후 녹지제주헬스케어 유한회사로부터 진료 대상을 외국인 의료 관광객으로 한정한 것에 대한 항의와 법적 대응 의사를 담은 공문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녹지제주헬스케어 유한회사는 해당 공문에서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만 한정한 제주도의 결정을 일종의 책임회피로 규정하고, 진료 대상에 내국인을 포함시켜달라는 자사의 요구가 무시당했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론 수익이 힘들 것이라 판단한 녹지병원이 병원사업을 철회하고 8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손해배상 명목으로 회수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원희룡 지사는 그간 의료공공성 붕괴를 우려하며 영리병원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측에 ‘내국인 진료 금지’ 방침을 근거로 녹지병원 개원 허가의 정당성을 주장했었다.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제한해 의료공공성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원 지사는 “내국인 제한이라는 조건부로 허가한 영리병원이 향후 내국인을 진료하면 병원개설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녹지병원 설립에 맞선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원 지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한 관계자는 “원희룡 지사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영리병원을 추진한 것부터 일이 잘못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같은 사태를 눈덩이처럼 키워온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원 지사에게 내국인 진료를 거부하는 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며 녹지병원 설립 반대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7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진료대상을 외국인만으로 한정짓는 것의 법적 근거가 아주 미비하다”면서 “원 지사는 (영리병원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측이) 상황을 가정해서 얘기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문제는 병원을 운영하는 순간부터, 바로 당장 그날부터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녹지국제병원을 설립한 중국 회사에서 소송을 통해서라도 내국인에 대한 진료를 하겠다, 즉각적인 반발이 나오지 않았나. 지금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은 아주 직접적인, 바로 우리 앞에 당면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 회장은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으로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제1호 영리병원이 이미 허가가 났다는 것 자체가 의료민영화가 시작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료범위가 지금은 미용과 검진으로 제한돼있지만 운영을 하다보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병원이 병상 수를 늘리는 것도 쉽다”며 “이 영리병원이 성공적인 모델로 부유한 계층에서 병원을 집중적으로 이용하게 되면 다른 경제자유구역으로도 유사한 모델이 그대로 확대된다. 그러면 이것은 우리나라 기본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완전히 근본 틀이 바뀌는 것”이라고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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