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조선일보는 '오버' 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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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26일 09: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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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가까운 한나라당이 당선되면 안 된다. 열린우리당을 선택해야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사표가 되기 때문에 민노당원이라도 열린우리당을 찍어야 한다”
    (6·15 공동선언 남북 대학생 대표자회의에서 북측 대표들이 한 말, 경향신문, 5월 17일)


    북에서 불어온 민주노동당 사표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보수세력 이회창이 당선되면 안 된다. 노무현을 선택해야 이회창을 이길 수 있다. 권영길을 찍으면 사표가 되기 때문에 민노당원이라도 열린우리당을 찍어야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지지자들이 했던 말이다. 급기야 정몽준의 지지철회 이후에는 당시 민주당 당원들과 노사모 회원들이 민주노동당 사이트에 와서 구걸하다시피 했었다.

    이회창이나 노무현이나 종속적 신자유주의 정권이기는 마찬가지고, 노동자 민중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은 조금씩 무너졌다.

    민주노동당 지지표 중 일부는 ‘비판적 지지’와 ‘민주노동당 사표’론에 휩쓸려 나갔다. 나는 당시의 권영길 대표의 심정을 가늠할 수 없다.

    “친미보수세력을 규합…기(期) 정권탈취에 나서도록 사촉했다. 미국이 남한 정치에 개입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면서 마음대로 주무르던 ‘주종관계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친미정권 부활 망상은 남한 주민들의 더 큰 반미항거에 부닥치게 될 것"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연합뉴스, 4월 30일)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미국에 추종하는 ‘전쟁머슴 정권’이 들어설 것, 가장 올바른 판단과 선택은 제일 당선 가능한 6·15 평화세력 후보에게 지지표, 평화표를 찍어주는 것.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더 큰 것을 잃게 되고 결국 친미전쟁머슴 정권이 독버섯처럼 돋아나 당신(남한 국민)들은 전쟁의 제물로 될 것”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5월 18일 성명, 문화일보, 5월 19일)


    나는 바꿔 말하고 싶다.

    “북한 정권이 반평화, 신자유주의세력인 열린우리당 규합…기(期) 정권탈취에 나서도록 사촉했다. 북한이 남한 정치에 개입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면서 마음대로 주무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신자유주의정권,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 부활 망상은 남한 민중들의 더 큰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운동의 항거에 부닥치게 될 것”

    북의 끊임없는 내정간섭성 발언들이 과연 한국의 진보적 세력과 ‘집권’에 도움이 되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남한 정치판을 그토록 꿰뚫고 있다면 한국 사회에 아직도 팽배한 ‘레드 콤플렉스’를 잘 알 것이고, 그걸 알면서도 그렇게 제사지내듯이 주기적으로 ‘지령’ 비슷한 걸 발표하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의 ‘사표론 제기’야 경쟁하는 당으로서 이해가 가지만, 휴전선 건너에서 선무방송 하듯이 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정치적 테러다. 자신의 ‘체제 생존’이 중요하다면 사표심리에 휩쓸리지 말고, 민주노동당과 교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조선사민당이나 만나면서 ‘남북정당교류’ 자랑하지 말기 바란다. 그러니 조선일보가 ‘사표론’과 ‘조선사민당과의 교류’를 연결시키는 것이다.(5월 25일자) 민주노동당 역시 이런 사표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이 정당임을 망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여전히 다른 정치세력들은 민주노동당을 만만하게 볼 것이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당이면 당당하게 독자노선을 밝히는 것이 정도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사표 방지를 위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그것이다. 괜히 사표심리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 북한과 열린우리당의 사표론과 비판적 지지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의 정치적 오버

    여기 또 하나의 ‘정치적 오버’가 있다.

    불과 10여일 사이에 남북정상회담, 체제변동, 남북교류기금, 남북관계 도약 등 엄청난 과제와 선심(?)을 쏟아낸 것이다.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는 북측이 드디어 서해안 북방한계선인 NLL의 무효화를 들고 나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측이 NLL의 대안을 모색하는 듯 ‘양보의 기미’가 엿보였다.

    느닷없이 민단과 조총련 대표가 끌어안는 사태가 일어나더니 민단이 탈북자 돕기를 포기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평택의 시위에서는 대한민국의 군대가 매 맞고 다치고 밀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총리와 국방장관, 그리고 여당의원들이 보인 행태와 발언은 국민들 사이에 ‘여기가 대한민국 맞는가?’라는 장탄식을 짓게 만들었다. DJ의 때맞춘 방북도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의 마지노선(線)이 무너지는 듯한 비감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5월 22일)

    평택의 시위에서 국민들이 매 맞고 다치는 사태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인권이 압살당하고 농민이 포박당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나보다. 군(軍)이 민(民)보다 위에 있나보다. 북한의 선군정치가 떠오른다.

    요컨대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의 글과 북한의 성명서를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에서 살기가 무섭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쳐들어올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쳐들어올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이 두 부류의 정치적 오버 때문에 대한민국의 불안은 심화된다.

    박근혜 피습 배후, 북한 아니면 한나라당? 고약한 음모론들

    이번 지방선거의 판을 흔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테러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와 통일운동세력은 동일한 논리를 갖추고 있다. 일명 상대를 달리하는 음모론이다. 시절이 하수상하면 등장하는 음모론이 지난 ‘탄핵사태’ 이후 오랜만에 등장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따라서 이번 사건의 조직적 배후가 있다면…역설적이게도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한나라당이다…자해소동을 벌일 만큼 한나라당에게 절박한 상황이 있었냐…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향후 남북관계와 대선구도를 고려하여 상황을 판단해 보면…미국과 한나라당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승리가 아닌 압도적 승리이며,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을 차단할 수 있는 압도적인 정국 주도권이기 때문이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3대 애국운동의 해(2006년) 5월 24일)

    그 기조와 기류가 바뀌어 남쪽에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게다가 부시 미국정부와 일본내각의 우경화 내지 반북적 드라이브가 당분간 계속 유지된다면 김정일 정권으로서는 지금 손놓고 있을 처지가 아닐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테러도 그의 대선 욕망을 꺾어 궁극적으로 현재 예상되는 대선 구도를 바꾸려는 기도로 보는 음모 이론도 가능하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5월 22일)

    누가 박근혜의 얼굴에 칼을 대었는가? 북한인가? 한나라당인가? 이런 논리를 보고 있어야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북한과, 조선일보, 일부 통일운동 진영은 자신들의 시각을 21세기에 맞게 ‘이노베이션’하기 바란다. 폐쇄적인 자기 울타리에 갇혀 광범위한 국민을, 대중을, 민중을 좌지우지하겠다고 한다면, 예컨대 ‘혼란을 부추기고 지령 때리기’에 골몰한다면 누가 편안하게 정책과 후보 면면을 살펴볼 수 있겠는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는가?

    열린우리당 지지가 ‘역사적 사표(死票)’ 된다

    2002년 대선 당시도 표를 구걸했던 열린우리당, 탄핵사태 때도 표를 구걸했던 열린우리당은 또다시 표를 구걸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정권’이라고 강변하고, 광주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 운운했다. 25일에는 “싹쓸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썩게 하고 와해시킬 것”이라며 “며칠만 매를 거둬 달라고” 했다. 선거 전에 또다시 민주노동당을 가리키며 구걸을 해올지 모른다.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면, 정말 표를 ‘긁어오고’ 싶다면 자신들이 무엇을 해왔는지 뒤돌아보는 자세가 먼저일 것이다. ‘구걸’도 ‘반성’이 전제 되어야 퍼줄 마음이 생기는 법이다.

    최초로 과반수를 넘겼을 때 열린우리당이 개혁은 하지 않고 노동자, 농민, 서민의 목줄을 조아 대었다. 아침 출근길, 열린우리당의 후보들을 보아라. 삼성맨 진대제 전 장관, 염홍철 전 한나라당 출신 대전시장, 부동산업자와 학원장이 태반이다. 이들이 ‘당선 가능한 평화개혁세력’이라면 그 평화개혁은 포기할 것이다.

    “정권 재창출이 최고의 개혁,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2월 전당대회 발언, 데일리 서프라이즈)


    정권 재창출이 최고의 개혁이라고 강변하는 데는 할 말을 잃는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지지를 하고 싶어도 개혁한 게 있어야 하고, 평화 실현한 게 있어야 표를 줄 것이다. 기껏 한 것이라고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두고, 비정규직 개악안 통과시키고, 삼성 X파일에는 면죄부를 주며, 삼성에 항거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에게는 3년 2개월을 때리는 정권에게 무엇이 예뻐서 표를 주겠는가.

    어찌 “계급이나 계층의 이익을 넘어 민족공동의 이익과 평화를 추구합시다!”라고 외치는가? 국민들은 ‘지방선거 본연의 위상’을 바라는데 한국의 정치세력들은 아니, 남북한의 정치세력들은 너무나도 고민들이 많다. 바야흐로 ‘대선 전초전’이라 본다.

    통일운동 관련 인사 역시 임종석 의원과 비슷한 발언을 한다.

    “정권재창출이 곧 개혁·진보세력이 힘을 모아야… 대선에 적극 개입해 정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민경우 전 통일연대 사무처장. 민족21, 창간 5주년 기획 기사 2006년 4월 1일)

    개혁세력은 어떤 개혁세력을 말하는 것일까?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 개혁의 선두에 있었다. 노동자, 민중, 자연, 여성, 공공성, 복지에 대한 과감한 공세를 통해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이 개혁은 서민들의 삶을 곤궁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아래로부터의 통일의 가능성’조차 가둬 놓는다. ‘퍼주기’ 논란에 대한 빈곤층의 반발은 이를 증명한다. 한국의 평화와 통일, 개혁과 진보 정치세력은 민주노동당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 민족의 통일과 빈곤사회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비정규직 없는 세상,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원한다면 대안은 민주노동당이다.

    *이 글은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연대와실천> 6월호(144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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