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회사 전환채용 수용
    한국잡월드, 노사정 ‘합의’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비정규직 고용 및 처우개선 방안 마련하기로
        2018년 11월 30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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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잡월드 비정규 강사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열흘 째 집단단식 중인 가운데, 노사정 교섭으로 30일 합의안을 만들어 냈다. 조합원 전원을 자회사로 전환 채용하되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해 2020년까지 고용 및 처우개선 등에 관한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잡월드분회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와 잡월드, 고용노동부는 29일 오후 4시 40분부터 만나다음날인 30일 새벽까지 16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교섭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목숨을 내놓은 집단단식 10일, 청와대 노숙농성 38일 만에 나온 노사정 합의다. 이로써 비정규직 140여명의 대량해고는 막아냈다는 평가다.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는 상생발전협의회다. 협의회는 노사 각 3명과 노사정이 추천하는 공익위원 3명이 참여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협의회에서 비정규 노동자의 “고용 및 처우개선을 포함한 발전방안”을 2020년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의회 논의로 향후 직접고용의 가능성이 열어둔 것이다. 아울러 잡월드는 조직진단을 통해 2020년까지 기관발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합의는 공개채용 응시를 끝까지 주장하며 집단해고로 내몰던 사측의 시도를 저지하고 향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또한 이미 결정된 자회사 전환이라 해도 조직진단을 통해 재판단이 가능하도록 한데 있다”고 설명했다.

    잡월드 비정규 노동자들 투쟁의 핵심이었던 ‘직접고용’을 쟁취하지 못한 것은 내부에서도 아쉬움이 큰 대목으로 평가된다.

    당초 노측은 ‘직접고용’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합의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에선 이를 완강히 거부하며 교섭이 길어졌고, 사측은 합의안에 최종 포함된 ‘고용’이라는 표현도 빼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향후 협의회에서 논의를 통해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하더라도, 정규직들의 저항이 큰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잡월드 정규직 노동자들은 최근 낸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비정규직의 공정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직접고용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사 측이 비정규직의 처우개선 등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지 않은 데엔 노동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 노동부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비정규 노동자를 배제하는 등 노사전협의체의 불공정성을 알렸을 당시에도 “협의체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

    노조는 “이번 투쟁은 정부 가이드라인의 맹점을 악용하고 위배해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고, 이를 방치하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정부로 인한 것”이라며 “결국 한국잡월드분회 조합원들은 극한의 투쟁을 통해 한국잡월드 사측의 부당한 행위와 정부의 책임 방기를 알려내는 희생을 치러야 했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잡월드분회는 한국잡월드파트너스라는 자회사로 전환채용되지만 직접고용 쟁취 투쟁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며 “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한 자회사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논파하는 것, 이를 통해 직접고용 방안을 마련해 직접고용을 반드시 쟁취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잡월드분회 조합원 총회 모습(사진=곽노충)

    한편 잡월드분회는 오전 10시부터 조합원 총회를 열어 노사정의 합의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잡월드분회는 총회 후 입장문을 통해 “합의내용으로 직접고용을 쟁취하지는 못했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그러나 “140여명의 대량해고보다는 우선 자회사로 들어가되, 상생발전협의회와 조직진단을 통해 2020년까지 고용형태를 포함해 다시 논의하는 구조속에서 조금 길게 보고 직접고용 쟁취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분회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기에 민주노조를 어떻게 하는지, 노동자의 투쟁이 무엇인지 이제 배운만큼 질기게, 더 큰 힘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면서 함께 해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연대 동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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