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치동 센트레빌 매달 3천5백만원 번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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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25일 06: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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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 자산 89%가 부동산

       

    대한상의가 조사한 데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8.6%에 이른다. 전 재산이 1억이라면 중 8천 8백만원은 부동산 자산(주택 8천3백만원, 나머지 부동산 520만원)이고, 예금이나 적금 등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을 합쳐봐야 1천200만원이 채 안된다는 얘기이다.

    한국은행과 삼성금융연구소 조사 결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부동산 자산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기는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또 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이냐를 결정짓는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 부자란 ‘땀 흘려 일해 재산을 많이 모은 사람’이 아니라 ‘목 좋은 부동산을 많이 사재기한 사람’인 것이다.

       
     

    불로소득 좇는 부동산 벼락부자 신드롬

     

       
     
     

    이처럼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주기적인 부동산 투기와 가격 폭등을 거치면서 ‘부동산을 사면 반드시 돈을 번다’는 부동산 불패신화 때문이다.

    가계자산이 부동산 자산 중심으로 구성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게 되면 부동산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 간에 재산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땀 흘려 일하기보다는 불로소득을 좇는 벼락부자 신드롬이 사회를 지배하게 된다.

    부동산 부유층의 자산이 어떻게 불어나는지 보자. 도곡동 타워팰리스 35평 아파트는 1999년 5월 분양당시 평당 986만원씩 3억4,500만원이었으나 7년이 지난 2006년 4월 현재 10억이 넘는다. 가만히 앉아서 월평균 849만원 연평균 1억씩 가구당 7억의 재산을 불린 것이다.

    33평형인 분당 파크뷰도 월평균 1,332만원씩 5년동안 7억5천만원이 불어났고, 50평이 넘는 대형평형은 시세차익이 더 커서 죽전 엘지자이가 월평균 1,524만원씩 8억2,313만원을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월평균 3,468만원씩 16억을 4년여 동안 각각 불렸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삼성동 아이파크는 월평균 2,892만원씩 무려 19억3,770만원을 늘렸다. 모두 불로소득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1998년5월22일~1999년 6월30일, 2001년 5월23일~2003년 6월30일(서울․수도권은 2002년말) 기간 동안 신축주택을 최초로 분양받은 사람이 취득일로부터 5년 이내에 되팔면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함에 따라 이들 중 상당수는 수억원대의 양도세까지 면제받게 된다.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55평형은 무려 양도세 7억을 면제받는다.

    반대로 부동산이 아예 없어 전세 월세 사글세를 사는 사람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주거비가 더 늘어 오히려 손해가 나게 된다.

       
     

    빈부격차 키우는 부동산격차

    삼성금융연구소가 전국 2천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계금융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지난 2년 동안 부동산 부유층은 자산이 크게 불어난 반면, 부동산이 없는 빈곤층은 오히려 자산이 줄어들었다.

    부유층(상위 20%)의 총자산은 가구당 평균 7억2,302만원인데 이 중 87%가 부동산으로 한 가구당 6억2,006만원어치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층의 자산은 2003년에 비해 4,684만원이 불어난 반면, 부동산 자산이 한 가구당 2,700만원에 불과한 빈곤층(하위 20%)은 2년 전에 비해 자산이 569만원 줄어든 3,938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부유층과 빈곤층의 자산격차(5분위 배율)가 2003년 17.9배에서 2005년 19.5배로 더 벌어졌다. 부유층이 매달 버는 평균소득이 빈곤층에 비해 5.4배인 점을 감안하면 자산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며, 특히 23배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 격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 가지고 있다고 똑같은 거 아냐6억 넘는 아파트는 ‘로또’

    부동산 가격이 올라 전체 자산이 불어나고 그 결과 빈부격차가 더 벌이지는 일은 비싼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과 간신히 자기 살 집 한 채 있는 사람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전체 자산이 불어나고 그 결과 빈부격차가 더 벌이지는 일은 비싼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과 간신히 자기 살 집 한 채 있는 사람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통계를 보면 6억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수익률이 훨씬 높아 ‘로또’ 복권에 비유할 만 하다. 서울의 경우 2003~2005년 동안 일반아파트는 각각 12.41%, 0.68%, 9.34% 올랐으나 6억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20.52%, 2.78%, 23.39%가 각각 올라 상승률이 일반 아파트의 1.7배~4.1배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도 지난 해 6억 미만 일반 아파트가 9.88% 오른 데 비해 6억 초과 고가 아파트는 2.6배인 25.18%나 오르는 등 서울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그렇다면 6억이 넘는 고급아파트는 얼마나 되고 어디에 사는 누가 갖고 있을까? 통계를 보면 소유한 사람 이름까지는 몰라도 어느 지역에 있는 아파트인지는 감 잡을 수 있다.

    시가를 기준으로 한 통계를 보면 6억 이상 고가 아파트를 소유한 가구는 전국에 걸쳐 31만3,029 가구에 달하고 이들 아파트 가격을 다 합치면 307조에 이른다. 가격기준으로 전국 아파트의 54%가 강남 3개구에, 13%가 분당에, 기타광역시도에 33%가 쏠려있다.

       
     

    서울시내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또 다른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다섯 채 중 한 채가 6억이 넘고, 이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 66.4%, 양천․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5개구에 81.4%가 몰려 있다. 서울시내 10억 이상 아파트의 78.1%가 강남3구에, 20억 이상 최고가 아파트의 76.2%가 강남구 한 곳에 쏠려 있다. 강남구에 있는 전체 아파트 중 71.8%가 6억이 넘었다.

       
     

    세계로 뻗어가는 ‘강남불패’삼성동 아이파크 세계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강남에 있는 고급아파트가 오죽 비싸면 ‘비싼 아파트 값 올림픽 경기’에서 세계1위를 차지했을까.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국민소득을 감안해 환산한 평당 아파트값이 5,000만원을 기록해 뉴욕 타임워너센터(4,750만원), 런던 첼시맨레사로드(3,913만원), 파리 몽테뉴 주변 저택(2,742만원), 도쿄 가든힐스(2,340만원)을 모두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뽑혔다.

       
     

    강남 타워팰리스는 하늘로 치솟은 높이로 봐도 전 세계 아파트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물 100개 동(표고 높이, 완공기준) 가운데 9개동이 한국에 있으며, 건물 수에서 우리나라는 홍콩(44개)․미국(18개)에 이어 3위라고 한다. 또 타워팰리스 높이는 262m(69층)으로 세계 최고층 아파트인 호주 Q1타워(323m, 78층), 2위 아랍에미리트 21세기타워(269m, 101층) 등에 이어 5위이다.

       
     

    오죽 터무니없이 비싸면 강남 고급아파트 하루 거주비가 유명 특급호텔 딜럭스룸 하루 숙박비와 맞먹는다는 통계가 나왔을까. 서울신문 2006년 3월 24일 보도를 보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02평형 아파트 거래가격은 38억5,000만원으로 이를 연리 4.8%로 계산하면 하루이자만 50만600원이다. 이는 최고급 특급호텔인 JW메리어트호텔 하루 숙박비 42만5,000원~51만5,000원을 능가하는 것으로, 타워팰리스에서 사는 것은 날마다 최고급 특급호텔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부동산 지니계수 ‘완전 불평등’

    그러나 부동산 격차는 우리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빈부격차라는 시한폭탄의 뇌관이 되고 있다. 부동산 소유 지니계수(0.0 완전평등 ↔ 1.0완전불평등)를 보면 곧 폭발할 것만 같은 비등점으로 치닫는 부동산 빈부격차가 한 눈에 들어온다.

    2005년 현재 소득격차 지니계수는 전국가구 기준 0.348, 도시근로자가구 기준 0.310이다. 그러나 2005년 9월 행자부 발표 토지보유현황에 나타난 가구별 토지소유 빈부격차는 가격기준으로 0.747 면적기준으로 0.806을 기록하고 있어 토지소유 격차가 소득격차 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부과된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 과표를 분석해 산출한 2003년 부동산 불평등 지니계수 또한 충격적이다. 주택과 토지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한 지니계수는 주택의 경우 0.96, 토지의 경우 0.92의 값을 보였으며, 2004년 종합부동산세제 도입에 맞추어 토지와 주택의 과표를 개인별로 합산한 값으로 구한 지니계수는 0.94 수치를 보여 부동산 소유의 불평등 현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과 2004년 소득격차 지니계수가 전국가구 기준 0.341과 0.344 도시근로자가구 기준 0.306과 0.310 임을 감안할 때, 소득격차 지니계수가 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의 실제 빈부격차를 부동산 소유격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속으로 곪다보면 언젠가 터지듯 비등점으로 치닫는 부동산 빈부격차가 대폭발을 일으키기 전에 서둘러 격차를 줄이고 갈등을 풀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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