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방과 후 학교'를 접수한다?
    By tathata
        2006년 05월 25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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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지 업계 2위 업체인 웅진씽크빅이 정부가 확대시범실시를 추진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 방과 후 학교가 사교육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희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과 후 학교의 정책목표 중 하나는 비교적 싼 가격에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느 집단을 배제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누가 서비스를 잘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해 기업을 방과 후 학교 운영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방과 후 학교를 접수한다?

    김 대표이사는 또 “비영리법인이 100이라는 돈을 들여 100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는 90이라는 돈을 투자해 110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웅진은 어느 기관보다 방과후 학교 정책목표를 추진시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선 학교에서 웅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현재 컴퓨터 교실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폐교를 활용한 영어마을 사업과 원어민 강사 교육, 공급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었다.

    정부가 시범실시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는 비영리법인에 한해 민간위탁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YMCA, 청소년문화센터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방과 후 학교’는 전교조 등 진보적 교육계로부터 사교육을 오히려 확대 심화시키고, 학습지 업체 등 교육기업의 진출로 ‘방과 후 학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대표가 일선학교와 대학으로부터 방과 후 학교의 참여 제안이 잇따랐다고 밝힘으로써, 교육진영의 주장이 단순한 기우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이 방과 후 학교에 뛰어들게 되면, 애초 공교육의 확립을 위해 도입됐던 취지는 사라지고 기업간의 경쟁이 격화되어 학생들 간의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진보성향 교육계의 전망이었다.

    일부학교 민간업체와 계약 맺고 운영 중

    실제 이미 일부 학교에서는 민간업체에 방과 후 학교를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의 기관지 <교육희망>의 지난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주)애프터스쿨은 서울 수유중학교와 인헌중학교와 계약을 맺고 원어민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위탁해 운영하고, 월 10만원의 교육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엘림에듀는 전국 24개학교와 논술 교육 운영권을 넘겨받아 프로그램과 강사교육은 물론 교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과 후 학교가 사실상 공공연하게 영리법인 기업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0교시와 보충수업으로도 ‘활용’?

    방과 후 학교의 실시로 학교에서는 0교시 수업과 보충수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박형진 씨는 “특기적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방과 후 수업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강제로 수업료를 내는 보충수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강제로 모두 들으라고 하는 것은 보충수업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교조도 “방과 후 학교 조치 이후 고등학교에서는 그동안의 보충수업 가이드라인이 무너지고 있다”며 “0교시가 여기저기서 부활하고 주당 10시간 이상 보충수업을 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휴일은 물론 일요일까지 학생들을 등교시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김연석 연구사는 “방과 후 학교를 비영리법인에 민간위탁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어떤 책이든 경쟁을 해서 가장 좋은 책을 선정한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해 민간기업 교재 사용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부 학교에서 민간업체에 위탁해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것과 관련, “실태조사를 거쳐 시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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