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나 욕을 해대는지..."
        2006년 05월 25일 01: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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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비상총회는 시종 침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현 상황의 책임을 둘러싸고 격론이 오갈 것이라던 일각의 예상과 달리 특기할 문제제기나 발언도 없었다. 정봉주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무슨 얘길 하겠어"라고 했다.

    침울한 가운데서도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을 독려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정동영 의장은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질 때 지더라도 국민 앞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피 한방을 땀 한방울까지 쥐어짜서 국민의 가슴을 적시자"고 독려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패배가 아니라 절망"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우리 모두가 포기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우리의 진심과 우리가 처한 상황을 진실하게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상총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의원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청래 의원은 "원래 축구경기를 할 때도 약팀을 응원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강팀만 계속 응원하고 있으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힘 없이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어찌나 욕들을 해대는지 돌아다닐 수가 없다"고 했다.

    문병호 의원은 "한나라당이 별별짓을 다해도 유권자들이 꿈쩍을 안하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의 대국민호소가 "선거에 영향을 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허허 웃었다.

    임종석 의원은 "국민들은 우리가 얻어 맞을 때 어떤 모습으로 맞느냐도 눈여겨 본다"며 "얼마나 단합되고 최선을 다하는 모양을 보여드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유인태 의원은 "당 지도부가 2년간 7번이나 바뀌었다"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민심 이반’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제왕적 총재가 없어지고 상향식 민주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성원 하나하나가 공동체를 우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전부 다 저만 잘났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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