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민진당의 지방선거 참패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양안 관계과 대만 민의
        2018년 11월 26일 1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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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대만은 미국의 대중국 봉쇄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트럼프 정부 하의 미국은 대만 카드를 과거에 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민진당 참패는 남중국해에서의 국면 전환과 함께 미국 전략에 적지 않은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018년(왼쪽)과 2014년 지방선거 결과(녹색 민진당, 파란색 국민당, 회색 무소속)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집권 2년 만의 민진당 패배에 대해, 반성하기 바란다.

    2018-11-24 23:12 (현지시각)

    지난 토요일 진행된 대만의 ‘구합일’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하면서 차이잉원 총통이 민진당 주석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선거 이전부터 민진당의 패배 조짐은 이미 나타났지만, 이러한 참패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주: ‘구합일’(九合一) 선거란 대만의 각종 선거 중 최대 규모의 지방공무원 선거로, 전체 대만의 각 현, 시의 9개 지방 공무원 선거를 합병해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구합일’ 지방선거는 흔히 대만 집권 당국에 대한 신임 투표로 간주된다. 이전의 천수이벤과 마잉주 집권 시기에는 민진당과 국민당 모두 두 번째 임기 때에 ‘구합일’ 선거에서 크게 패하였는데, 차이잉원 정권이 첫 임기가 반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구합일’ 선거에 참패한 것은 이 정권이 대만에서 선거가 시작된 이래 가장 형편없이 집권중인 행정당국임을 보여준다.

    현재 국민당은 본래 가장 약한 때라 할 수 있다. 당의 재산은 박탈당하고 내부 결속도 안 된 상태인데, 국민당 한궈위가 가오슝(高雄, 대만의 제2도시)에서 사람들을 분발시키며 국민당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번 국민당의 대승은 국민당이 이미 원기를 회복했기 때문이기 보다는, 차이잉원과 민진당의 집정 실패가 대만 민중을 분노케 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민진당을 ‘사기꾼’으로 바라본 때문이다. 이리하여 차라리 다른 누구에게 투표할지언정 민진당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로 국민당의 승리 국면이 확대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민진당의 집권 이래 대만은 정치투쟁에 몰두하며 과거청산을 내세웠다. 양안 간 ‘92 공동 인식’(九二共识,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양안을 다시 대립관계로 되돌렸다. 이렇게 그들의 속내가 평화와 발전에 있지 않는 것은 대만의 기본 민의와 대치되는 것이다. 원래 민진당 지지자들은 일찍이 “배가 납작해도 천수이벤을 뽑아야 한다”(스스로는 가난하면서도 부자 천수이벤에게 투표하는 것에 대한 풍자성 구호―주)는 구호를 외쳤던 것인데, 민진당 스스로 대만 민중이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를 망각함으로써 이번에 많은 중간표와 청년표를 잃기에 이르렀다.

    ‘구합일’ 선거는 본래 양안 의제를 잘 다루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민진당이 양안 대결 카드를 내걸고 나왔다. 그리고 이미 여러 차례 시도해도 시원치 않은 효력을 보이던 양안 대립 카드는 이제 더욱 낡은 것임이 입증되었다. 2012년 차이잉원 후보가 마잉주에게 패배했을 때, 민진당 고위층은 일찍이 당의 양안 정책을 재고하겠다고 밝혔었지만, 그 기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민진당이 충분한 교훈을 얻기를 희망한다.

    미국은 이번에도 ‘구합일’ 선거에 깊이 개입했다. 미국 관리들은 대륙이 대만 선거에 관여한다고 비난하면서 자신들이 민진당을 거들었다. 선거 전 미국의 군사상 및 미국-대만 관계에 있어서의 일련의 움직임은 녹색 진영(민진당세력을 가르킴-주)에게 “대만 민주주의 지키기”로 광범위하게 해석되었다. 그러나 민진당의 참패는 대만 민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임을 보여주며, 미국의 태도는 대만 내 정치생태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힘일 뿐으로 더구나 그 힘은 하락 추세에 있다.

    이데올로기 대립을 부추기고 외부 세력에 빌붙는 차이잉원 당국의 상투적인 수법은 심각한 난관에 부딪쳤으며 이는 ‘구합일’ 선거 결과가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 할 수 있다. 민진당은 아마도 오로지 이런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야만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대만 내 민심의 요구에 성실히 응하면서 당의 노선과 경선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만에서 민진당의 가는 길은 갈수록 협소해 질 수밖에 없다.

    본토는 대만 내 정당투쟁에 구체적으로 간섭하는 노선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러나 대만 내 정치 게임이 대만을 중국에서 이탈케 하는 경향에 대해선 결연히 반대할 것이다. 본토가 점점 강해짐에 따라, 본토와의 대항을 통해 대만 내 정치자본을 만들려는 시도는 가망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양안 관계가 본토와 대만 내 각 세력이 공동으로 ‘92 공동 인식’을 견지하는 기초 위에서 점차 안정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그러한 국면이 조만간 형성될 것이라고 믿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대만 내에선 이런 흐름과 함께 나아가는 자가 전략적 주동성을 얻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김정호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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