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싹쓸이만은 막아주십시오"
        2006년 05월 25일 11: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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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영등포 당사에서 소속 의원, 당직자, 고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비상총회는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 위기에 직면한 우리당이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찾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의원과 당직자들은 "싹쓸이만은 막아주십시오"라는 글귀가 적힌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총회에 참석했다.

    현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이날 총회에는 평소 모습을 보이지 않던 열린우리당의 고문단 전원이 참석했다. 총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몇 몇 의원들은 총회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여 한나라당의 일방독주를 막아야 하는 당위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병석 의원은 "대전시장 선거에서 염홍철 후보가 15-20% 포인트 앞서나가고 있는데도 언론에서는 격전이라고 보도한다"며 "사실대로만 보도해달라"고 일부 언론의 보도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비상총회의 사회를 맡은 송영길 의원은 총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북한 노동당도 일당독재를 면하려는 모습을 보이려고 관제야당을 만든다"며 "이대로 가면 인천 시의회는 100% 한나라당 일색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견제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며 "지방자치 단체의 발전을 위해 어떤 길이 올바른 길인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 오늘 비상총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원장단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전수영/정치/2006.5.22(서울=연합뉴스)
     

    정동영 의장은 인사말에서 "오죽 급했으면 선거를 며칠 앞둔 이 시간에 일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함께 비상총회를 열겠느냐"며 "우리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한나라당이 싹쓸이할 전망"이라며 "이것은 단지 민주평화세력의 위기일뿐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심대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이 탄핵 후폭풍을 맞았던 지난 4.15 총선의 경우를 들어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를 호소했다. 그는 "탄핵의 후폭풍속에서도 국민들은 한나라당 살려줬다. 불의한 짓을 저지른 한나라당도 견제세력으로 만들어 주셨던 위대한 국민들"이라며 "이번 5.31선거에서 우리 개혁세력, 미래세력이 와해되지 않고 지방자치가 후퇴하지 않도록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의장은 "국민은 우리당에게 어머니"라며 "어머니에게는 항상 못난 자식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숨어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인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진인사대천명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것을 참성공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며 "패배와 좌절을 딛고 한계상황을 극복하고 일궈낸 성공을 참성공이라고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협력해서 선을 이루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끝맺었다.

    인사말을 하는 동안 정 의장은 시종 낮고 차분한 톤을 유지했다. 정 의장의 인사말이 끝난 이후부터는 비공개로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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