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위안부 한일합의,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아“
화해·치유재단은 해산 절차 밟기로
    2018년 11월 22일 1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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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양국의 합의를 통해 일본 출연금 10억 엔으로 설립한 일본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 다만 일본 측에 재협상이나 합의 파기 등을 요구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성가족부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아래 다양한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재단의 해산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단 해산은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재단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직권취소 방식으로 이뤄지며, 일본 출연금 10억엔에 대한 처리 방침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우리 정부가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측은 정부 간 합의인 만큼 공식적인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정부 간의 합의 자체가 없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합의를 공식적으로 깨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리가 처해 있는 복잡한 외교 관계 속에서 오히려 더 억울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나서서 합의를 파기했다는 명분을 일본에 제공하지 않고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 고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던 것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관련된 문제들을 처리할 때 우리 스스로가 크게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중심에 서서 더 이상 이렇게 비극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어떠한 미래적인 입장들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장의 파기 선언,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되,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목표로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의 출연금 10억엔에 대해선 “다양한 모든 곳들의 의견들을 진지하게 받아 가장 적합한 방법을 만들어 내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우리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 있는 대응을 하기 바란다”며 “3년 전의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고 주장했다.

진 장관은 “예상한 반응이고요. 일본은 이 문제들에 대해 한 번도 공식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진실에 부합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런 입장의 연속선상에서 나온 예상된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박스 안은 진선미 여가부 장관

합의 파기라는 식의 반발을 하는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위안부 문제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사실상 파기한 일본이 재단 해산에 항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본은 일부나마 위안부 강제동원을 시인했던 1993년 고노 담화를 사실상 파기했다. 그러면서도 표면적으로는 파기가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고노 담화를 그런 식으로 사실상 파기를 했기 때문에 한국 쪽에서도 파기와 재협상을 말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은 지금 ‘한국만 나쁘다’는 식으로 외교적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여론은 일본에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기업에 대한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이어 재단 해산까지 결정하면서 한일관계가 더욱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욱일기 문제, 징용자 판결 문제, 위안부 화해·치유 재단의 해산을 통해 한일관계가 상당히 나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제 스가 관방장관이 북한 문제 때문에 한일 간 협의를 계속 해나가겠다고 했다. 한일관계가 표면적으로는 나쁘게 가는 것 같지만 북한 문제라는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도 아주 강한 대결로 몰아갈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상황을 계기로 해서 한일관계는 얼마든지 협력적인 관계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도 그것을 너무 잘 알면서 한국에 압박을 가해 외교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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