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판매·공유 우려
“개정안, 독소조항 많아”
시민사회, 정부여당 추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심각한 우려 밝혀
    2018년 11월 21일 03: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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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기업 간 개인정보 판매와 공유를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을 부과하지 않는 등의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하지 않는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실련, 무상의료운동본부, 민변, 소비자시민모임, 의료연대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은 2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인정보 규제완화 비판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국회에서 독소조항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보호법 통과에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완전한 독립성 보장과 금융위원회의 개인신용정보 감독권한 이관, 정보주체의 권리와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 강화 등의 방향으로 개정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진보네트워크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15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빅데이터 활성화를 명분으로 정부가 마련한 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청회 등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 과정을 생략됐다. 문제는 이런 절차 없이 진행된 탓에 개정안엔 그간 시민사회계에서 우려했던 독소조항이 그대로 포함돼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의 정의 변경을 통해 개인정보의 범위 자체를 축소한 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개인정보처리자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으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휴대전화의 IMEI(단말기 고유식별번호)나 IP 주소와 같이 개인정보처리자가 직접적인 개인 식별이 힘들다고 할지라도 제3자가 개인식별이 가능한 결합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개인정보로 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정부안대로라면 수많은 개인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 적용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민간 기업들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결합해 반출할 수 있도록 한 점 또한 개인정보 판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무상으로 다른 기업에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 이는 기업들의 고객정보 판매와 서로 다른 기업 간의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정부안은 개인정보 판매를 합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당 개정안에 대한 우려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는 등의 대안을 내놨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등의 문제나 개인신용정보 활용에 적극적인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개인신용정보 감독권한을 이관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대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시민사회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전체 업무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언제든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정책 방향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라며 “자칫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부에 대한 감독이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알리바이 기구가 될 위험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안이 정보주체의 권리와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을 강화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가 개인정보 문제와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가 아닌 개인정보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민사회는 “프로파일링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 개인정보 중심 설계 및 기본 설정(Privacy by Design, Privacy by Default), 개인정보 영향평가의 확대 등 중요한 내용이 배제됐다”며 “정보주체의 권리 및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의 활용 과정에서 정보주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현재 정부안은 기업들의 고객정보 활용을 지원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개인정보보호 체계 개선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시민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기업들의 고객정보 판매와 공유를 허용하자는 입장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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