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연일 민주노총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 발언을 이어가며 ‘노동조합 혐오’를 조장하는 자유한국당을 “물 만난 고기떼”라고 규정하며 “이런 자유한국당에 물을 댄 것이 정부와 여당”이라고 19일 비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회의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정부가 정한 과로사 고시 기준을 뛰어넘는 ‘합법 과로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고, 고용노동부 장관도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난 국정감사에서 인정했다”며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그 누구에게서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따른 장시간 중노동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듣지 못했다. 도리어 (정부와 여당은) 이를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탓하고 혼내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와 혐오가 난무했던 박근혜 정권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착각마저 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노동조합은 존중하고 그렇지 않은 노동조합은 배제하겠다는 것이 과연 ‘노동존중’인가. 그것은 집권 세력의 오만”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존중이 개별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지, 노동자 단체를 존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노동권 신장의 역사에 무지한 주장”이라며 “노동자의 권리 신장은 노동조합의 성장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고, 따라서 노동존중은 노동조합과 노동자 단체에 대한 존중과 같은 말”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장 정부가 비준을 추진하려는 ILO 핵심협약이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단결권의 향상과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의 금지와 관련된 내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임기 내 연간 노동시간 1700시간 실현이라는 공약은 물론, 노동존중이라는 국정목표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정부는 노동존중의 국정목표를 분명히 하고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을 비롯한 기업 민원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1월 노동자대회 때 피켓 모습(사진=곽노충)

자유한국당, 한국노총 집회 참여 박원순 맹비난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 집회를 개최한 한국노총까지 포함해 노동계 전반에 대한 원색적 비난에 열을 올리며 ‘노조 혐오론’ 조장에 나섰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해 “노조가 편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한국노총이 차기 대권주자에 줄을 댄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출신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자기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며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 때는 서민 체험을 한다면서 옥탑방에 가더니 이제는 노조 집회에 나가 ‘나는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고 하는데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노골적이고 시기상조가 아니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기정치 심하게 하다가 지금 낭패 보고 있는 경기도지사 (경우를) 잘 돌아보길 바란다”며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다음 차례는 박원순 서울시장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벌써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에게 줄서는 것이 아니라면 노조 본연의 자세에서 고용세습을 규탄하고 사회개혁을 주창하는 데 앞장서라”고 요구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추진은) 문재인 정권이 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정권의 뒤를 이어서 노동자 탄압하겠다고 하는데 거기에 왜 박원순 시장은 불렀느냐”며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한테만 줄서고 벌써부터 적금 들지 마시라. 노동운동 후배한테 감히 한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노총과 단호히 결별하라’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를 뛰지 못하게 하는 장애요인인 과도한 노조활동, 노동분야의 모순에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자는 것이니 (문재인 대통령은)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김 비대위원장 또한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경제가 어렵고 노동개혁이 시급한 와중에 박원순 시장이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노총 집회에 참석해 ‘노조하기 편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이게 과연 말이 되는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7,80년대 노조화 시대도 아니고, 그런 서울시는 노조에는 한없이 편할지 몰라도 서울시민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서울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여당 서울시장까지 노조 권력에 영합하고 민주당 의원들 역시 노조 눈치보고, 대통령도 민주노총에 포획이 돼서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그 손발을 풀어드리고 그 포획에서 구출해드리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