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재론 위기와 비판』 외
        2018년 11월 17일 12: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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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론 위기와 비판>

    윤소영 (지은이) | 공감

     

    북한 비핵화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양대 정책을 비판하면서 386세대의 인민주의적 반(反)지식인주의에 주목한다. 나아가 386세대를 비판하기 위한 일종의 ‘우회로’로서 김윤식 교수가 그린 ‘우리 문학의 지도’를 참고하여 이문열-박완서-이병주 작가의 리얼리즘 소설, 그중에서도 ‘6.25소설’을 검토한다. 1987-88년 이후의 상황이 마치 1945-53년의 해방정국을 슬로우 모션으로 반복하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번 중국현대지식인의역사에 이어 일본현대지식인의 역사를 정리하는 한편, 현대경세학으로서 경제학의 의의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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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루뭄바를 죽였는가> – 콩고민주공화국 초대 총리 살해와 그 배후

    에마뉘엘 제라르, 브루스 쿠클릭 (지은이), 이인숙 (옮긴이) | 삼천리

     

    19세기 벨기에 국왕 레오폴 2세의 사유지로 운영된 콩고자유국 사람들에게 식민 지배가 안긴 고통은 실로 인류의 치욕이라 할 만큼 가혹한 것이었다. 마크 트웨인, 코넌 도일과 조지프 콘래드 같은 작가들이 글과 만평을 통해 콩고의 참상을 알렸다. 어떤 언론인은 콩고 독립 이전의 현실을 이렇게 고발했다. “레오폴 2세가 콩고자유국에서 학살한 무고한 이들의 피를 물통에 담아 늘어놓으면 2천 마일이 될 것이요, 죽은 자들이 일어나 줄지어 행진한다면 다 지나가는데 일곱 달하고도 나흘이 걸릴 것이다.”

    세계 지도를 펼쳐 아프리카를 보면 대륙 한가운데 큼지막한 콩고민주공화국이 자리 잡고 있다. 수단, 알제리에 이어 국토 면적이 아프리카 전체에서 3위이고,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에 이어 인구 규모도 3위를 차지하는 ‘대국’이다. 영화 속 영웅 ‘타잔’이 활약하던 밀림과 황금의 땅,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로 가기 전 게릴라 부대를 이끌고 들어갔던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그냥 20세기 장기간 독재 체제가 이어진 가난한 나라 정도로 기억된다.

    이 책은 60년 전 이런 나라에 아프리카 최초로 민주공화국을 세우고 새로운 콩고의 미래를 위해 분투한 지도자의 마지막 삶을 다루고 있다. 파트리스 루뭄바는 이 짧은 기간에 콩고민족운동(MNC)을 이끌며 투쟁과 투옥을 거듭한 끝에 독립 협상을 주도하며 총리에 올라 내각을 구성하고 쿠데타로 해임된 뒤 체포되어 무참하게 처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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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코스모스> – 우주의 음악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자의 찬란한 지적 여행

    스테판 알렉산더 (지은이), 노태복 (옮긴이) | 부키

    음악과 우주 사이의 관련성을 간파한 위대한 인물들, 즉 피타고라스, 케플러, 뉴턴, 아인슈타인 등을 따라서 음악과 물리학이 하나였던 고대의 세계를 다시 방문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피타고라스 등의 옛사람들이 소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그들의 사상과 실천이 케플러와 뉴턴 같은 위대한 사상가들의 노력을 거치면서 어떻게 끈과 파동의 역학에 대한 현재의 지식을 낳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피타고라스 이후 2500년이 지나서 끈 이론의 창안자들은 근원적인 끈들을 이용하여 자연의 네 가지 힘들을 통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자신들 연구의 핵심 요소인 파동 방정식이 음악과 물리학의 보편적인 관련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뉴욕 브롱크스에서 음악 레슨을 받은 어린 시절부터 끈 이론의 성지인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이론물리학을 연구하는 과정까지 두루 담겨 있다. 색소폰을 불고 방정식을 계산하고 즉흥연주를 하면서 저자는 소리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파동들과 그것들의 관련성을 파헤쳤다. 물리학과 음악이라는 두 분야를 ‘유비’라는 개념으로 연결함으로써 우리는 소리를 통해 물리학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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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현상학> – 정신의 발전에 관한 성장 소설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은이), 김은주 (옮긴이) | 풀빛

    청소년 철학창고 시리즈 38번째. 일반인들은 읽어 낼 수 없는 방대한 분량과 지독한 난해함으로 악명 높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가장 쉬운 번역과 해설로 독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이를 위해 원문의 구성 형식을 따라서 원전을 읽는 느낌으로 다가가게 하되, 원문을 최소화하는 대신 원문이 뜻하는 바를 풀어쓴 이의 상세한 해설로 대체했다. 원문에는 없는 몇 개의 소제목을 달아 장별로 내용을 구분하고 정리했으며, 원문 앞뒤로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달아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요한 용어에 대한 설명을 맨 앞에 달아서 배경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본문이 끝난 뒤 헤겔의 생애와 이 책의 주요한 내용에 대해 친절한 해설을 덧붙임으로써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 독자가 헤겔과 《정신현상학》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헤겔은 《정신현상학》을 통해 철학이 세계와 유리된 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실체임을 증명하고자 했다. 《정신현상학, 정신의 발전에 관한 성장 소설》은 철학의 본질에 대한 헤겔의 현명한 응답을 듣는 통로로서, 지금까지 헤겔과 《정신현상학》이라는 큰 산을 오르고 싶었지만 너무 멀거나 높아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독자들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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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병호> – 최우근 이야기책

    최우근 (지은이) | 북극곰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 소설 <안녕 다비도프氏 > 등 신선한 유머와 기발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우근 작가가 아홉 살 유년 시절의 추억을 담은 이야기책을 펴냈다. 작가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진짜 웃기는 아이, 병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 병호>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와의 관계를, 어른 독자에게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 세대가 함께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할 수 있는 이야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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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노트북을 열다> – 엄마, 아내, 주부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나’ 찾기

    김정은, 노승림, 박민영, 윤정혜, 윤현희, 이승희, 이은주, 이진화, 이혜련, 전민정, 채현, 하정화 (지은이) | 북펀딩

     

    엄마, 아내, 주부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나’를 찾 는 방법과 과정을 제시한 책이다. 전업주부, 기자, 회사원 등 다양한 여성들이 모여 6개월 동안 글을 썼다. 이유는 하나다. 여성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알리고 극복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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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식의 성정치> – 여혐 문화와 남성성 신화를 넘어 페미니즘 – 채식주의 비판 이론을 향해

    캐럴 J. 아담스 (지은이), 류현 (옮긴이) | 이매진

    페미니스트 비건 채식주의자이자 진보적인 독립 연구자인 캐럴 제이 애덤스가 쓴 《육식의 성정치(The Sexual Politics of Meat)》는 은폐돼 있던 육식과 페미니즘의 관계를 밝혀 커다란 충격을 던진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2003년에 한국어판이 나온 적이 있지만, 이번 책은 2015년에 나온 출간 25주년 기념판을 바탕으로 한 전면 개정판이다.

    초판부터 남아 있던 오류를 고치고, 육식의 성정치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와 많은 시각 이미지가 담긴 긴 후기를 덧붙였다. 여전히 애덤스는 문학 작품, 팸플릿, 미디어, 광고, 일상 대화 등에 내재된 육식의 가부장제적 의미를 탐색하는 ‘고기의 텍스트’ 분석, 곧 ‘텍스트의 성정치’를 통해 페미니스트와 채식주의자 사이에 대화의 통로를 열어준다.

    또한 페미니즘을 여성만의 문제로 보는 태도나 채식을 채식주의자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은 은연중에 남성의 가부장제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한다며 비판한다. 비로소 페미니즘과 채식주의가 연결되면서 가부장제-남성 지배와 공장식 축산-육식에 대항하는 페니미즘-채식주의의 논리와 실천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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