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유주의 반성없이 민심 얻기 어렵다"
        2006년 05월 22일 08: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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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여당에는 반성담론이 넘쳐난다. 정동영 의장도, 김한길 대표도, 강금실 후보도 연일 자성의 회초리를 들고 있다. 그러나 넘쳐나는 담론에 비해 알맹이는 부실하다. 무엇을 잘못했다는 건지 모호하기만 하다. 오만, 독선, 무능 등이 기입된 여당의 자성 목록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감을 잡기 어렵다.

    강금실 후보는 22일 "우리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국민들이 진짜로 분노하고 우리당을 미워하는 원인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은 반성을 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반성의 컨텐츠 부재를 비판했지만 그 말 끝에 그가 제시한 것들, 이를테면 ‘포용력’ ‘전문성’ ‘겸허함’ 등도 막연하고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여당의 실패는 신자유주의의 실패"

    문제는 경제와 복지다. 서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 이게 민심이 등을 돌린 원인이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보듬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노웅래 의원은 "경제가 어렵고 경제 운용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했던 것이 국민들에게 불신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의 일관된 정책 기조는 신자유주의다.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는 곧 신자유주의의 실패다. 때문에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 없이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조경태 의원의 지적대로 "선거 때 반짝 이벤트로 국민 감동시켜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경제통인 서울지역의 여당 소속 A의원은 "현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방향의 개혁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개혁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입으로는 분배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실제 정책으로 반영된 건 없다"며 "현 정부 들어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더욱 강화된 반면 복지수준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이 한미FTA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사회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개혁적 성향의 서울지역 B의원도 "참여정부의 경제적 패러다임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경제’인데 과연 그것이 정책으로 나타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입으로는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해낸 것이 없다"고 정부여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와 여당에서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의 경제 관료들"이라며 "참여정부의 좌표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무비판적 수용 자멸적인 결과 가져올 것"

    중진급인 서울지역 C의원도 "국민들은 여당이 진행해왔던 정치개혁이나 역사바로세우기 등을 그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작 자신들의 생활이 좋아졌는가, 사회적인 양극화가 심화됐는가,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이 더 불안정해졌는가, 하는 것들이 정부 여당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국제경제체제 아래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와 사회적 양극화는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정부 여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등한히 했거나 주요 문제들을 적어도 해결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태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약속할 수 없다"며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자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현재 여당의 인적 구조로는 정부의 경제정책 바꾸기 어렵다"

    A의원은 현재 여권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현재 여당의 인적 구조로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당의 인적구성이 너무 이질적일뿐더러 다른 생각들을 단일한 방향으로 이끌고 갈 리더쉽도 당내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당이 앞으로 다른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이것이 현재 여권이 봉착한 한계"라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 결집해야"

    B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결집해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세력 결집이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세력에 대한 배제의 흐름과 병행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중산층과 서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경제민주주의와 양극화 해소를 핵심적인 정치노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자기 정체성과 노선 분명히 해야"

    C의원은 여당이 자기 정체성과 노선을 분명히 하면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그렸다. 그는 "거수기 정당의 모습으로는 다수당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자기정체성과 자기노선에 입각해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의 노선을 국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당의 구심력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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