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독일서도 정치인 피습사건
    2006년 05월 22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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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한 지난 주말 독일에서도 정치인 피습 사건이 일어나 독일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개막을 18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은 터키 출신 정치인에 대한 인종주의자들의 공격이어서 대회 안전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독일언론들에 따르면 구 동독공산당을 기원으로 하고 있는 민주사회당(DSP) 소속 베를린 시의원인 기야세틴 사얀은 20일(현지시간) 신나치 진영의 본거지로 알려진 베를린 동쪽 리히텐베르크에서 두명의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괴한들은 터키 출신의 사얀 의원에 대해 “더러운 터키놈”이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으며 깨진 병으로 사얀 의원의 얼굴을 긋고 폭행을 한 뒤 달아났다.

사회민주당, 기독민주당을 비롯한 독일의 모든 정당들은 일제히 피습사건을 규탄했다. 사민당 소속의 프란츠 뮌테페링 부총리는 사얀 의원 사건에 대해 “독일은 우익 극단주의와 외국인혐오증(제노포비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나치주의자들이 한번 더 기회를 갖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경찰은 두 명의 괴한에 대해 3천 유로(약 36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검거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반인종주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우웨-카르스텐 헤예 전 내각 대변인이 월드컵을 맞아 독일을 방문하는 유색인들에 대해 특정지역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헤예 전 대변인은 “유색인들은 브란덴부르크 등의 몇몇 중소도시에는 가지 말 것을 충고한다”고 말해 인종주의 문제를 과장했다는 반응과 현실을 솔직히 밝혔다는 엇갈린 반응을 자아냈다.

30%가 넘은 만성적인 고실업률이 계속되고 있는 옛 동독지역의 브란덴부르크 주는 극우 극단주의 세력의 본거지라는 악명을 갖고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이 지방의회에 진출해 파문이 일기도 했으며 지난 4월에는 주도인 포츠담에서 에티오피아 출신 남성이 폭행으로 중상을 입어 연방검찰이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1백만 명이 독일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이처럼 인종주의 공격이 잇따르자 독일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연방 내무부는 헤예 전 대변인의 발언을 비난하며 파장을 경계하는 눈치다.

하지만 신나치주의자를 비롯한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볼프강 슈로이블레 내무장관은 21일 신나치주의자들이 2004년 3백 명에서 2005년 4천1백 명으로 증가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인정했다. 슈로이블레 장관에 따르면 극우 극단주의와 관련있는 스킨헤드 조직은 2004년 106개에서 지난해 142개로 늘어났다. 폭력을 사용하는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수도 400명이 늘어 1만4백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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