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라디오 광고
일부 표현 문제 삼아 방송금지
금속노조 "문구·단어 조정 아니라 아예 금지···재벌 눈치 본 것"
    2018년 11월 08일 03: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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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협회 심의위원회가 노동계가 만든 ‘재벌개혁’을 주제로 한 지상파 라디오 광고를 방송 금지했다. 일부 격한 표현이 포함돼 방송 부적절하다는 이유다. 노동계는 단어나 문구 등 문제가 되는 표현의 조정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방송 자체를 금지한 것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노동법 개정’과 ‘재벌개혁’에 관한 라디오 의견광고를 만들었다. 하지만 의견광고를 심의하는 방송협회심의위는 노동법 개정에 관한 의견광고는 심의를 통과시켰지만 재벌개혁을 주제로 한 의견광고는 방송 불가 결정을 내렸다.

심의위가 금지 결정을 내린 의견광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리포터 : 저는 지금 재벌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나왔습니다. 재벌 어떤가요?

시민 1: 날 때부터 갑이죠.

시민 2 : 일자리는 안 만들고 자기 배만 불리는 사람들?

시민 3 : 뇌물에, 폭력에, 돈 많은 깡패?

리포터 : 네 이런 갑질 없는 나라를 위해 재벌개혁,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함께 합니다.

심위의는 해당 광고가 광고심의규정 제13조 ‘차별금지’에 해당한다면서 전체적으로 표현이 격하고 일방적인 주장으로 편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방송불가를 전원 의결했다.

의견광고는 지상파 방송 3사 등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방송사들이 광고주인 재벌대기업의 눈치를 보고 방송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8일 성명서를 내고 “단어나 문구의 조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재벌개혁을 주제로 하는 의견광고는 방송에 ‘부적절’하다며 전파를 탈 기회 자체를 막아버렸다”면서 “방송사로 구성된 방송협회가 광고주인 재벌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방송의 전파는 공공재임에도 우리 사회에서 전파는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벌은 언론재벌의 지원에 더해 광고를 통해 언론사를 길들이고 있다. 이 운동장은 기울어진 것이 아니라 아예 진입 자체가 막혀있다”며 “그래서 온종일 재벌의 논리와 상품으로 채워지는 방송 시간에 재벌을 개혁하자는 노동조합의 목소리 20초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야말로 재벌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존재이며 왜 이들을 개혁해야만 하는지 다른 증거가 필요 없을 만큼 명백하게 입증한다”며 “광고가 나가지 못한다고 해서 재벌개혁의 정당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재벌의 언론통제는 이번 총파업이 정당함을 증명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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