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리선권 막말
    정세현 “일 망치려 작정”
    남북회담 북측 대표 교체 필요 제기
        2018년 10월 31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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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무례한 정도가 아니라 남북관계를 진전 안 시키려고 작정한, 아주 안 좋은 행동”이라고 31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아마도 리선권 위원장은 우리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말이 아니고 (북한) 상부에 보고되기를 기대하고 했다고 생각한다”며 “자기는 점수를 땄는지 모르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 기업인들의 대북투자 진출은 어렵게 만들었다”고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렇게 해서 앞으로 남북회담 어떻게 하나. 이번 문제는 북쪽에서 심각하게 사과를 하든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북한의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옥류관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 위원장이 나타나 정색을 하고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는데 보고를 받았느냐”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물었다. 조명균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은 “철도도로 공사를 위한 현장조사도 미국이 핑계를 대면서 통제를 하고 있는 마당에 기업인들에게 ‘목구멍으로 냉면이 들어가느냐’는 얘기를 하는 건 일을 하려는 게 아니라 망치려고 작정하고 덤비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 쪽 기업들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서 (북한에) 들어오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아직 국제적인 여건도 조성이 안 되어서 정부도 그것을 어떻게 든 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면전에 대고 ‘냉면 먹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 이재용 부회장이건 최태원 회장이건 앞으로 투자할 생각이 (생기겠나).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은) 정 떨어지는 소리”라며 “내가 볼 때도 적어도 평양에 가서 핀잔을 듣고 온 기업은 투자 못 한다”고도 질타했다.

    정 전 장관은 “4.27선언 이행이 더디다고 (북한) 내부적으로 불만이 있는 것은 짐작하지만 4.27선언에 기업인들의 대북투자를 보장한다는 얘기는 없다. 기업인들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서약을 한 적도 없다”며 “그 사람들(북한) 무슨 맡겨놓고 찾아가는 식으로 자꾸 얘기를 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쪽은 최고권력자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회지만, 우리는 대통령도 국민 여론을 의식하면서 정치를 하는 사회다.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은) 남쪽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남쪽에서 남북관계를 끌고 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노력하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앞으로 남북대화 하는 일선에 나서는 북쪽 사람들이 남한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고 나와야 한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 남북회담 북한 쪽 수석대표 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엄하게 실책을 해서 그런 태도가 앞으로는 드러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과거의 선례를 보면 북쪽에서 세게 반발하는 경우에 우리 쪽에서도 회담 대표를 바꿨다.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으면 그런 식으로 서로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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