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실명제 시행 논란…일부 사이트 게시판 전면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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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19일 10: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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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기사 제공

    5·31 지방선거운동이 18일 공식 돌입함에 따라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언론사와 언론·인권단체들이 실명제에 저항하고 있어 실명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선관위 "실명제는 흑색·비방 선전 예방 위한 것"

    공직선거법 82조 6항은 비방·흑색선전 예방을 목적으로 선거운동기간 동안 실명확인을 거쳐 인터넷언론사 게시판ㆍ대화방에 글을 쓰도록 하고 있고, 이 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포털, 언론사닷컴 등 807개 인터넷 사이트는 실명 인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행자부가 18일까지 집계한 실명 인증 사이트는 210여곳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간신용업자들을 통해 실명을 인증한 사이트까지 포함해 21일 전후로 실명제 도입 사이트를 공식 산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터넷 실명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해당 언론사는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실명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사이트에 대해 3일의 이행 명령기간을 주고, 그래도 하지 않을 경우 기본 부과액 500만원에 매일 50만원씩 가산금을 내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시판 전면 폐쇄·실명 인증 시스템 거부 등 저항

       
     
    ▲일부 인터넷 언론사들은 게시판을 모두 폐쇄하거나 실명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등 실명제에 저항하고 있다. 사진은 실명제 반대 댓글 이벤트를 열고 있는 시민의신문.
     

    주요 언론사들은 실명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일부 인터넷 언론사들은 모든 게시판을 폐쇄하거나 실명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등 실명제에 반대하고 있다. 대자보·성남일보 등은 실명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게시판을 폐쇄했고, 민중의소리·프로메테우스 등은 실명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있으며, 실명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시민의신문은 실명제에 반대하는 댓글 이벤트를 열어 실명제에 대한 비판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언론개혁시민연대·참세상 등 138개 언론·인권 단체로 구성된 ‘선거실명제폐지 공동대책위원회'(www.freeinternet.org.kr)는 실명제 철회를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사무처장은 "실명제 실시 이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의 댓글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네티즌들의 의견 개진이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게시판을 폐쇄한 오마이뉴스의 경우 네티즌들이 다른 게시판에 선거 관련 의견을 올리고 있고, 선관위가 실명제 도입 사이트를 확정한 3월8일 이후 창간된 ‘레디앙’같은 매체들은 종합인터넷 매체임에도 실명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문제점과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138개 언론·인권단체 "표현의 자유와 통신비밀의 자유 제약하는 실명제 철회해야"

    한국인터넷기자협회·언론개혁시민연대·참세상 등 138개 언론·인권 단체 구성된 ‘선거실명제폐지 공동대책위원회'(www.freeinternet.or.kr)는 실명제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터넷 실명제 규정은 정부가 국민들의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일일이 감시하는 반민주적인 제도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통신비밀의 자유, 프라이버시 등 정보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악법"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의 시행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중앙선관위에서 제시한 행정자치부가 관리하고 있는 주민등록전산망을 이용한 실명 인증방법과 민간신용정보업자가 제공하는 신용정보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실명 인증방법 모두 무분별한 주민번호의 오남용을 부추기고, 대량의 명의도용사건을 야기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오병일씨는 18일 ‘미디어 참세상'(www.newscham.net)에 기고한 글 ”정보상품을 팔아먹는 기업’, 인터넷 언론사들에 고함’에서 "자신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실명제의 문제점에 대해 다룬 언론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자신들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 없다면, 그저 ‘정보상품을 팔아먹는 기업’에 불과할 뿐"이라며 실명제에 대한 인터넷 언론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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