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효자동 강아지가 청와대 보고 짖어도 기사 쓰려나"
        2006년 05월 18일 04: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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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동아일보에 독설을 날렸다. <동아일보>가 18일자에서 이희범 무역협회장의 서울대 행정대학원 특강 관련 기사를 1면 탑으로 올린 것에 발끈해서다.

    현 정부에서 산자부장관을 지낸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17일 오전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주최한 ‘장관 리더쉽 특강’에서 “참여정부 들어 장관들이 대통령과의 독대가 힘들어져 대통령과 생각이 달라도 설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이전에는 독대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참여정부 들어서는 협의체로 의사가 결정됐다”며 “장관 입장에서는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대통령과 하고 싶지만 최고 통치자가 생각이 달라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이전에는 대통령수석비서관이 독대에 참여해 수석에게 힘이 실렸으나 참여정부 수석들은 현황 파악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희범 장관 강연을 다룬 <동아일보> 18일자 1면 탑기사
     

    <동아일보>는 이를 ‘장관들 대통령 독대 힘들어 정책 생각 달라도 설득 못해’라는 헤드라인으로 뽑아 1면 톱으로 올렸다. <국민일보>도 이날자 조간에서 ‘대통령과 장관 독대 줄어들어 생각 달라도 설득 어려웠다’는 제목을 큼지막하게 박아 1면 톱기사로 앉혔다.

    양 비서관은 18일 청와대브리핑에 ‘동아일보여, 그렇게 한가한가 – 톱거리가 없으면 차라리 백지를 내라’는 반박문을 냈다. 여기서 양 비서관은 두 신문을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특히 <동아일보>를 겨냥했다. 그는 독대의 폐해를 강조했던 <동아일보>의 과거 기사를 이번 기사에 병치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양 비서관은 "독대금지 원칙은 시대의 요구"라고 했다. 독대는 "가신정치, 안방정치, 밀실정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언론의 요구"이기도 했다. 양 비서관은 “(장관의 대통령 독대가) 장관들이 대통령만 쳐다보는 눈치 병이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무엇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소신행정이 아쉬운 때다”는 <동아일보> 한 간부의 과거 내부칼럼을 들췄다.

    그는 "장관이 대통령 독대는 못 하지만 수시로 대통령을 만난다"며 "대통령 독대를 못해 일을 못하거나 설득을 못하는 장관이 있다면 본인의 무능"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요 정책 결정은 독대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함께 협의하는 과정, 회의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게 맞다"며 "그게 민주주의"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중요 결정을 맨 윗분과 독대해서 하는지 모르지만 나라일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희범 장관 강연을 다룬 <국민일보> 18일자 1면 탑기사
     

    그는 이들 신문이 "과거엔 청와대 수석이 독대에 참여해 힘이 실렸으나 참여정부 수석들은 현황 파악만 한다"고 인용한 대목에 대해서도 "지금 청와대 수석들은 역대 어느 수석들보다 대통령을 자주 만난다"며 "자사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돌아가는 사정을 들어보라"고 했다.

    양 비서관은 두 신문은 도무지 탑거리가 안 되는 기사를 탑기사로 앉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사고의 기저에는 "심각한 반노무현 중독증이 깔려 있다"고 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분이 대통령과 국정운영을 비판한 것으로 보고 1면 톱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1면 톱 거리가 그렇게 없으면 차라리 백지로 신문을 낼 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또 "아무나 대통령 비판만 하면 키우는 못된 버릇은 언론의 정도가 아니"라며 "효자동 강아지가 청와대를 보고 짖어도 기사를 쓰려는 심보"라고 조롱했다.

    양 비서관은 "오죽하면 기사판단은 언론사의 몫인데도 청와대 비서관이 하도 딱해 가르치려 들겠냐"며 "두 신문사 편집진이 부디 기자 초년병 시절의 초심과 원칙으로 돌아가 문제기사를 정독해 보길 권한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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