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5.18에 광주로 간 속뜻은?
        2006년 05월 17일 06: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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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일을 맞아 정당들의 광주에 대한 구애가 끊이지 않고 있다. 5.31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기간 시작일도 때마침 18일이다. 민주노동당도 17~18일 광주로 국회의원, 중앙선대위가 총출동한다. 5.31 지방선거 중앙선대본 출정식도 18일 광주에서 갖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이 대표적 전략지역인 울산, 지지율이 높은 부산, 인천이 아닌 광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열린우리당과 동반 상승, 동반 하락 추세에 미세한 변화 감지

    5월 들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지지도 사이의 상관 관계에 미세한 변화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동반 상승과 동반 하락 추세를 보이던 두 정당의 지지도 그래프가 5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미약하게나마 분리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분석한 여론동향에서도 경기, 인천, 대구, 경남, 광주 등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오병윤 광주시장 후보, 천영세 의원(왼쪽부터) (사진=민주노동당 광주시당)
     

    민주노동당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을 처음 제기한 것도 이러한 분석과 전략에 기초한다. 민주노동당이 최근 내세우고 있는 열린우리당 사표론, 한나라당에 맞설 견제세력 육성론, 신전략적 투표론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이탈한 ‘개혁 진보’ 색채의 유권자들에게 대안, 견제 세력으로서 민주노동당을 부각시켜 이들의 지지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은 5.31 승패의 관건인 호남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광주에서 꼭지점 댄스까지 췄다.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의 광주민주화 항쟁 군투입 발언과 문재인 청와대 전 수석의 부산 정당 발언 등 돌발 악재가 있었지만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노무현’을 만든 광주를 포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진보세력 대표주자 교체의 시발지는 광주

    민주노동당은 17~18일 의원단은 물론 선대위원 전원이 광주로 갔다. 열린우리당의 광주 표심 흔들기에 맞서 현재 민주노동당의 높은 지지율을 수성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광주 총출동의 의미에 대해 “광주를 둘러싼 거대 정당들의 각축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선전을 계속 끌어가기 위해서”라며 “열린우리당이 가는데 수성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1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지역주의 개발공약을 싸들고 내려가는 다른 정당의 광주 방문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개혁의 희망과 정책을 들고 광주로 간다”면서 “또 기득권 정당이 5.18 광주 정신을 이을 수 있을지 묻기 위해 광주로 간다”고 강조했다.

    5.18 광주 정신 누가 이을지 묻기 위해 광주로 간다

    나아가 민주노동당은 광주를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의 시발지로 잡았다. 광주는 진보세력의 본령이자 정치적으로 주요한 계기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온 곳이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도 광주에서 시작됐다. 민주노동당 기조실의 한상욱 국장은 “민주노동당이 진보개혁 세력의 대표주자로 나서면서 광주에서부터 동의를 얻어내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은 17일 오병윤 광주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0년 5월 광주는 민주노동당의 마음의 고향이자 정신의 본류”라면서 “민주노동당은 광주민중항쟁정신의 유일 계승자이자 담지자임을 자부하면서 당의 강령과 행동에서 광주정신을 올곧게 담아내려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개혁배신세력인 열린우리당과 무능한 신자유주의세력 노무현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장이자 구태정치세력인 민주당의 지역주의 정치를 끝장내는 장이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으로 ‘진보개혁진영 대표선수’를 교체해 줄 것”을 호소했다.

    역사와 함께 민주노동당 광주행을 이끈 지지율 변화

    물론 역사적 함의나 정치적 색채만 믿고 ‘광주’를 택한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여론동향 분석에서 광주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상승하며 열린우리당과 격차를 좁혀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현재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도 격차는 13-15% 포인트 수준이다. 민주노동당 오병윤 광주시장 후보와 열린우리당 조영택 광주시장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10% 내외로 크지 않다는 점도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오병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광주를 둘러싼 보수 정당간의 혈투로 광주 표심이 표류하고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이 부동층 표심을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광주 유권자는 정치적 색채가 강하고 개혁과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2002년 민주노동당이 신생 정당일 때도 광주에서의 득표율이 15%대였던 만큼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선대본부장은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높이 나오는 광주에서 민주노동당이 10% 오차 범위 내로 들어가게 된다면 전국적 범위 안에 민주노동당 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16일 전망하기도 했다.

    2008년 총선 광주서 민주노동당 지역구 의원 나올 수 있다

    여야 불문하고 모든 정당이 광주에 공을 들이는 이른바 ‘광주 정치’는 지방 선거 이후 정계 개편이나 대선을 바라보면서 벌이는 포석이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민주노동당 역시 향후 대선과 총선에서 광주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광주의 선전이 민주노동당의 기대대로 전국적인 바람을 타고 전국 15% 이상의 득표로 이어질 경우 민주노동당이 유력한 제3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 정당’으로서의 정치적 발언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적어도 2007년 총선에서 광주 지역 국회의원 1명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노회찬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광주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총선에 광주 광산구에서 국회의원 1명은 나올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광주 광산구는 공단이 많은 노동자 밀집지역으로 광주의 5개구 중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2년 총선 때 이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기초의원 1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농민회가 조직적으로 입당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광주지역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향후 대선, 총선의 광주지역 민주노동당을 키우는데 튼실한 종자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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